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전공 적합書 자문 교사단>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
백제헌 사서 교사(서울 혜성여자고등학교)
우보영 교사(서울 원묵고등학교)
장성민 교사(서울 선덕고등학교)
“지리학은 단순히 지역의 특성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지표에서 일어나는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을 아울러 연구하는 융합 학문이다. 크게 인문지리학, 자연지리학, GIS(지리정보과학) 세 영역으로 나뉜다. 복잡해진 현대 사회 지리학은 사회 여러 분야의 현상을 통섭하는 도구로 큰 힘을 갖는다.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사회문제를 진단할 때 융합적인 사고를 즐긴다면 지리학에 도전해보자.”_ 본지 1000호 ‘전공 적합書’에서 발췌.
<ONE PICK! 전공 적합書>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지은이 제임스 체셔
올리브 우버티
옮긴이 송예슬
펴낸곳 윌북
“지리는 세상 사람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사는지, 나와 그들이 어떻게 다르고 그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지도는 주제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집니다. 읽다 보면 지리학이나 지도에서 흔히 얻고자 하는 지식과 정보 이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목차를 보고 끌리는 부분부터 읽어도 되는 것도 이 책의 매력이지요. 특히 기발하고 재미있는 지도에 데이터라는 정교하고 엄밀한 사실이 녹아 있음을 이해할 수 있어요. 책을 읽은 후 친구들과 함께 예비 지리학도로서 우리 학교나 우리 지역의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만들기에 도전해보길 추천합니다.”_ 자문 교사단
<ONE PICK! 책 속으로>
데이터 지도 읽는 힘 키워
숨겨진 세상 보기
영상이나 그림 자료가 더 눈길을 끄는 지금, 문해력만큼 시각 자료를 해석하는 힘 또한 중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은 이 힘을 키워주는 책이다. 특히 지도가 보이지 않는 것을 바로 보게 하는 도구임을 알린다.
DNA 흔적을 좇아 과거 인류의 이주 흐름을 담아낸 지도로 민족주의가 실체 없는 미신임을 증명하고, 노예무역 데이터를 종전의 지도에서 떼어내 단순화하면서 브라질과 카리브해까지 아메리카 대륙 전역이 공모했음을 고발한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고래 포획량 지도는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의 현재를 직관적으로 알린다. 분쟁으로 일상이 파괴된 중동과 어촌 마을에서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중국 광저우·선전의 상황도 빛 지도와 인구밀도 지도로 단순하게 설명한다. 기후 온난화가 아메리카 대륙의 허리케인부터 이슬람교도의 메카 순례까지 어떻게 세상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준다.
복잡한 기호, 난해한 용어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강렬한 그래픽으로 재탄생한 지도는 데이터에 뿌리를 둔다. 단순한 위치나 방향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속 ‘패턴’과 ‘상황’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덕분에 사람들이 손쉽게 새로운 정보를 얻거나 이해하며, 앞으로의 예상과 필요한 정책에 대해 고민하도록 이끈다. ‘거리의 종말’을 논하는 시대, ‘총체적인 지적 매체’로서 지도의 위상을 돌아보게 하는 셈이다.
지리학은 ‘통섭의 학문’이라 불린다. 책의 다양한 주제, 다양한 지도 표현법은 지리학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다채로운 시각 자료가 흥미롭고, 글이 많지 않아 읽기 쉽다. 어디서부터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기 수월하다. 역사 무역 경제 기후 전쟁 범죄 IT 인공위성 기계 등 다른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고소득 국가의 주민은 98%가 도시까지 1시간 이내 거리에 거주하는 반면, 저소득 국가의 국민은 51퍼센트만 그러한 곳에 산다. <중략> 이 지도 모델을 만든 연구진은 도시와 얼마나 가까운지가 가구 단위의 부, 교육, 건강 상태와 확실히 관련 있음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직정, 학교, 병원에 다닐 수 있어야 복지가 향상된다는 뜻이다. _ <눈에 보이지 않는 지도책> 93쪽 |
<선배의 독서와 진로>
수능 기출 문학부터 전공 서적까지
폭넓고 꾸준한 독서로 수시·수능 잡았죠
김준서
건국대 지리학과 1학년
지리학과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 여행을 자주 다녔어요. 가까운 일본도, 먼 호주도 우리나라와 문화 차이가 큰 원인이 궁금해졌고, 지리에 관심을 두게 됐죠. 또 제가 졸업한 광주고는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라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 있었어요. 덕분에 <한국지리> <세계지리> <여행지리> 등 다양한 지리 교과를 들었고, 배울수록 경제 법 정치 외교 등 여러 사회과학 학문과 결합하는 지리에 매료됐죠. <국제정치> <국제법> 등을 공동 교육과정으로 공부하기도 했고요.
지리학은 제국주의 국가들의 학문이라고도 불리는데 식민 지배에 앞장선 영국에서 크게 발달했기 때문입니다. 19세기 후반 미국이 패권을 잡으면서는 미국에서 융성했고요. 전공 서적도 영미권 원서가 많은 만큼 후배들이 ‘영어’ 실력을 탄탄히 쌓고 오길 추천합니다.
대입 준비 과정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독서는 자신의 전공에 대한 탐구 역량과 다른 영역에 대한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수업 시간에 했던 책을 활용한 탐구 활동이나 발표·토론은 세특에 기록돼 자신의 역량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때문에 저는 책을 많이, 깊게 읽으려고 노력했어요.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독서 수준을 높였고요. 지리나 정치·외교 분야에 집중하다 질리면, 경제·법 관련 도서 혹은 기출문제와 <수능특강>에 수록된 문학 작품이나 요약본을 읽으며 분위기를 환기했어요. 덕분에 독해력과 배경지식을 쌓아서 수능에도 도움이 됐어요.
특히 고3 땐 수능 공부와 병행해야 해 책 읽을 시간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는데요. 아예 오전 7시까지 등교해 50분 정도 책을 읽고, 10분 동안 메모 앱에 내용을 요약하거나 느낀 점을 정리해 클라우드에 저장해뒀어요. 1년 가까이 수능과 비슷한 루틴으로 생활해 시험에 대한 적응력을 높일 수 있었고, 수행평가 소재를 찾거나 수시 면접을 대비하는 데도 유용했어요.
<선배의 강추 전공 적합書>
지리의 힘 1, 2
지은이 팀 마샬
옮긴이 김미선
펴낸곳 사이
고1 <통합사회> 수업을 들으며 읽었던 <지리의 힘>을 추천합니다. 책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소개돼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이 책은 <세계지리> 내용을 기반으로 국제정치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해요. 지리와 정치를 연계한 지정학을 접할 수 있죠. 다만, 고1이 읽기엔 좀 어려워요. 대학 면접 때도 비슷한 질문을 받았는데, 고교 입학 전에 지리와 국제정치·외교에 관심이 커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답한 기억이 나요. 후배들은 다른 지리 선택 과목을 들은 후에 봐도 좋아요. 지리학과는 물론, 정치·외교 분야에 흥미 있는 학생들이 읽어보면 좋을 내용도 많습니다.
현대인문지리학:세계의 문화 경관
지은이 제임스 루벤스타인
옮긴이 정수열 외 2인
펴낸곳 시그마프레스
<국제정치> 수업을 담당했던 지리 선생님이 추천하셔서 읽은 책입니다. 사실 입시를 겨냥해 이 책을 찾아볼 만큼 지리에 대한 제 관심·역량이 크다는 점을 드러내고 싶어 선택했어요. 면접 때 질문을 받은 책이기도 하고요. 대학 전공 서적이라 쉽지 않지만, 탐구 보고서를 쓸 때 큰 도움을 받았어요. 고교 지리를 심화해 탐구한 내용이었거든요. 인문학과 지리학을 결합해 다양한 내용을 다뤄 어렵지만 흥미로워요. 전문 용어도 접할 수 있고요. 대학에서 1년간 수업을 들어보니 지리는 경제지리학, 정치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더라고요. ‘통섭’의 학문이라 불리는 이유를 체감했죠. 후배들도 지리 외에 다른 분야, 특히 사회과학에 대한 소양을 독서 등을 통해 쌓아두면 지리에 대한 넓고 깊은 시야를 얻을 수 있을거예요.
2023년 ‘전공 적합書’는 고교 교사로 구성된 자문 교사단과 함께합니다. 진로·진학, 독서, 교과 전문성을 두루 갖춘 교사들이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서 포인트부터 추천 독후 활동까지 안내할 예정입니다.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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