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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3호

협업 강조 중학 수업 들여다보기

같이하면 하향 평준화? 흥미·학습 역량 선순환에 성적 UP!

중학교 현장이 모둠 수업 중심으로 이뤄진지는 오래됐으나 학부모에겐 여전히 낯설다. 혹시나 내 아이가 힘들어하진 않을까, 다른 모둠원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불안하고, 평가는 제대로 받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과 교사들은 수업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같이 공부하고, 과제를 해결하면서 의사소통 능력과 문제 해결력도 높아졌다. 같이 공부하며 성장하는 중학교 협업 수업, 그 현장을 들여다봤다.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김규태 교사(경기 이목중학교)·윤희진 교사(경기 은혜중학교)·최시강 교사(대구 성산중학교)“<영어> 어렵지 않아,



현장 돋보기 1 협동 수업으로 공부에 대한 흥미 UP
“<영어> 어렵지 않아, 과제 해결 위한 의사 표현 도구로 활용법 터득”
학부모들은 협업(협동) 수업을 피곤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들이 자료 조사나 과제 방향 설정을 위해 모임을 자주 가지면서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사들은 그조차 학습의 일환이며, 되도록 수업 시간에 해결하도록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미래를 고려했을 때 협동 수업의 장점이 많다고. 대구 성산중 최시강 교사는 “미래의 직업 세계는 분야가 전문적으로 세분화돼 있기 때문에 협업이 꼭 필요하다. 또 공동으로 작업할 때 상대의 말을 무분별하게 수용하고 순응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 합의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나의 더나은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민주적 의사 결정 방법도 배운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어렵고 지루한 교과 수업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한다. 최 교사는 지난해에 재직했던 상인중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웃음꽃을 피우며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바람을 담아 협동 수업 ‘상인 윤식당’을 진행했다. 식당의 로고와 메뉴판 만들기, 식당을 개업하고 싶은 나라의 음식 문화를 조사해 영어로 쓰기, 발표하기 순으로 5차시에 걸쳐 수업했다. 첫 아이디어는 개인별로 내고, 이후 모둠에서 협의를 거쳐 하나의 아이디어를 선발 혹은 통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잠재력의 학생들이 소통하고 과정을 지켜보면서 ‘협동 수업’의 당위성을 새삼 깨달았다고 최 교사는 전한다. <영어>를 어렵게 여기지 않고 과제 해결을 위한 의사 표현의 도구로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설명한다.

현장 돋보기 2 협동 수업 으로 학습 역량 UP
“<사회> 교과 단원 연구, 협동 수업으로 배움 깊어지고 수준 상향 평준화”
재미와 즐거움을 강조한 수업이라고 하면 노는 시간쯤으로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경기 이목중 김규태 교사는 “교과 단원에 대한 연구를 협동 수업으로 진행했을 때 학생들의 배움이 깊어지고 수준도 상향 평준화되는 효과가 있다”며 혼자서 할 때보다 자료 조사 시간이 절약될 뿐 아니라 시야도 넓어진다고 설명한다.
<사회> ‘에너지와 자원’ 단원과 관련해서 ‘미래 에너지에 대한 에너지 가치관 갖기’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이때 협동 학습의 ‘직소 모형’을 적용했는데 학생들이 각자 맡은 분야의 전문가가 돼 다른 친구들을 가르치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6명씩 4개의 모둠을 구성했다면 모둠마다 6개의 주제를 주고, 주제당 1명의 전문가를 배정한다.
A모둠의 1번 전문가 학생이 ‘태양열 에너지의 장점’이라는 주제를 맡았다면, 그에 대한 자료를 조사해서 B·C·D 모둠의 1번 전문가들과 탐구한다. 이때 서로 조사한 자료를 공유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 ‘태양열 에너지의 장점’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그 후 1번 전문가들은 각자의 모둠으로 흩어져서 학습한 내용을 같은 모둠의 친구들에게 설명해준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개개인의 학습 역량이 강화될 뿐 아니라 전체적인 학업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김 교사는 “협동 수업에 앞서 학생들에게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고, 누구나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서로 협동하면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동체의 가치를 깨닫는다는 점에서 인성 교육의 의미도 크다”고 덧붙인다.



교사들이 보는 협동 수업은?
“꼭 필요하지만 평가 개선 필수”
교사들은 협업 수업에 대한 일부의 불만은 평가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무임승차’ 만 하더라도 동료평가 , 과정평가를 통해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고. 경기 은혜중 윤희진 교사는 “학교에서도 평가 개선에 주력하자는 분위기가 있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 교과 담당교사가 학부모들에게 온라인으로 수업 참여도·과제 현황·평가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한다면 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논란도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교사는 “이미 모둠별 배움 중심, 친화적인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지만 수행평가로 가면 부담되는 부분이 있다. 협업의 과정을 구조화해서 역할 분담을 확실하게 하고 사후 설문조사를 통해 불만 사항을 평가에 적극 반영하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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