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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9호

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실기전형 ⑧

고교에서 시작한 더블베이스 치열한 연습으로 대입 넘었죠

이채현
서울대 관현악과 더블베이스전공 2학년
(서울 대원여고)



고교 첫 진로 상담이 인생의 항로를 바꿨다. 국악 전공으로 음악중점학교인 서울 대원여고에 입학한 채현씨는 학기초 국악이 내 길이 아니라는 회의감에 진로 상담을 요청했다. 40년 차 베테랑 음악 교사는 채현씨에게 더블베이스를 권했고, 더블베이스 소리를 처음 듣는 순간 매력적인 선율과 깊은 울림에 마음을 뺏겼다. 일사천리로 전공을 바꿨지만, 마음에 드는 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았다. 매일 5분씩 연습량을 늘려 막판에는 하루 12시간씩 연습에 매달렸다. 피나는 노력은 합격의 기쁨으로 돌아왔다. 수시전형으로 서울대 관현악과에 입학한 채현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





Q. 수시 실기전형이 주력 전형이었나?

처음에는 연세대 음대가 목표였어요. 연세대는 정시로 신입생을 뽑기 때문에 초반에는 내신보다 수능 공부에 더 신경 썼어요. 시험 기간에도 1시간씩 수능 문제집을 풀었죠. (웃음) 실기 실력이 늘면서 수시로만 뽑는 서울대 관현악과도 눈에 들어왔어요. 결국 내신 공부에 수능 준비에 실기 연습까지, 바쁜 학창 시절을 보냈죠.
서울대는 1단계에서 실기 100%로 모집 인원의 2.5배수를 뽑아요. 말이 2.5배지 3명을 모집하니 사실상 실기로 7명 안에 들어가야 해요. 2단계에서는 서류 평가 60%에 실기 40%를 보죠. 서울대를 희망한다면 수학과 과학, 예체능 성적까지 두루 신경 쓰는 게 좋아요. 전 과목이 평가 대상이거든요. 리더십과 공동체 의식도 중요해요. 고교 시절 반장을 두 번 맡았는데, 힘들긴 해도 맡길 잘한 것 같아요. 결국엔 실기가 합격을 좌우하지만요.


Q. 실기 실력을 어떻게 쌓았나?
학교의 도움이 컸어요. 모교인 대원여고는 음악중점학교라 연습실이 잘 갖춰져 있고 전공 실기 수업도 다양해요. 전공 커리큘럼도 예술고와 비슷한 수준이고요. 학교에서 제공하는 전문 강사의 레슨도 큰 도움이 됐어요. 오케스트라 활동과 정기연주회 경험도 빼놓을 수 없죠.
더블베이스는 연습량이 많을수록 실력이 빨리 향상되는 악기예요. 꾸준한 연습만이 살길이죠. 연습실 벽에 동기부여가 될 만한 사진을 붙여서 목표를 다지는 것도 좋아요. 희망하는 대학과 부모님, 소중한 친구들의 사진을 붙였는데, 연습하다 고개를 들면 눈이 마주쳐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됐어요. 매일 마지막까지 남아 연습실 불을 끄고 나갔죠. 뿌듯했어요.


Q. 학교 공부는 어떻게 했나?

학교 수업에 충실했던 게 내신 공부 비법인 것 같아요. 프린트와 부교재를 잘 챙겨 시험 기간에 꼼꼼히 보는 건 필수고요. 가끔 정시 준비를 핑계로 내신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저만 해도 수능을 준비했지만 결국 수시로 대학을 갔잖아요. 악기 연습이 1순위라 해도 시간을 잘 쪼개면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요. 스터디 플래너에 계획을 세우고 앱 ‘열품타’로 시간을 재 과목별 학습량을 체크했어요. 고1 때 중요한 건 시행착오를 거쳐 자신만의 페이스를 찾는 거예요. 시간을 배분하는 요령을 익히는 시기죠. 더블베이스가 워낙 큰 악기다 보니 연습실에 악기를 두고 다녔어요. 집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그 시간에 과목별 주요 개념을 정리하고 단어를 외웠죠. 단, 내신 기간에도 악기 연습을 빼먹지는 않았어요. 손의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Q. 후배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수능이 끝나면 곧 2차 실기 평가가 시작됩니다. 불안한 마음에 자신감을 잃는 수험생도 많은데 부정적인 감정은 결국 부담감을 키우게 되죠. ‘잘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하루를 시작하길 바랍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고 하잖아요. 또 실전에서 제 실력을 100% 발휘하려면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요. 연습도 좋지만 시험 직전에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노력한 모두에게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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