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 경희대는 수시 모집에서 학생부 교과 전형인 지역 균형의 전형 요소에 교과 종합 평가 30%를 새롭게 도입하고, 선발 대상 및 추천 인원을 고교별 3학년 재학 인원의 5% 이내로 확대했다. 정시 확대로 학생부 종합 전형인 네오르네상스의 모집 인원은 114명 감소했고, 수험생의 대입 준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2022학년에 적용했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폐지했다. 2022 수시 결과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2022학년과 달리 여러 변화를 꾀한 경희대의 2023학년 수시 전형에서 주목해야 할 점과 2022 수시 결과를 임진택 책임입학사정관에게 들었다.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제공 경희대학교 입학처
.대학별 전형 분석팀.
김원석 교사(인천하늘고등학교)
박영출 교사(경남 남해해성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허준일 교사(대구 경신고등학교)
2022 수시 결과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2022학년에 고교 연계 전형이 종합 전형에서 교과 전형으로 바뀌면서 5.18:1이었던 경쟁률이 10.46:1로 상승했다. 최저 기준을 적용했던 네오르네상스는 15.35:1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저 기준이 2개 영역 합 5 이내이고, 탐구도 1과목만 반영하기에 충족률은 70~80%로 높은 편이었다.
종합 전형인 네오르네상스는 그동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합격률이 49~51%로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최저 기준을 적용하자 수도권 합격생이 약 57%로 증가했다. 의학 계열에 지원하던 과고나 영재학교 학생들의 지원율은 하락했고, 전국 단위 자사고나 교육특구 일반고 학생들의 지원율은 다소 상승했다.
서류 평가 시 제공받은 교육과정 편제표로 어떤 부분이 확인 가능한가?
고교가 나이스상에 올려둔,고3 학생의 교육과정 개설 현황을 알 수 있는 편제표가 제공된다. 학년별 교과별 과목 개설 현황과 학생의 선택 현황을 살필 수 있다. 이를 통해 학교가 개설하지 않아 듣지 못했는지, 개설은 돼 있지만 선택하지 않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다. 학교가 개설하지 않은 과목을 이수하면 교내 미개설로 표기돼 공동 교육과정임을 유추할 수 있다.
다만,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어떤 과목 그룹에서 주어진 건지, 보이지 않은 칸막이가 존재하는지 등은 확인할 수가 없다. 교육부에 최소한 학생들이 어떤 과목 중에 선택권이 주어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교과 전형 비율이 확대되면서 종합 전형의 경쟁률과 합격선에 영향을 줄 거라 예상했는데
두 전형 모두 경쟁률이 증가했다. 이유는?
주요 대학에서 교과 전형이 신설되거나 확대되면서 지원 패턴에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기존에는 지역 학생들이 지역 대학의 교과와 서울 소재 대학의 종합 전형을 지원하는 패턴이었다면 지난해에는 교과 전형이 확대되면서 서울 소재 대학의 교과 전형 지원이 증가했다. 통합형 수능으로 인한 불안감이 수시 지원에 영향을 미치면서 교과와 종합 전형 모두 경쟁률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정시에서 교차지원이 화두다.수시에서는?
수시 모집에서 인문 계열 학과는 수능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이 90% 이상이다. 반면 정시에선 등록자의 약 60%가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자였다. 어문 계열은 50% 초반, 상경 계열은 65% 정도였다. 상경 계열 교수님들은 학과 특성상 자연 계열 학생도 선발하길 원했는데 지난해 통합형 수능으로 계열이 자연스럽게 섞이게 됐다.
자유전공학과는 입학자의 97%가 <미적분> 또는 <기하> 선택자였다. 기존에는 인문 계열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과였고 로스쿨을 준비하기 위해 글로벌 리더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았다. 올해는 어떤 전공 선택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참고로 경희대 자유전공학과는 1학년 때 탐색 과정을 거친 뒤 2학년 때 원하는 학과(의학 계열 제외)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정시가 40%로 확대됐지만, 교차지원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비율은 전체 대비 20% 선이라서 아직 문제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이 학생들의 중도 포기율, 다전공 선택 비율, 학점 이수 현황 등을 고루 살펴야 할 것 같다.
지역 균형 전형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교과 전형인 지역 균형 전형이 고교별 6명에서 고3 재학 인원의 5% 이내로 변경됐다. 선발 대상도 의예과와 한의예과, 치의예과, 약학과까지 확대했고 교과 성적 70%에 교과 종합 평가 30%를 새롭게 추가했다. 교과 학습 발달 상황만을 종합 평가해 학업 역량과 진로 역량을 평가 요소로 제시했다. 종합 전형에서 평가하는 진로 활동이나 공동체 활동 등은 평가 요소가 아니다. 전형 특성에 맞게 학업과 진로 과목 선택에 중점을 뒀다. 수업 활동에 충실하지 않았거나 지원 학과와 맞는 과목 선택을 하지 않은 학생은 교과 종합 평가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교과 종합 평가는 원점수와 평균, 표준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교과 성적만 우수한 학생보다 학교 교육에 충실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취지이다.
지역 균형 전형에서 진로 역량 평가에 공동 교육과정, 소인수 과목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모든 고교의 교육과정 상황이 다르다. 학생 수가 적은 고교는 교사 수급 문제로 과목 개설이 어렵고,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 전공 관련 과목을 이수할 수 없는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 공동 교육과정, 온라인 수업, 소인수 과목 등을 통해 이수한다면 자기 주도성과 전공 적합성 등에서 의미 있게 평가한다. 위계를 넘어 과목을 선택하기보다는 ‘충실히’ 이수하길 바란다. 학교 상황이 너무 달라 획일적으로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네오르네상스에서 최저 기준을 폐지한 이유는?
2022 네오르네상스 전형에 최저 기준을 적용한 것은 대입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블라인드 평가가 도입되고, 대학에 고교 공통 정보가 제공되지 않으면서 수능 최저 기준이라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었다. 네오르네상스 전형의 최저 기준은 2개 합 5, 탐구 상위 1개 과목으로 높지 않지만, 고교 교사들의 반응과 수험생의 입장을 고려했을 때 부담을 줄여주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논술 전형에서 자연 계열은 수리 논술,
의학 계열은 수리+과학 논술을 실시하는 이유는?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논술 전형의 선발 인원이 줄어들면서 지원자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의도로 자연 계열 교수님들께 과학 논술 폐지에 관한 의견을 구했다. 생명 계열 교수님들도 과학 논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수리 논술만 보는 것에 동의했다. 의학 계열 교수님들은 수리 논술만으로 변별이 어렵다는 우려와 함께 과학 논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기에 자연 계열과 의학 계열의 논술 과목에 차등을 두게 됐다.
수시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에게 조언한다면?
전공을 너무 좁게 여겨 특정 전공만 고집하기보다 넓게 바라보면 좋겠다. 예를 들어 경영학과의 합격자 평균 등급은 1.8등급, 경제학과는 2.1등급이다. 두 학과는 교육과정에 차이는 있겠지만 공통점도 많다. 대학에 개설된 학과는 다양해졌는데 정작 학생들은 잘 알지 못한다. 학과에 대해 공부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고교 3학년 재학 인원의 5% 이내로 추천이 가능하며, 의예과, 한의예과(인문·자연), 치의예과, 약학과까지 선발 대상을 확대했다. 2022학년 학생부 성적 100%에서 2023학년에는 학생부 성적 70% + 교과 종합 평가 30%로 전형 방법을 변경했다. 교과 종합 평가는 학생부 교과 학습 발달 상황의 교과 성적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전형 자료로 활용한다. 평가 요소는 학업 역량(50%) + 진로 역량(50%)으로, 세부적으로 제시된 평가 항목에 따라 우수(A), 보통(B), 미흡(C)의 세 가지로 부여된다.
공통 과목, 일반선택 과목 반영 비율은 80%로, 석차등급을 환산표에 따라 교과 이수 단위를 가중 평균해 반영한다. 진로선택 과목의 반영 비율은 20%로 반영 교과 중 상위 3과목을 반영한다. 일반 계열의 경우 교과 종합 평가의 영향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의학 계열처럼 학생부 성적에 별 차이가 없으면 교과 종합 평가의 영향력이 상당할 수 있다.
2022학년에 비해 114명이 감소한 1천100명을 선발한다. 전형 방법은 1단계 서류(학생부, 자기소개서) 100%이며,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폐지했다.
면접은 두 명의 면접관이 학생 한 명을 대상으로 8분 내외로 개인 서류 확인 면접을 실시한다. 의예과, 한의예과(인문/자연), 치의예과는 18분 내외로 출제 문항과 개인 서류 확인 및 지원자의 가치관을 확인하기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평가 요소는 인성(50%)+전공 적합성(50%)으로 주요 평가 항목은 가치관 및 태도, 의사소통 능력, 전공 기초 소양, 논리적 사고력이다.
서류 확인 위주의 면접으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보다 꼼꼼히 정리해야 한다.
논술 고사 70%,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 30%를 반영하며 학생부 반영 방식은 교과 전형과 같다. 인문·체육 계열은 인문 논술, 사회 계열은 수리 논술, 자연 계열은 수리 논술, 의·약학 계열은 수리 논술과 과학 논술을 시행한다. 논술 고사는 11월 19일~20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고사 시간은 120분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크게 변화된 부분은 없지만, 인문·체육 계열은 형식에서 2천 자 내외(전년도 1천~1천800자)로 글자 수가 증가했다. 의·약학 계열의 과학 논술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중 선택해야 하며 시험 범위는 과학Ⅱ까지 포함된다. 논술 전형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선행학습 영향 평가서와 논술 자료집을 분석해 대학별 출제 문항의 특징을 파악해야 한다. 모의 논술에 참여해 적응력을 높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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