포경수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아들을 둔 학부모라면 지나칠 수 없는 고민이다.
과거에는 대부분 수술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포경수술의 필요성을 두고 찬반양론이 거세다.
성교육 관련 유명 강사가 공중파 방송에서 포경수술은 자녀의 성감을 떨어뜨리는 폭력적인 수술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온라인 동호회에서는 수술을 해서는 안 되는 수십 가지 이유를 게시하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정보 속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내 아이의 건강을 위한 올바른 길은 과연 무엇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도움말 정민수 원장(서울비뇨기과) 참고 박관진 교수(서울대학교 소아비뇨기과) 논문 <의학의 관점에서 본 포경수술의 가치>
정민수 원장이 들려주는 청소년 포경수술 Q&A
Q1 포경수술, 꼭 해야 할까요?
포경수술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입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죠
포경수술 시 잘라내는 포피는 귀두를 보호하고 성관계 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면, 위생상의 문제로 포경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포경수술을 해온 이유는 염증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성기 끝에 발생하는 염증을 ‘귀두 포피염’이라고 하는데요. 음경의 끝인 귀두는 포피로 덮여 있으며, 귀두와 포피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 유아기에는 서로 붙어 있다 성장하면서 분리됩니다. 이때 주변 조직에서 분비하는 분비물이 외부로 나오지 못하고, 그 공간 내에 고여 찌꺼기가 생깁니다. 여기에 세균이 붙으면서 염증이 발생합니다. 특히 포피의 입구가 좁은 상태에서는 분비물 찌꺼기가 잘 고여 염증이 더 쉽게 발생하다 보니, 청소년기에 포피를 잘라주는 포경수술이 일반화됐습니다.
Q2 포경수술을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가 궁금합니다.
반복적인 귀두 포피염, 포경, 감돈포경(포피가 귀두 뒤로 젖혀진 후에 고정돼 원래 위치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 등의 질환이 있을 때입니다.
포경은 포피의 입구가 좁아 귀두 뒤로 포피가 완전히 젖혀지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포경수술은 포피를 제거해 귀두를 외부로 노출하는 수술을 의미합니다.
자녀가 만 3세가 지나서 포피를 귀두 뒤쪽으로 젖혔는데도 포피의 끝이 좁아 귀두가 노출되지 않을 때는 일단 근처 비뇨기과를 찾아 상태를 확인하고 향후 관리법이나 주의사항에 대해 듣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바로 수술을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전신마취가 필요해서입니다. 간혹 포경 상태로 인해 반복적인 귀두포피염이나 요로감염이 문제된다면 전신마취하에 포경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뭅니다. 이후 포경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의 수술 시기는 국소마취가 가능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2차 성징이 나타날 때 정도가 적절합니다.
Q3 포경수술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안심할 수 있을까요?
포경수술은 찬성과 반대로 접근할 문제가 아닙니다.
자발적 의사가 중요합니다.
최근 성교육 강사들은 포경수술은 유대인들의 문화와 종교적 잔재이며 한국전쟁 후 미국을 통해 전파된 폭력적인 수술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경수술은 불필요한 것임을 학생들에게 교육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경수술은 HIV(후천성면역결핍증), HPV(성기사마귀를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 HSV type2(음부 포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2형) 등 성전파성 질환을 비롯해 배우자의 세균성질염 발생을 감소시키고 음경암과 자궁경부암의 위험도를 낮춥니다. 또 위생적인 면에서 장점이 있다는 것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포경수술은 개인의 선택이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자녀 스스로 의학적 효과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음경 모양과 발육 상태를 전문가가 확인한 후 자발적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학부모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확인하지 않은 신생아 혹은 유소년기에 수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며,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편견에 의해서 수술을 거부하는 일 또한 없어야 합니다.
CHECK LIST 청소년기 내 아이 이럴 땐 포경수술 상담!
□ 귀두가 노출되도록 포피가 벗겨지지 않는 경우
□ 포피염이 반복해서 생기거나 귀두지가 과하게 끼어 청결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
□ 염증이 자주 생겨 통증으로 인해 배뇨를 힘들어하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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