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전공 적합書 자문 교사단>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백제헌 사서 교사(서울 혜성여자고등학교)
우보영 교사(서울 원묵고등학교)
장성민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건축학과는 5년제로 건축물과 도시를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것을 배운다. 졸업 후 대부분 설계사무소에 진출해 실무 경험을 쌓은 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더 경력을 쌓아 건축물의 지도와 감리가 가능한 건축기술사 자격에 도전할 수 있다. 또 건축은 기술뿐 아니라 인문·역사·사회·미적인 부분을 광범위하게 포함한다. 건축학은 상상력을 통해 존재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내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최근 영역 간 융합으로 활동 범위가 더 넓어지고 있다. 설계와 시공 외에 실내 디자인, 가구 디자인, 광고 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하는 것은 물론, 언론·영상·출판·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_ 본지 997호 ‘전공 적합書’에서 요약·발췌
<ONE PICK! 전공 적합書>
<10대를 위한 건축 학교>
지은이 임유신
펴낸곳 이케이북
“이 책은 인간이 세우고 쌓은 건축의 기원과 함께 다양한 건축물에 구현된 건축의 원리를 보여줍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부터 최근의 건축물까지 전 세계를 넘나들며 각 건축물이 언제, 어떤 기술로 지어졌는지, 어떤 건축 양식에 속하는지, 역사·사회·문화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쉽게 설명합니다. 지은이의 안내대로 ‘찾아보기’에 나오는 건축 개념어를 참고하며 본문을 읽으면 한결 편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과 주변의 건축물을 둘러본 후 그 건축물의 구조와 원리를 토의해보고, 그 건물의 구조를 변경하면 어떤 건축 원리를 적용해야 할지 논의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_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주변의 건축물로
건축의 의미와 원리 파악하기
사람에겐 외부 위험으로 신체부터 보호하고, 사회적 교류를 할 ‘공간’이 꼭 필요하다. 동굴을 벗어나 나무와 돌, 철, 합성금속까지 다양한 재료로 건물을 만들어온 이유다. 하나의 건물에는 당대 시대상, 지리적 특성, 건축가의 철학, 공학적 기술과 미학적 감각이 녹아 있다. 건축학이 기술뿐 아니라 인문·역사·사회·미적인 부분을 광범위하게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건축의 진면목을 쉽게 알려준다. 6부로 구성돼 1부에서는 건축의 의미와 종류, 역사, 재료. 시공 순서, 참여자 등을 차례로 짚으며 건축의 기초를 다져준다. 2~6부에서는 37개국 96개의 건축물을 테마에 맞춰 소개한다. 2부에서는 ‘건물은 직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을, 3부에서는 미술관 박물관 경기장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건축물을, 4부에서는 신이나 왕을 위해 지은 건물을, 5부에서는 동상이나 탑처럼 건축물 자체에 의미를 담은 건축물을, 6부에서는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만든 이색 건축물을 선보인다.
사진 자료는 물론 읽을거리도 풍부하다. ‘세우고 쌓은 것들의 기원과 원리’라는 부제답게 건축물이 지어진 공간과 시대, 건축가를 따로 표시했다. 이는 건축물에 담긴 시대정신이나 건축가의 철학을 알려 건축물을 더 잘 이해하게 이끈다. 건축 기법이나 원리, 재밌는 에피소드 등은 읽는 재미를 더한다. 1889년 완공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돌에서 철로 건축 재료가 바뀌는 전환점을 이룬 건축물’임을 알려준 후, 2014년 완공된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르티칼레를 통해 숲 빌딩이라는 발상의 전환과 친환경이 화두가 된 현대 건축의 패러다임을 소개한다. 대화체로 쓰여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역사 지리 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건축은 물론 다른 전공에 관심 있는 학생, 주변의 건물 혹은 여행에 흥미 있는 학생들의 시야도 넓혀줄 만한 책이다.
“높은 건물은 특히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부르즈 할리파는 위에서 보면 세 방향으로 뻗은 꽃잎 모양이에요. 히메노칼리스라는 사막에 피는 꽃을 본떴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면서 나선형으로 비틀어져요. 이 구조 덕분에 바람이 그대로 부딪히지 않고 분산되어서 건물에 영향을 덜 미쳐요. 건물은 정확하게 수직으로 서 있어야 해요.” _ <10대를 위한 건축 학교> 51쪽 |
<선배의 독서와 진로>
스트레스 해소 위해 읽은 책들,
교내외 대회 아이디어 보고 돼줬죠
변경민
한양대 건축학부 1학년
건축학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사실 건축에 큰 뜻이 있진 않았어요. 레고를 좋아해 중학생 때 FLL(FIRST Lego League Challenge)이라는 세계 레고 로봇 대회에 출전했었는데, 코딩까지 해야 했죠. 하다 보니 프로그래밍에 빠져 IT 계열 특성화고인 한국디지털미디어고에 진학했고요. 다양한 교내외 활동에 참여하면서, 제가 프로그래밍보다 ‘만들기’ 자체에 흥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특정 교과보다 인문 사회 문학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요. 대학 진학을 앞두고 전공을 결정할 때 건축학부의 학과 설명이나 커리큘럼이 이런 제 성향에 맞다고 생각했어요.
입학해보니, 건축스튜디오 등 소규모 인원으로 프로젝트를 하는 수업이 정말 많아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건축물을 많이 살펴보고, 그러한 평가의 원인이나 설계 원리 등을 파악해두면 대학 공부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책을 꽤 많이 봤는데, 입시를 위해서가 아니라 놀이나 취미에 가까웠어요. 공부하다 지칠 때, 독서를 하면 스트레스는 풀리고 죄책감은 덜했거든요. 손 가는 대로 관심 있는 분야의 책, 끌리는 제목이나 표지 디자인의 도서들을 읽었어요. 심리학 등 사회과학책이나 소설이 많았죠. 그중에서도 매해 <트렌드 코리아>는 챙겨 봤습니다. 모교의 특성상 다양한 대회가 많았는데, 이 책에 실린 트렌디한 기술이나 시장의 흐름을 제 아이디어에 많이 접목했어요. 사실 유행하는 것들은 고도의 기술보다 그때그때 사람들의 심리나 사회상이 더 많이 반영되잖아요? MBTI처럼요. <트렌드 코리아>는 다양한 트렌드의 배경·현상·전망을 전문적으로 분석·설명해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 것은 물론, 제가 실제로 구현할 수 있고 사람들이 선호할 만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이끌어줬어요.
후배들도 입시를 목적으로 억지로 읽지 말고 가볍게 시작하길 권해요. 혼자선 버거운 경험과 깨달음을 책을 통해 손쉽고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독서니까요.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꼬마빌딩 건축 실전 교과서
지은이 김주창
펴낸곳 보누스
최근 대학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고 있는 책입니다. 착공부터 완공까지, 건물을 짓는 세세하고 현실적인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았어요. 건축학과는 5년제이기도 하고, 과제가 많아 밤샘 작업도 해야 해 공부가 어려워요. 산업이나 시장 전망 등에 있어 인터넷에서 말이 많은 학과이기도 하죠. 과학 인문 사회 예술 등을 아우르는 종합 학문이면서도 실제 직업인이 되면 관련 법률을 잘 알아야 하고, 고객과 현장 인력과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고요.
후배들이 이 책을 통해 건축이 무엇인지, 건축가가 실제 어떤 일을 하는지, 현실적인 부분을 미리 파악하고 진로를 설계하면 좋겠습니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 수업 365
지은이 데이비드 S. 키더·노아 D. 오펜하임
옮긴이 허성심
펴낸곳 위즈덤하우스
건축공학과는 설계를 구현할 기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지만, 건축학과는 설계에 집중하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교양이 요구된다고 하는 이유죠.
이 책은 부담 없이 다양한 교양 지식을 쌓게 해줘요. 월요일-역사, 화요일-문학, 수요일-미술 등 요일별로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고, 하루 1페이지씩 읽도록 구성돼 있어요. 최근 인물 편, 현대문화 편이 새로 나오기도 했고요. 시간을 덜 들이고, 관심 있는 분야부터 읽을 수도 있고요. 교과서나 교재에서 본 내용의 배경지식을 파악할 수 있고, 새로운 내용을 알게 되는 기쁨도 누릴 수 있어요. 읽기 쉽고, 교양도 쌓을 수 있어 독서를 꺼리는 친구들도 읽는 재미를 느낄 책이라 추천합니다.
2023년 ‘전공 적합書’는 고교 교사로 구성된 자문 교사단과 함께합니다. 진로·진학, 독서, 교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교사들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 포인트부터 추천 독후 활동까지 안내할 예정입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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