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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9호

교과서로 세상 읽기 2 동북공정과 고구려·발해 역사

우기면 내 거 된다? 고구려·발해사 노리는 중국의 속내

친구는 선택할 수 있어도 이웃은 선택할 수 없다고 했다. 중국은 거대한 이웃이다.
면적은 한반도의 44배이며, 인구도 15억 명에 달한다. 현재는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의 반열에 올라서 있다. 그런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분열’이다.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국의 속내를 들여다보자.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TV와 신문기사로 본 세상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중국이 국가 중점 사업으로 지난 2002년부터 동북 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벌인 본격적 연구 작업이다. 하지만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역사 왜곡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 한·중 간 주요 대립 사안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고구려가 독립국이 아닌 중국의 지방 정권이며, 고려 왕조는 고구려 왕조를 역사적으로 계승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구려는 독자적 연호를 사용했고, 중국이 지방 속국의 증거로 제시하는 중국 왕조에 대한 고구려의 조공·책봉은 당시의 외교 형식이라는 게 우리 학계의 정설이다.”
_<문화일보> ‘동북공정으로 역사굴기, 한국 등 주변국과 갈등’(2019.05.22) 중



교과서에서 만난 동북공정

오랜 기간 ‘역사 왜곡’을 준비한 중국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우리 교과서 <역사 2>에도 그 내용이 실려 있지. 동북공정이 처음 알려진 건 2003년 7월 14일 <중앙일보> 기사였어. 당시 중국 옌벤에 갔던 기자가 ‘우연히’ 소식을 접하고 취재를 한 거지. 알고 보니 중국은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고구려사를 연구, 자신들의 역사라고 주장하기 위해 긴 시간 공을 들이고 있었던 거야. 이 소식을 접한 우리나라는 중국의 패권주의를 질타하며 역사 왜곡 중단 촉구 결의안을 냈지. 그러나 오랜 시간 막대한 연구비와 인력을 투자해 고구려사 흡수를 준비한 중국과 달리 우리의 대응은 미흡했어. 고구려사에 이어 발해사까지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 도대체 왜 한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감수하면서까지 역사를 왜곡하려는 것일까? 중국의 전 외교부 부부장 우다웨이의 발언에 그 답이 있어.
“한국이 간도(현재 조선족 자치구)의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으면 중국도 고구려가 중국의 것이라 주장하지 않겠다.”




다시 보는 동북공정



56개 민족이 사는 ‘하나의 중국’
왜 중국은 남의 나라 역사를 멋대로 왜곡하려는 걸까? 답을 찾고 싶다면, 우린 중국이 다민족국가라는 점을 상기해야 해. 15억 인구의 92%는 한족(漢族)이지만, 나머지 8%는 55개의 소수민족으로 구성돼 있지. 56개 민족들이 모여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를 이루고 있는 셈이야.
중국은 고대부터 ‘분열’을 악(惡)이라 생각하고 통일국가, 하나의 중국을 지향했어. 왜 진시황을 위대하다고 하겠니? 처음으로 중국 대륙을 통일한 인물이기 때문이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산당이 실권을 잡은 후 중국은 소련 북한 등 일부 사회주의 국가와만 제한적으로 교류하다 1979년에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며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게 돼. 그런데 웬걸? 국제 사회가 요동을 치는 거야. 1981년에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89년에 동유럽 국가들이 독립을 선포하더니 1991년에는 믿었던 소련마저 해체됐지.

‘나 떨고 있니?’ 냉전 끝나고 불안해진 중국
중국은 두려워지기 시작했어. 위 지도를 한 번 봐봐. 소수민족자치구들이 보일 거야. 티베트족·위구르족·후이족·장족·몽골족·만주족·조선족이 거주하는 지역을 자치구라고 해. 이들이 독립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실제 지금 티베트와 위구르 지역에서는 독립운동이 거세.
땅도 넒은데 독립시키면 어떠냐고? 중국은 국토는 넓지만 내륙 대부분이 사막이라 사람이 살 만한 곳은 많지 않아.
만약 소수민족자치구들이 따로 나라를 세운다면 중국 인구의 92%를 차지하는, 중국 사회·문화의 중심에 선 한족은 현재 국토의 30%가 조금 넘는 좁은 곳에 살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져.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중국은 1983년에 변경의 역사·지리·영토 문제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해. 고대로부터 소수민족자치구는 중국의 한 부분이었고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려 한 거지. 특히나 몽골족과 조선족은 외부에 모국(母國)이 있기에 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지.



한걸음 더 생각하기



Reporter’s Advice
“중국은 예로부터 주변 국가를 ‘속국’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조공을 했으니,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이죠. 대응책은 하나,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알고 알리는 거예요. 학생들은 감정은 가라앉히고 분쟁의 배경을 생각해보세요.
학부모님들도 뉴스를 볼 때, ‘나쁜X’이라고 욕하기보다 ‘왜 저 나라는 저럴까’란 질문을 던져보고 답을 찾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뜨거운 가슴과 이성적인 논리를 갖춘 ‘역사왕’ 자녀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일본과의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 베트남과의 남사군도(남중국해) 분쟁도 한 번 살펴보길 권해요. 중국의 영토·역사분쟁의 성격이 한눈에 파악될 거예요. 고등학교에서 <세계지리>를 공부할 때도 도움이 될 거고요!”


홍콩 돌려받은 중국, ‘간도 반환 결사 저지’
중국이 간도 땅, 즉 조선족 자치구의 독립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동북공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지? 간도는 오래 전부터 우리의 영토였어. 그러나 을사늑약으로 우리의 외교권을 빼앗은 일본이 1909년 중국(당시 청)과 간도 협약을 맺고 남만주 철도 부설권(심양-대련)을 보장받은 대가로 간도를 청나라에 넘겼단다. 즉 우리의 영토를 허락 없이 준거지.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불안한 거야. 영국이 홍콩을 다시 중국에 돌려준 것처럼 우리에게 간도를 돌려줘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진 거지. 특히 남북통일 후를 걱정하고 있어. 통일 한국이 간도 영토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면, 홍콩과 마카오를 돌려받은 중국으로선 할 말이 없을 테니까. 우다웨이 전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간도 영유권을 주장하지 말 것을 요청한 것도 이 맥락과 맞닿아 있는 셈이지.

거짓도 100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
중국이 계속 우긴다고 설마 고구려가 중국 역사가 되겠냐고? 히틀러의 나치 정권을 선전한 괴벨스는 말했지. 거짓을 100번 말하면 진실이 된다고 말야.
위 사진의 사람들을 봐주렴. 먼저 그 유명한 칭기즈 칸!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나폴레옹, 히틀러가 차지한 영토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넓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영토를 차지한 그는 몽골인이야. 스스로도 위대한 몽골인으로 불리기 원했지. 그런데 중국은 자기 역사라고 해. 지금 중국 땅인 내이멍구(내몽고)에서 그가 나고 자랐으니, 중국인이라는 논리야. 당연히 몽골은 반발했지. 두 나라에 그의 무덤이 각각 존재하게 된 이유이기도 해. 지금 중국 영토를 만든 청나라의 초대 황제 누르하치는 어떻고? 한족이 세운 왕조와 거듭 대립했던 만주족인 그가 중국인으로 불리길 원했을까. 독립 티베트의 지도자로 불리길 원하는 달라이 라마는 많은 이들이 이미 중국인이라 칭하고 있지.
우리가 역사를 지켜내지 못하면 우리 역사를 빛낸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대조영이 중국인이 되는 거야. 왜 역사를 깊이 공부해야 하는지 느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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