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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872호

더위로 달아난 우리 아이 입맛

엄마표 건강음료로 잡아볼까?

재해에 가까웠던 올여름 더위. 열대야는 수그러들었지만 낮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차가운 음료와 냉방으로 더위를 식히다 보면 입맛을 잃기도 한다. 2학기가 시작됐지만 더위는 여전한 지금, 입맛을 잃은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살펴봤다.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박승완 원장(단비한의원)·김남희(약선 요리 연구가)





Reader’s letter
“잘 먹고 잘 자는 게 보약이라는데 올여름엔 너무 더워서인지 아이가 잘 먹지도 자지도 못합니다. 주스와 음료를 많이 마시더니 배고프다는 소리도 하지 않더라고요. 저만치 달아난 아이의 입맛을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여름 보약은 약도 안 된다고 하지만 입맛 나는 약이 있다면 먹이고 싶습니다.”
_ 최승아(48· 서울 광진구 자양동)


여름 건강은 무조건 고기?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체력 소모가 심하고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많다. 무기력해지면 식욕을 잃고 면역력이 떨어져 여름 감기에 시달리기도 한다.
단비한의원 박승완 원장은 “평소 건강한 청소년들도 더운 여름이면 기력과 입맛을 잃는다. 여름철에는 위장에도 습한 기운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여름철 입맛을 잃었다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먹기보다 위장의 기운을 살려주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조언한다.
의사의 진료 후 다른 질병이 있다면 질병의 치료를 위한 약을 섭취해야 하지만 더위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먼저라는 것.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도 좋다.
박 원장은 “맥문동, 생지황, 오미자 등은 체질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더위를 이길 수 있는 힘을 주는 약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약초들은 약재가 아니므로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조금씩 마셔야
박 원장은 더위로 기력을 잃은 자녀를 위해 맥문동과 오미자로 만든 생맥산을 추천한다. 생기를 주고 맥을 살린다는 생맥산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맥문동은 위장의 열을 내리며 위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하며 오미자는 소화 촉진과 피로 회복에 효과가 있다. 박 원장은 “인삼을 함께 넣기도 하는데 집에서 만들 때는 넣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인다.
여름철에는 건강음료를 시원하게 마시면 좋다. 박 원장은 “건강음료를 꼭 따듯하게 마셔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시원하게 마시되 벌컥벌컥 마시지 말고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 모금씩 천천히 마셔야 자연스럽게 체온으로 데워져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인삼 등의 약재를 재료로 사용할 때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음식 속에 건강을 숨겨요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는 아이들이 있다. 약선 요리 연구가 김남희씨는 음식 속에 영양을 숨기라고 조언한다. 연잎차로 밥을 짓고, 불린 구기자를 불고기에 살짝 숨길 수도 있다. 무덥고 긴 여름을 지내며 소화 기능이 약해진 아이들을 위해, 입맛을 찾고 건강을 지키는 여름 밥상 레시피를 살펴보자.



밥✚연잎
건조 연잎이나 연잎차를 이용해 연잎 물을 우린 뒤 밥물 대신 사용하거나 연잎가루를 섞어 밥을 한다. 연잎은 마음을 편하게 가라앉히고 더위와 습기로 인한 설사와 갈증을 없애주는 효과가 있다.



불고기✚구기자
불고기 양념을 할 때 불린 구기자를 함께 넣어 볶는다.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에 속하는 구기자는 피로 회복을 돕고 소화 기능을 촉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비타민C, 루틴 등이 함유돼 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무쌈✚수삼
새콤달콤해 입맛을 돋우는 무쌈.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가슴살, 햄, 맛살, 색색의 파프리카 재료 사이에 채썬 수삼을 살짝 숨기고 겨자 간장으로 맛을 더한다. 수삼은 면역 기능을 높이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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