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율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 1학년
(서울 선덕고)
기율씨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시러’였다. 하지만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따져보니, 내신보다 수능이 더 유리하겠다는 판단이 들어 정시로 방향을 틀었다. 한 학기 동안 부족했던 과목을 여러 방면에서 보완해 수능에서 국어와 수학 모두 백분위 99를 받았지만, 영어가 3등급으로 내려가 지원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
영어 반영 비율을 고려해 지원한 결과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 최초 합격했고, 계명대 약학과는 추가 합격했다.
변수에 맞춰 전략을 재정비한 기율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전지원 기자 support@naeil.com
Q 정시에 주력하게 된 계기는?
고3 1학기까지는 학생부종합전형을 고려해 내신과 비교과를 같이 챙기면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그렇게 내신을 다 마친 상태에서 모의고사 성적과 비교해봤는데, 수시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보다 정시로 지원했을 때 갈 수 있는 대학이 더 좋더라고요.
그래서 정시로 방향을 바꾸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빠르게 대비를 시작했어요. 수시에선 면접을 보는 전형으로 대부분 상향 지원했습니다.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에 종합전형으로 지원했는데 중앙대를 제외하고는 1차에서 떨어졌어요. 결과적으로 수시는 상향으로 지원해두고 실제로는 수능 대비에 집중했던 게 도움이 됐죠.
Q 고등학교 생활과 수능 대비는 어떻게 했나?
내신과 수능을 따로 공부하기보다는, 학교 시험과 수능을 자연스럽게 같이 준비했어요. 특히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내신 준비를 할 때도 과목별로 기출문제집을 사서 풀었고, 모르는 문제는 인강 강사들이 올려둔 풀이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해하려고 했죠. 그렇게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니 방대한 양의 개념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됐고, 수능 문제 풀이에서도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어요.
사실 고비도 있었어요. 9월 모의평가에서 <물리학Ⅰ>이 4등급이 나와 충격을 받았거든요. 탐구는 줄곧 성적이 좋아 공부 시간을 많이 투자하진 않았는데, 한번 성적이 떨어지니 ‘이대로 가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두 달 동안은 <물리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중심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이때 과탐만 집중한 게 아니라 수학 공부량도 늘렸어요. 수학은 한번 감을 놓치면 바로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성적이 잘 나와도 이를 유지하고 더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특히 시험장에서 멘탈이 흔들릴 걸 대비해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구체적인 수능 대비법과 결과는?
수학은 일단 많이 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쉬운 문제든 어려운 문제든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면서 접근 방식을 익혔고,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는 바로 해설을 보기보단 혼자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한 문제에 시간을 많이 쓰더라도 스스로 풀어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믿었거든요. 풀이가 너무 복잡해지거나 계산이 많아지면 ‘평가원이라면 이렇게 문제를 내지 않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접근하는 연습도 많이 했고요. 그 결과 수능 수학은 백분위 99, 1등급이라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습니다.
국어는 시간 부족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비문학 지문을 많이 풀면서읽는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습니다. 먼저 구조를 이해한 뒤 읽는 연습을 하니 전체 지문을 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라고요. <언어와 매체>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어렵게 출제돼 대비가 필요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언어와 매체> 문제집을 활용해 시간을 정해두고 실전처럼 풀었죠. <문학>은 <수능특강> 같은 EBS 연계 교재를 반복해서 봤고요.
영어는 수능에서는 문법보다 어휘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단어를 꾸준히 외웠습니다. 다만 수능 직전엔 영어 공부를 조금 소홀히 했는데, 그 때문인지 수능에서 3등급을 받아 아쉬움이 남아요.
탐구 과목은 <물리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했는데, 과목에 따라 접근 방법을 달리했어요. <물리학Ⅰ>은 시간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풀이 순서를 정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비역학 문제를 먼저 빠르게 풀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역학은 뒤로 미루는 방식이었죠. 또 실전 모의고사도 실제 시험처럼 시간을 맞춰놓고 풀면서 페이스를 조절했습니다. 한 문제에서 막히면 일단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풀었고요.
<지구과학Ⅰ>은 2학년 때 내신 준비를 하면서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둔 게 도움이 됐어요. 약 1천 문항을 세 번 정도 반복해 풀며 개념을 탄탄히 잡아뒀었거든요. 그래서 고3 때는 실전 모의고사를 풀면서 감각을 유지하는 데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과목 특성상 문항이나 선지에서 실수를 유도하는 요소가 많아 꼼꼼한 검토가 필요했어요. 처음 보는 문제처럼 다시 풀면서 실수를 줄이려 노력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Q 지원 전략은 어떻게 세웠는지?
가군에서는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를, 나군에서는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를, 다군에서는 계명대 약학과를 각각 지원했어요.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현대자동차와의 계약학과예요. 전망을 고려해 정시 원서 한 장은 계약학과에 쓰고 싶었죠. 나·다군은 선호도 높은 서울대와 의학 계열로 분산해 합격 가능성을 넓혔고요.
연세대 계약학과도 고려했지만, 수능 영어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선택지를 바꿨어요. 연세대는 영어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영어 반영 비율이 낮은 고려대에 지원했죠. 정시는 수능 성적 자체도 중요하지만 대학별 반영 방식이나 과목별 비중을 잘 따져보고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요.
Q 정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일단 목표를 최대한 높게 잡길 권해요.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온다고 해서 안주하기보다, 오히려 목표 대학·전공을 상향하고 그에 맞춰 공부량을 조정하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실력을 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절대 자만하지 마세요. 저만 해도 영어는 모의고사에서 쭉 1등급을 받았기에 공부량을 확 줄였다가 결국 수능에서 3등급을 받았거든요. 주변에서도 이렇게 방심했다가 성적이 떨어진 경우가 많아요.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또 6월 모의평가 이후에는 실전 연습에 집중하세요. 저는 수능이 가까워지면서 하루하루를 수능 시간표에 맞춰서 생활했는데, 이런 훈련이 시험장에서 시간 관리나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꼭 수능 시간표에 맞춰 실전처럼 문제를 풀어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어요.
/TIP/
탐구, 실수 줄이는 검토 방법 찾아보기
<지구과학Ⅰ>은 체크해둔 답을 기준으로 검토하면 실수를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요. 저는 검토할 때 답을 가리고, 처음 푸는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풀어보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왜 이걸 틀렸지?’ 싶은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어요. <물리학Ⅰ>은 문제를 풀다가 막히는 순간이 오면 일단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풀었어요.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오히려 이렇게 푸니 전체 시간 관리도 되고, 다시 봤을 때 더 잘 풀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확신 없는 선택지는 과감히 버리기
문제를 풀다 보면 ‘이게 맞을까?’ 싶은 애매한 선택지가 남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때는 끝까지 고민하기보다 과감히 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확신이 없는 선택지는 대부분 오답이었고, 그걸 붙잡고 있느라 시간을 더 쓰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근거가 명확한 선택지를 중심으로 답을 고르는 연습을 하다 보니 불필요한 고민이 줄었고, 전반적으로 문제를 훨씬 안정적으로 풀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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