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70.5%에 달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원에 보내놓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정답은 아니지만 위기를 피해갈 수 있는 선배맘들의 학원 관련 조언을 모아봤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자료 한국소비자원 참고 <사교육의 함정>
Q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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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딸이 프랜차이즈 수학 학원에 다녀요.
현행은 시판 교재를, 예습은 자체 교재를 수업에 활용하는데요. 학원이 개인의 능력이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선행학습 진도 나가기에 너무 집중하는 것 같아요. 과외를 해야 하나 아니면 소규모 학원으로
옮겨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_김미희(가명, 44·서울 광진구 중곡동)
학원에 적응해야 하는 사교육 초보자라면 프랜차이즈 학원이 유리할 수 있어요. 출결이나 숙제 관리, 학습 프로그램이 매뉴얼화 돼 있어 기초 학습을 다질 수 있으며 내신고사에도 꼼꼼히 대비할 수 있죠. 다만, 프랜차이즈 학원은 적게는 6:1, 많게는 10:1 수업을 하므로 학생 개개인의 성향이나 학습 능력에 맞추기 어려워요. 무엇보다 본사에서 정한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므로 학부모의 요구를 일일이 수용하기 힘들다는 건 큰 단점입니다.
반면 과외는 수업료가 다소 부담될 수 있으니 특정한 과목의 단원에서 누수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3:1, 4:1 수업을 하는 소규모 무학년 수업 학원을 권해요. 학년이 다르므로 판서 수업을 하지 않죠. 대신 학생 개개인의 학습 능력에 맞춰 지도한 뒤 문제 풀이-채점-오답 다시 풀기-클리닉 순으로 수업을 진행하니 급하게 선행학습 진도를 나갈 확률이 적어요.
_고1 딸기맘
Q2.
중2 딸은 무슨 이유인지 3개월마다 한 번씩 수학 학원을 옮겨달래요. “학원에 다니기 싫어 그런 거냐?”라고 물으면 “잘 못 가르치는 것 같고 선생님 성향이 나랑 안 맞는다”는 게 이유죠. 무작정 다니라고 엄포를 놓기도 그렇고 거주지가 학원가도 아니라 옮길 곳이 마땅치 않은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_박수진(가명, 46·서울 강서구 화곡동)
먼저 학원 선생님과 상담해보는 건 어떨까요? 학원 수업에 성실한지, 학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어려워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따져보는 게 우선일 것 같아요. 수업을 잘 따라가고 학업에 큰 누수가 없다면, 딸의 인간관계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여학생 중 상당수는 학원에서조차 친구 관계가 매우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쉬는 시간에 간식을 함께 먹을 친구가 없어도 학원에 다니기가 힘이 들 수 있거든요. 관계 지향적이면서 자존심이 강한 아이라면 더욱 학원 적응이 쉽지 않을 겁니다.
딸에게 한 번 물어봐주세요. 학원 대신, 인터넷 강의나 과외를 권하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합니다. 만약 관계의 어려움이 아니라면 학업에 따른 피로도가 높아져 ‘쉬고 싶다!’는 외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학원에 다니기 싫다고 말하면 엄마가 화를 내고 반대할 것이라고 지레 겁먹었을 수 있으니까요.
_고1 매니저맘
Q3.
중3 아들이 지난해 겨울방학부터 여자친구가 생긴 것 같아요. 같은 영어 학원에 다니는 인근 중학교 2학년 학생이더라고요. 같은 학교, 학년이라면 “◯◯◯라는 여자애 알아?”라고 은근슬쩍 속마음을 떠보기라도 할 텐데 답답하네요. 무작정 아들의 연애를 모른 척하자니 엄마 입장에서 불안한 점이 많네요.
_신현숙(가명, 서울 도봉구 도봉동)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 중인 중3 3월에, 아들의 이성교제에 대해 알았어요. 워낙 자기 할 일 알아서 하고 고집도 센 아들이라 섣불리 여자친구 얘기를 했다가는 역풍을 맞겠다 싶었어요. 고민하다 아들이 학원 수업을 마치는 시간에 맞춰 학원 빌딩 출입구에 서 있었죠. 아들과 마시겠다는 핑계를 앞세워 버블티 두 잔을 들고서 말이죠. 아들은 수업을 마치고 여자친구인 듯한 여학생과 다정히 나오더군요. 우연을 가장하고 학원 앞을 서성이니 아들이 “엄마! 여기 웬일이세요?”라며 먼저 아는 척을 하더라고요. 저는 아들의 여자친구에게 버블티를 건넸고 자연스럽게 인사할 수 있었어요. “5월이 원서 접수니 그때까진 ◯◯랑 아들, 둘 다 선의의 경쟁하며 좋은 결과 내면 좋겠다”고 넌지시 말했지요. 아들은 덕분에 원하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그 여학생과는 자연스럽게(?) 이별의 수순을 맞았어요.
_고2 영재맘
Q4.
중1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영어 학원에 다녀요. 작은 학원이라 원장님이 직접 수업을 하는 게 마음에 들었고 성과도 좋았지요. 한데 원장님 언행이 조금 ‘과격(?)’한 게 마음에 걸려요. 아들 얘기를 들어보니 ‘이 자식’ ‘이놈의 새끼’ ‘이것도 몰라?’ 뭐 이런 말을 수업 시간에 아무렇지 않게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_황미현(가명, 41·서울 성동구 옥수동)
사실, 고등학교 남학생 수업을 하는 학원 선생님들 중에는 이런 분들이 정말 많아요. 머리 굵은 아이들에겐 적절한 당근과 채찍이 필요한 것도 일정 부분 인정하고요. 하지만 중1에겐 다소 과한 말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보다 ‘이것도 몰라?’라는 꾸지람은 아이의 자존감에 큰 상처가 될 수 있거든요.
미대 진학을 준비했던 아들은 미술 학원 선생님께 “이거 발로 그렸냐?”는 소리를 여러 번 듣고는 결국 그림 그리기를 포기하겠다는 말까지 했답니다. 저는 당장 다른 곳으로 학원을 옮겨 위기를 넘겼는데요. 아들이 현재 영어 학원에 잘 적응하고 만족해한다면 원장님께 정중히 거친 언어를 삼가달라고 부탁하면 어떨까요? 그래도 시정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학원을 옮길 것을 권합니다. 한 번 무너진 자존감을 다시 세우기란 쉽지 않거든요.
_고1 햇살맘
학원비 환불, 어디까지 알고 계세요?
자녀를 학원에 보내다 보면 부득이한 사유로 학원비를 환불받을 일이 생긴다. 학원비 환불에도 엄연한 규정이 있다는 사실! 관련 법령만 잘 알면 분쟁을 피해갈 수 있다.
1. 학원비 환불에 대해서는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 교습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 제2항·제3항 및 별표4에서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 교습 기간이 1개월 이내인 경우
ㆍ교습 시작 전: 이미 납부한 교습비등의 전액 반환
ㆍ총 교습 시간의1/3경과 전: 이미 납부한 교습비 등의 2/3 해당액 반환
ㆍ총 교습 시간의1/2경과 전: 이미 납부한 교습비 등의 1/2 해당액 반환
ㆍ총 교습 시간의1/2경과 후: 반환하지 않음
✚ 교습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하는 경우
ㆍ교습 시작 전: 이미 납부한 교습비 등의 전액 반환
ㆍ 교습 시작 후: 반환 사유가 발생한 당해 월의 반환 대상 교습비 등(교습 기간이 1개월 이내인 경우의 기준에 따라 산출함 금액)과 나머지 월의 교습비 등 전액을 합산한 금액 (‘교습비 등’이란 학습자가 수강료·이용료 또는 교습료 등과 그 외에 추가로 납부하는 일체의 경비를 말한다.)
2. 반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학원 설립·운영자 또는 교습자는 위의 반환 기준에 따라 반환 사유 발생일로부터 5일 이내에 교습비 등을 반환해야 한다.
3. 교습비 등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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