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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8호

골라 읽는 전형 분석 학생부 종합 전형 1

학생부 종합 전형이 뭐길래 교사의 평가 한두 줄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학생부 종합 전형은 다양한 능력을 지닌 학생들의 가능성과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도입한 종합적인 평가 제도다. 요즘 유난히 말 많고 탈 많은 종합 전형이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거나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는 것은 바로 종합 전형의 평가 방법이 정성 평가이기 때문. 수치로 드러나는 교과 성적만 반영하지 않고,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을 바탕으로 학업 능력뿐 아니라 학업에 대한 태도, 도전 정신, 열정과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번 호에서는 평가 요소와 제출 서류 평가 방법 등 종합 전형의 개요와 함께 2020 수시 종합 전형의 모집 현황 등을 짚어본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전대원 교사(경기 위례한빛고등학교)·정제원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 조효완 입학전형전담교수(광운대학교 입학처) 자료 <2020 대입 수시 전형의 이해와 대비> <학생부 종합 전형 101가지 이야기>



전국 평균 비율 24.5%, 서울 상위권 대학 49%로 선발 비율 높아


올해 수시에서 종합 전형을 포함한 학생부 위주 전형은 전체 모집 인원의 66.9%인 22만9천104명을 모집한다. 종합 전형만 좁혀 보면 전국 평균 비율은 전체의 24.5%이지만, 수도권 소재 대학은 약 33%, 서울 소재 대학은 약 39%, 서울 중위권 대학은 약 35%, 서울 중상위권 대학은 약 40%, 서울 상위권 대학은 약 49%의 비율로 점점 높아진다(표 1).


2020 대입에서 서울 소재 15개 대학의 종합 전형 선발 인원은 1만9천681명으로 학생부 교과 전형 선발 인원 3천86명과 논술 전형 선발 인원 6천87명을 합한 것의 2배가 넘는다. 서울 숭의여고 정제원 교사는 “서울 소재 중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종합 전형 대비를 고려해야 한다. 지원자는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과 평가 요소, 인재상 등을 확인하고 자신의 서류 내용이 적합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단순히 학생부의 내용이 많다고 해서종합 전형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서류를 통해 자신만의 학업 역량과 활동 역량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전 준비 필요한 만큼, 경쟁률 변화 작아 서류와 면접이 중요한 전형 요소


종합 전형은 고교 3년간의 학교생활을 평가하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지원이 쉽지 않아 경쟁률의 변화가 크지 않은 편이다. 논술 전형에 비해 낮은 편이긴 하지만, 인기 학과의 경우 높은 경쟁률을 보인다. 학생부 교과 연계 활동 실적뿐 아니라 내신 성적의 비중도 높기 때문에 무리한 상향보다는 소신 지원 경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2020 종합 전형에서는 2단계 면접을 폐지하고 서류 100% 선발로 변경하면서 수험생의 부담이 크게 감소한 중앙대 탐구형 인재·SW 인재 전형의 경쟁률이 올랐다. 반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강화한 이화여대 미래 인재 전형은 전년도 8.82:1에서 올해 7.76: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종합 전형은 주로 서류와 면접을 중요한 전형 요소로 활용한다. 가장 일반적인 선발 방식은 단계별 전형이다. 서류 평가로 일정 배수의 인원을 1단계에서 선발한 뒤 2단계에서 1단계 성적과 면접을 일정한 비율로 적용해 선발하는 방식으로 많은 대학이 채택하고 있다. 반면 서류 100%의 일괄합산 방식으로 선발하는 대학도 있다(표3). 정 교사는 “서류 100%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교과 성적을 정량화해 기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자의 교과-비교과 활동에 대한 과정과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서류 평가 항목은 학업 역량·전공 적합성·인성·발전 가능성


종합 전형에서 서류 평가 항목은 학업 역량, 전공(계열)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 등이다. 하지만 대학마다 서로 비슷한 듯하면서도 다른 평가 요소와 평가 기준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광운대 조효완 입학전형전담교수는 “우리 대학의 경우 인재상의 기본은 ‘학교생활에 충실히 참여한 학생’이다. 여기에 진지한 고민의 과정을 거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한 다음, 그에 맞는 준비와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학생이라면 더욱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뿐 아니라 종합 전형을 운영하는 모든 대학이 서류 평가 단계에서 전공 적합성과 발전 가능성을 비중 있게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게시된 학생부 종합 전형 안내서를 참고하라”고 권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처럼 대학의 인재상에 맞게 학업 역량, 잠재 역량, 사회 역량을 평가 요소로 제시하고, 모집 단위별로 인재상을 소개하는 대학도 있다. 이렇게 모집 단위별로 인재상을 제시하는 것은 이런 평가 요소가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려주는 것으로, 학과 지원 시 지원자의 서류 내용을 대학이 확인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정성 논란 극복은 장기적 과제 교사 능력에 당락 갈린다는 생각은 편견


종합 전형이 정성적 종합 평가라는 점에서, 평가의 공정성 확보가 최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들은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다단계 평가를 기본으로, 한 명의 지원자에 대해 두 명 이상의 입학사정관이 평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러 단계의 평가 과정을 거쳐 해당 지원자의 우수성을 검증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경기 위례한빛고 전대원 교사는 “종합 전형의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인 학생부 기록에 관해 논란이 많은데, 종합 전형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교사의 평가 한두 줄이 입시의 당락을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 교사는 독서 활동의 학생부 기재를 예로 들었다. 괴테의 <파우스트>를 요약본으로 읽은 학생이 학생부 기재를 요구했을 때, 이를 받아들일지 말지는 전적으로 교사의 몫이다. 전 교사는 “교사가 학생부에 독서 기록을 적었다 해도 면접 등 대학의 검증절차를 통해 오히려 학생에게 불리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대학이라는 엄연한 평가 대상이 있는 상황에서 학생이 원하는 대로 무조건 학생부 분량을 늘려주는 교사를 만난 것이 과연 득일지 실일지는 최종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일” 이라고 설명했다. 전 교사는 “3년간 고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이라면 그동안의 기록과 자료를 모아 종합 전형에 도전해볼 수 있다. 교사의 재량이나 능력에 의해 유불리가 생기고 당락이 결정된다는 편견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종합 전형의 공정성 논란은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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