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고양이가 주는 따뜻한 위로
뮤지컬 <캣츠>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마이아트뮤지엄
장소 샤롯데씨어터
기간 11월 8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1644-0078
‘고양이’ 말고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캣츠>가 4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관객들과 다시 만났다. 매혹적인 그리자벨라, 선지자 올드 듀터러노미, 최고 인기남 럼 텀 터거, 순수한 빅토리아, 악당 맥캐버티…. <캣츠> 속 고양이들은 각자의 이름을 불러줄 것을 요청한다. 이름을 소유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 <캣츠>라는 제목 또한 전 세계에서 단 한 차례도 번역된 적이 없다. 그 자체로 고유명사이자 장르가 돼버린 그 특별한 뮤지컬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캣츠> 탄생 이야기
‘고양이에 관한 뮤지컬? 시를 뮤지컬로? 너무 위험한 발상 아냐?’ 뮤지컬 <캣츠>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문호 T. S. 앨리엇의 시집 <주머니쥐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지혜로운 고양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약 40년 전, 우연히 책을 접한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는 이를 뮤지컬로 제작하고자 결심한다. 공연을 올리기까지 험난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공연 전날까지도 투자자를 찾아야 했고, 개막 5일 전 여주인공의 부상으로 공연이 2주 미뤄졌다. 공연 첫날은 폭탄 테러 제보로 관객과 배우가 극장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위험한 사업’을 벌였다는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초연 이래 30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8천만 명의 관객이 <캣츠>에 열광했고 주제곡 는 뮤지컬 역사상 최고의 히트곡이자 여전히 사랑받는 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위험하고 무모한 발상’이라는 편견을 딛고 ‘인간이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뮤지컬’로 거듭난 <캣츠>의 기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관람 전 TASTE <캣츠>!
1년에 단 한 번, 은은한 달빛 아래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인 ‘젤리클 볼’이 열린다.
30마리 중 오직 한 마리만이 선지자 올드 듀터러노미의 선택하에 천국에 올라가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젤리클 고양이’가 된다. 1막에서는 고양이들이 개성 넘치는 춤과 노래로 자신의 이름과 특징을 소개한다.
젊은 시절, 아름답고 매력 넘치던 그리자벨라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동료들의 곁을 떠났다. 많은 시련을 겪은 후 늙고 지친 모습으로 돌아온 그녀는 모두에게 외면받는다. 그럼에도그리자벨라는 지난날을 후회하지 않고 힘들었던 기억마저도 아름다웠다고 말하며 불후의 명곡 를 열창한다.그리고 여전히 내일의 희망을 꿈꾼다.
고양이들의 아이돌 럼 텀 터거. 등장만으로 분위기를 ‘업’ 시키는 매력 만점 고양이다. <캣츠>의 총 안무를 맡았던 질리언 릴은 공연 초기에 럼 텀 터거에게 전설의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와 믹 재거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관능적 허리 돌리기 춤’을 적용했다가 ‘외설적’이라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지금은 박수 때문에 극이 중단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안무다.
알고 보면 더 재밌다! 오감 만족 감상 꿀팁
‘젤리클’은 고유명사다. 굳이 해석하려 하지 말자. 1막은 젤리클 고양이들의 소개로 채워진다. 관람 전 각 고양이의 이름과 특징을 알아두면 극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노래와 춤을 감상할 수 있다.
오리지널 무대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영·알·못’ 관객을 위한 무대 양쪽의 스크린이 한글 자막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무대와 좀 떨어져 있는 좌석을 예약했다면 오페라 글라스 대여를 추천한다. 배우들의 표정과 무대장치까지 생생하게 관람할 수 있다.
전 세계 공연이 잠시 멈춘 이때, 관객과 출연진들의 안전을 위해 방역과 거리 두기를 철저히 지키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캣츠>. 관객석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마스크 메이크업’이 고맙고 애잔하다.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양질의 전시·공연과 친해져볼까요? 가보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한다며 멈칫했던 분들, 좀 더 깊게 예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일교육>이 배경지식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감상 꿀팁까지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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