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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1호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이해와 활용

일반고 자연계의 플랜A 못지않은 플랜B 될까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이해와 활용을 위한 일반고 학부모 간담회가 지난 5월 17일 서울 강남에서 열렸다.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은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일반고 학생들의 플랜A 못지않은 플랜B 대입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정보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날 간담회는 일방적 전달 형식의 대규모 설명회에서 탈피, 소규모 토론과 질문 형식으로 진행돼 실속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학문 간 경계가 희석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의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이 경쟁력을 가질 것인지에 학부모들의 관심이 쏠렸다.
취재 홍혜경 리포터 hkhong@naeil.com 사진 미즈내일 자료 DGIST





새로운 시대, ‘무학과·무전공’ 융합 인재가 경쟁력
현재 대표적인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UNIST(울산과학기술원)·GIST(광주과학기술원)·KAIST(한국과학기술원)·POSTECH(포스텍) 등 모두 5곳. 포스텍을 제외한 4개의 과학기술원은 특별법에 따라 설립한 과학기술 분야 특수 목적 대학으로 수시 6회, 정시 3회의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수시에 합격해도 정시 지원이 가능해 최근 들어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DGIST 배영찬 교학부총장은 “우리나라가 농업 중심 국가에서 중공업 국가로 발전한 비결은 시대 변화에 맞춰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이다. 3차 산업혁명 시대의 반도체 산업 발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종전의 산업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의 확산과 발전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며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술의 급격한 융합으로 학문의 경계도 무너지고 있는 것. 특히 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미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배 교학부총장은 “이미 새 시대는 지금까지 통용된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학문 간 벽이 없어지고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지식을 단순하게 습득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에서는 하나의 전공만으로 복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전공이나 학과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면에서 ‘무학과 무전공’제도가 확산되고 있는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들이 새로운 시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반고·수도권 학생 비중 매년 증가, 수학·과학 역량 뛰어나다면 도전해볼 만
국내 최초로 ‘무학과 단일 학부’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DGIST는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화된 교육 환경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기초과학과 공학을 배운 뒤 3~4학년에는 그룹 프로젝트에 참여해 융복합 연구를 진행하며 소통과 협업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권민재 입학팀장은 “대다수 과학기술원과 마찬가지로 연구 중심 대학이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많다. 재학생 모두 등록금을 전액 면제받으며 각종 장학 혜택도 풍부하다. 교수 1인당 평균 연구비는 보통 지방 거점 국립대의 경우 1억 원 미만이지만 DGIST는 4~5억 원에 이른다. 수학·과학의 학업 역량이 높고 연구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다면, 과학기술원은 일반고 자연계 학생들을 위한 또 하나의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일반적으로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은 영재학교나 과고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일반고 학생들의 합격률도 높아지는 추세다(표 1, 2).



배 교학부총장은 “과학기술원은 규모가 작은 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에 있는 대학으로 교육과정 운영도 비교적 자유롭다.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사회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DGIST는 물론 전반적인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까지 이해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소규모 토론 형식의 간담회로 진행되니 궁금한 점을 부담 없이 질문할 수 있어 대규모 설명회와 달리 더 효과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즈내일>은 앞으로도 학부모들이 관심 있어하는 다양한 주제로 토론 형식의 간담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나온 Q&A
“일반고 학생들의 내신 스펙트럼은 넓은 편”

수시 6회, 정시 3회의 제한을 받지 않는 데다 수시에 합격해도 정시 지원이 가능하다. 이 제도를 학생들이 많이 활용하나?
많이 활용하는 편이라 과학기술원은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실제 입학생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과학기술원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보려고 한다.

내신 등급은 어느 정도여야 합격이 가능한가?
내신 등급을 점수화해 평가에 반영하지는 않는다. 다만 학생의 잠재적 역량을 고려해 학업 역량을 갖추었는지를 판단한다. 보통 1등급 후반대 학생들이 많이 합격한다. 하지만 영재학교나 과고와 달리 일반고 학생들의 내신 스펙트럼은 넓은 편이니 적극적으로 도전해보길 권한다.

일반고 학생 비율이 높은데 연구 중심 대학에서 적응하기가 어렵지는 않나?
대체로 잘 적응하는 편이다. 물론 1학년 때는 힘들어한다. 영재학교나 과고 출신 학생들에 비해 고교에서의 심화 학습이나 실험 활동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3, 4학년에 진학하면 실력이 거의 비슷해진다.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예전에 비해 영재학교·과고가 숫자가 늘었기 때문에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 입장에서는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학생들이 섞여서 함께 배우고 연구할 때 교육 효과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는 학교의 교육 철학을 실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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