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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호

특목·자사고, 어떻게 수업할까?

고교 생활 미리 보는 진로 교실 주목

특목·자사고는 올해부터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입학 전형을 실시한다.
고입 지형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교 선택을 앞둔 중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 것과 평판에 의존해 선택하는 것은 그 결과가 천양지차라는 것.
이럴 때 실제 고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목·자사고가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활용법을 알아봤다.
취재 정남순 리포터 emjns@naeil.com 도움말 송승욱 교사(서울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윤명섭 교사(서울 세종과학고등학교)·이기훈 교사(서울 명덕외국어고등학교)·김학수 소장(대치동 길입시연구소)


고등학교도 미리 겪어보세요
고등학교에서 열리는 진로 탐색 교실이라니, 색달라 찾아봤습니다. 제가 찾은 학교들은 다 만원이었어요. 중학생들은 멘토로 나선 학생들의 뛰어난 실력과 친절한 안내에, 저는 참가한 학생들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목표를 갖고, 직접 고등학교를 찾아 진로를 탐색하는 어린 학생들이 예뻐 보였거든요. 교육 환경이, 입시 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배우고 싶은 게 확실하다면, 혼란은 적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제적이고, 진로 탐색 효과는 만점인 고교 진로 탐색 프로그램, 기사에서 만나보세요!
정남순 리포터






실제 고교 생활과 수업 수준 체험 기회
달라진 고입 환경에 일선 학교도 고민이다. 우수한 중학생 모집이 중요하기 때문. 특히 고교-중학 연계 프로그램을 활용해 돌파하려는 학교가 늘고 있다. 수요자의 경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학교의 수업이나 체험·탐구 활동을 미리 맛보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중학생이 참가할 수 있는 탐색 프로그램으로 하나고의 국제 학술 심포지움, 김천고의 자기 주도 학습 캠프, 세종과고의 수학·과학·정보 여름학교, 명덕외고와 이화여고의 진로 탐색 교실 등이 눈에 띈다. 그중 세종과고의 프로그램에는 중학교 2학년이 지원할 수 있다. 대일외고는 이례적으로 중학생 학부모를 위한 대입 정보 특강을 개최한다.
대부분 선착순 마감이지만, 교과 성적을 반영해 참가자를 선발하는 프로그램도 일부 있다. 한성과고와 세종과고는 수학, 과학 등 내신 성적을반영한다. 세종과고 윤명섭 교사는 “우리 학교는 수학, 과학, 정보 분야의 6개 프로그램을 마련, 심화 수학 수업과 실험 중심의 과학 주제 탐구를 진행한다. 과고에 관심 있는 중학생들이 첨단 과학 기자재를 활용해수준 높은 과학 교육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학생부와 자소서 등 서류 심사를 통해 60명을 연 1회 선발하는데, 자유학년제로 1학년 성적이 없는 경우 참가 의지를 담은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 20일 서울 명덕외고에서 열린 중학생 진로 탐색 교실은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둔 시점인데도 중학생들로 만원을 이뤘다. 서울 봉영여중 3학년 변가영 학생은 “시험 준비만큼 진로도 중요하다. 목표가 있으면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입학 이후 내신 관리와 공부방법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무엇보다 외고에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이유다. 명덕외고 이기훈 교사는 “특목고는 희망 전공이 명확한 학생들이 진학하면 대입에서 결코 불리하지 않다. 고교 진로 탐색 프로그램은 중학생들을 학교로 불러 실제 고교 생활과 구체적인 대입 전략을 안내한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정보와, 자신의 목표에 맞춰 고교 선택 전략을 만들 수 있어 의미있다”고 조언한다.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 미리 고교를 체험한 중학생들은 체험한 학교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이화외고 송승욱 교사는 “지난해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실제 우리 학교에 지원했고. 그중 45%가 올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며 “설명회나 학교 투어 대신 원어민 수업과 재학생 멘토링 체험을 겸했더니 자신에게 맞는 학교인지를 판단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 부모는 무엇을 해야 할까? 대치동 길입시연구소 김학수 소장은 “고교 체험 프로그램 참여 여부가 입시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 하지만 활동 후에 참여 동기와 배우고 느낀 점을 자신의 진로와 연결지어 기록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면 좋다. 이는 실제 면접 대비에 활용할 수 있고 고교 진학 후 대입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여기서 잠깐!
미리 체험한 특목·자사고 프로그램의 효과는?
특목·자사고 진학을 고민하는 학생 상당수는 진학 후 학교 생활에 대해서는 막연해한다. 실제로 어떻게 공부하는지, 치열한 경쟁 분위기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궁금한 것이 많다. 이들을 위해 중학생 때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고교에 입학한 선배들을 찾아가 물었다. 미리 체험한 시간이 고교 선택과 진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한다.

□ 막연한 동경 벗어나 진학 욕구 더 강해져
“입소문이나 인터넷으로 학교를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직접 방문해 캠퍼스와 수업 공간을 살펴볼 수 있고 재학생 선배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어요. 면학, 동아리, 학술제, 시험 등 다양한 상황을 이해하며 내가 외고 수업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시간이었어요” _김서진(명덕외고 영어과 2학년)

□ 고교 결정과 충실한 입학 준비 계기
“고등학교 프로그램 체험이나 설명회에 가봤지만, 우리 학교 인프라나 선배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멘토 선배가 외국어로 유창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모습에 감탄했죠. 학교 시설이나 수업도 외국어 계열 진학을 염두에 둔 제가 꿈꿨던 모습이었어요.” _손명진(이화외고 중국어과 1학년)

□선배들의 친절하고 구체적인 학교생활담 솔깃
“선배들의 조언에서 신뢰가 느껴졌어요. 학교 수업과 야간자율학습 등 학습 일정이나 정기고사와 수행평가를 균형 있게 준비하는 법, 기숙생활의 장단점 등을 경험에 빗대 설명해줬거든요. 기숙사생과 비기숙사생의 급식까지 꼼꼼히 짚어주어 매우 유익했죠.” _전세민(명덕외고 영어과 2학년)

□ 외국어를 즐기며 공부할 수 있는 곳
“진로 탐색 교실에서 중국어 수업을 듣고 다양한 외국어를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특히 학년 간 같은 반번호로 맺어지는 번팅 교류문화는 인상적이었어요. 또 재학생 선배가 경험담을 토대로 알려준 자소서 작성과 면접 준비 요령은 실제 입시를 준비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_서주희(이화외고 영어과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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