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생소한 게임 이름에 멈칫할 때가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들어봤는데, ‘라이벌’은 또 뭔지, 발로란트와 롤은 어떤 점이 다른지 헷갈리기도 하죠. 친구들과 만나고 이야기하고 경쟁하는 또 하나의 놀이터, 요즘 10대가 즐기는 게임을 들여다봤습니다.
글 김세희 리포터 say2sei@naeil.com
로블록스 안에서도 유행이 바뀐다고?
로블록스는 하나의 게임이라기보다 이용자가 만든 수많은 게임을 골라 즐기는 플랫폼에 가까워요. 아이가 로블록스를 한다고 해도 모두 같은 게임을 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게임 중 하나는 ‘라이벌(RIVALS)’이에요. 두 팀으로 나뉘어 상대와 총싸움을 벌이는 게임으로, 빠른 움직임과 조준 실력이 중요하죠. 친구와 팀을 이뤄 함께 플레이할 수도 있어 자연스럽게 이야깃거리가 생긴다고 해요. 라이벌에 앞서 인기를 끈 게임으로는 반려동물을 입양하고 키우는 ‘입양하세요!’, 가상의 마을에서 집과 자동차를 고르고 친구들과 역할놀이를 하는 ‘브룩헤이븐 RP’ 등이 있어요. 어른에게는 똑같은 로블록스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안에서도 유행이 있는 셈이죠.
짧고 빠르게 한판! 브롤스타즈
아이가 “브롤 한 판 할래?”라고 한다면 바로 이 게임입니다. 여러 캐릭터 중 하나를 골라 상대와 겨루는 모바일 게임으로, 캐릭터마다 공격 방식과 특수한 능력이 달라요. 친구와 팀을 꾸리는 3:3 대전부터 혼자 또는 친구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쇼다운까지 게임 방식도 다양해요. 무엇보다 한 판을 짧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게임 속 캐릭터는 ‘브롤러’라고 부르는데요. 어떤 브롤러를 고르고 어떻게 조합하느냐가 승부에 영향을 미칩니다. 게임을 하는 자녀에게 “넌 어떤 캐릭터가 제일 좋니?”라고 물어보세요. 생각보다 긴 대화가 시작될지도 몰라요. (웃음)
“나 발로 해”가 무슨 뜻이야?
주로 고등학생들이 PC로 즐기는 ‘발로’는 발로란트를 줄여 부르는 말입니다. 다섯 명씩 두 팀으로 나뉘어 겨루는 전술 슈팅 게임이에요. 공격팀은 ‘스파이크’라는 장치를 설치하고, 수비팀은 이를 막거나 설치된 스파이크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대결하죠. 총을 잘 쏘는 것만큼이나 캐릭터의 고유 능력을 활용하고 팀원과 역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예측하고 팀원끼리 정보를 주고받아야 하고요. 아이들은 발소리까지 중요한 단서로 삼아요. 화면이 멈춰 있는 것처럼 보여도, 상대의 소리를 듣고 움직일 때를 기다리는 중일 수 있어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는 ‘에임(조준 능력)’처럼 게임을 하지 않는 부모에게는 생소한 말이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여전히 건재한 게임의 제왕 ‘롤’
아이가 ‘챔피언’ ‘소환사의 협곡’ 같은 말을 한다면 ‘롤’ 이야기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롤’은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를 줄인 말입니다. 다섯 명씩 두 팀이 되어 상대편 본진의 핵심 구조물인 ‘넥서스’를 먼저 파괴하면 승리하는 PC 게임이에요. 각자 다른 능력을 지닌 ‘챔피언’을 골라 역할을 나누고, 팀원과 함께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죠. 아이들은 경기 중 경험치를 쌓아 챔피언의 레벨을 올리고, 게임 안에서 모은 골드로 장비를 갖춰나갑니다. 어떤 장비를 먼저 선택하느냐에 따라서도 싸우는 방식이 달라져 생각보다 고민할 점이 많다고 해요.
롤은 2009년에 출시됐으니 게임 세계에서는 상당히 장수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도 새로운 콘텐츠가 이어지며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게임으로 손꼽힙니다. 세계적인 e스포츠 대회가 열려 게임을 직접 하지 않고 경기를 보는 팬도 많고요. 2022년, 2026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했죠. 국가대표팀 주장이자 ‘롤의 황제’라고 불리는 이상혁 선수(페이커)의 인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어마어마한데요. 게임과 선수 모두 당분간은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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