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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7호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 평가 반영 본격화

2024 학생부 종합 전형 분석

2024학년은 2015 개정 교육과정 4년 차이며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본격 시행이 예고된 학년이다. 블라인드 평가 확대, 고교 프로파일 폐지, 학생부 미반영 항목 확대 등으로 평가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이에 앞서 학생부 종합 전형의 평가 항목 변화를 예고한 대학들도 있다. 2024학년 대학별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없다. 다만 제도와 정책 등 평가 환경의 변화가 큰 만큼 그에 대응하는 대학의 노력을 잘 살펴야 한다. 2024학년 대입을 준비하는 고2 학생들을 위해 이를 정리해보자.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도움말 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부속여자고등학교)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4학년 대입 정보 119>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학생부 종합 전형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표방한다. 역량 함양을 위해 교육과정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에서 만들어가는 형성형으로 전환했다. 학생의 진로에 따른 과목 선택을 늘리고, 활동 시간 확보를 위해 기본 5단위 중 내용 4단위와 활동 1단위로 학습량을 적정화했다. 이를 위해 지식 중심에서 활동 중심으로 교과서 기술 방식을 변경했고 글쓰기, 토론, 발표, 실험 등의 활동을 포함하도록 수업을 개선하고 있다. 수행평가 등 과정 중심의 평가 비중도 높여가고 있다.

서울 동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다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고등학교 현장에 안착되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운 이유는 고교 교육과정이 대입 제도의 강력한 영향 아래 있기 때문이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수능이 역량 중심 평가라고 말하기 어려운 시험이다 보니 엇박자가 나는 것이다. 현 교육과정을 잘 반영하는 입학 전형은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라고 말한다.

종합 전형은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해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의 역량을 종합 평가하는 전형이다.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생부 전체를 바탕으로 학교생활 중 발전시켜온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정성 평가한다.

학생부 종합 전형, 모집 인원 줄었으나 상위권 대학은 비중 커

2024학년 종합 전형의 선발 인원은 2023학년과 비교해 2천 명가량 감소한 7만9천520명이다. 2022학년부터 추천형 교과 전형 도입과 정시 확대의 반대급부로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권역별로 차이가 커 수도권은 학생부 교과 전형보다 종합 전형이 많고, 비수도권은 교과 전형이 월등히 많다(표 1).

학생들이 주로 목표로 하는 서울권 주요 15개 대학만 놓고 보면 교과 전형은 5천여 명 선발하는 데 반해 종합 전형은 그 3배가량인 1만5천여 명을 선발한다. 교과 전형과 종합 전형을 합하면 2만 명 이상을 선발해 1만8천여 명을 선발하는 수능 전형보다 인원이 많다(표 2). 특히 졸업생이 수능 전형에서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상위권 대학 진입을 원하는 재학생이라면 학생부 위주 전형, 특히 종합 전형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





평가 환경의 변화_ 자기소개서 폐지, 학생부 미반영 항목 증가

2024학년은 2019년에 발표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이 본격 시행되는 학년이다. 소논문 기재 금지와 수상 기재 축소에서 시작된 변화가 학생부 기재 항목 축소와 정규 교육과정 외 비교과 대입 반영 폐지로 완결된다. 교사 추천서도 일찌감치 폐지됐고, 2024학년에는 대필과 외부 도움으로 문제가 불거진 자기소개서도 결국 폐지된다.

학생부에서도 대입 미반영 항목이 늘어나 수상 경력, 자율동아리, 개인 봉사 활동, 독서 활동이 반영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의 기록들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또 정규 동아리, 교내 봉사 활동은 반영되므로 교내 활동에서의 학교생활 충실도가 중요해졌다(표 3).

김 교사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문제될 것은 없다. 남아 있는 부분에 내실을 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데 변화의 취지는 잊고 현상만으로 잘못된 신호를 읽는 학생이 많다. 독서 활동이 미반영된다고 독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학생부 기재 요령에 따르면 교과 활동과 창의적 체험 활동의 심화 확장으로 진로와 연계해 책을 읽고 독후 활동과 실천 내용을 기재할 수 있어 독서는 여전히 중요하다. 학생부 미반영 항목이 많아질수록 남아 있는 항목의 비중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변화된 평가 환경 반영

종합 전형 평가의 본질은 학생부를 바탕으로 대학 입학 후 학업 수행에 적합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대학별 평가 요소와 기준에 맞춰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역량 중심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평가 환경 변화에 맞춰 건국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는 ‘학생부 종합 전형 공통 평가 요소 및 평가 항목’ 개선을 주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해 학업 역량, 진로 역량, 공동체 역량의 3가지 평가 요소와 평가 요소별 평가 항목을 제안했다. 학생부에 잘 드러나지 않아 평가가 어려운 항목은 배제하고, 평가 항목 중 유사 항목은 통합하고 명칭을 변경해 평가의 타당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한 것이다(표 4).

학업 역량을 통해서는 학업 성취도, 학업 태도, 탐구력을 평가한다. 종합 전형에서 학업 성취도는 등급과 원점수, 성취도뿐만 아니라 이수 과목, 평균과 표준편차,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학년에 따른 성적의 변화 추이를 고려해 학생의 성장을 주목하기도 한다. 학업 태도는 자기 주도적으로 학업을 수행하고 학습하는 자발적인 의지와 태도를 살핀다.

탐구력을 통해서는 지적 호기심을 바탕으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평가한다. 교과 수업에서 생긴 궁금증을 독서나 교내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해결한 경험과 관심사를 확장해나간 활동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진로 역량은 자신의 진로와 전공(계열)에 관한 탐색 노력과 준비 정도를 평가한다. 이는 전공 맞춤형 활동을 강조했던 과거 전공 적합성보다 넓은 역량 위주의 개념이다.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은 교과별 학문의 이해에 바탕을 둔 일반선택 과목을 충실히 이수하고, 자신의 진로와 관심사에 따라 진로선택 과목을 제대로 이수했는지를 평가한다.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은 그 과정에서의 활동이나 경험, 노력 정도를 의미하며 학교 교육에서 자신의 관심사와 흥미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해 노력한 경험이 있는가를 평가한다.

공동체 역량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갖춰야 할 바람직한 사고와 행동을 말한다. 단체 활동에서 협력하면서 공동의 과제를 수행하고 완성한 경험, 타인의 의견에 대한 공감과 수용, 나눔과 배려에 대한 경험, 자신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한 경험,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의 협력, 화합 등을 이끌어낸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 활동을 정중앙에 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평가 요소는 2023학년부터 적용하는 건국대를 시작으로 2024학년에는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연구 참여 대학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점차 그 활용도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가 내용의 변화_ 선택 과목의 충실한 이수 중요

서울대는 2021년 7월, 2024학년 전형안을 예고하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을 안내했다. 진로와 적성에 따른 과목을 선택하되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되는 과목을 제시한 것으로, 권장 과목이 있는 모집 단위는 해당 과목을 반드시 이수하는 것이 좋다(표 5).

서울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앞으로의 평가는 교육과정에 중점을 두게 될 것이다. 교육과정이 잘 개설되는 것과 학생들이 그 안에서 얼마나 도전적으로 과목을 선택해 공부하느냐가 중요하다. 물론 교원 수급이나 여러 여건상 모든 고등학교가 같은 상황일 수는 없으므로 학교 상황에 맞는 선택의 폭 안에서 얼마나 노력했나를 중심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밝힌다. 이어 “대학의 특정 모집 단위에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고교 보통 교과 안에서 이만큼은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장 과목에 전문 교과는 없다. 기본 교과를 충실히 이수하고 진로선택의 범위에서 대학 공부에 필요한 과목 이수를 기대한다는 의미다. 과목 간의 위계는 지키는 것이 좋고, 소수 선택으로 인한 등급의 불이익을 걱정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도전의 기회를 찾기 바란다”고 당부한다.

실제로 교육과정에 기반한 이수 과목의 역량 평가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비슷한 얘기를 전하는 주요 대학들이 많다. 고려대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도 자연 계열 선택 권장 과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와 같이 핵심 권장 과목을 추후 명확하게 안내해 과목 이수를 권장할 예정이다.

김 교사는 “최근 대학도 고교 교육과정과 교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활동 실적 평가에서 역량 평가로 전환되면서 교과의 성취 기준이나 수업 내용, 수업 활동 등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거 전공 적합성 시절의 교과 내용과 동떨어진 진로 관련 주제 탐구에서 벗어나, 수업에서 배우는 과목 내용을 충실히 이해하고 역량을 키워 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활동을 찾아봐야 한다. 여건이 된다면 희망 대학의 인재상, 전형의 특성, 관심 학과의 교육과정 등을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종합 전형을 위한 한발 앞선 대비가 될 것이다”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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