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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7호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내 눈을 바라봐, RIGHT NOW! <빅 아이즈 展>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내 눈을 바라봐, RIGHT NOW!
<빅 아이즈 展>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마이아트뮤지엄



슬프고 커다란 눈망울의 아이들

마가렛 킨. 이름은 생소해도 작품은 낯익다. 비현실적으로 큰 눈을 가진 아이들.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강렬한 이야기를 전한다. 마가렛의 그림은 1950~1960년대 비평가들에게 ‘키치(저속한 작품)’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당시 주류였던 추상 표현주의를 벗어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중은 그 작품에 열광했다. 특정 계급만 누리던 예술을 포스터나 엽서 등 복제품으로 상업화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소유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 세계로 떠나보자.

아시아 최초 마가렛 킨의
<빅 아이즈 展>

장소 마이아트뮤지엄
기간 9월 27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2-567-8878





아는 만큼 ‘더’ 보인다

고스트 화가에서 키치 문화의 상징으로 마가렛 킨


마가렛과 월터


1927년생인 마가렛 킨은 크고 슬픈 눈을 가진 아이와 동물 그림으로 미국의 대중을 사로잡은 화가다. 두 살 무렵 받은 수술로 청력이 손상됐고 이는 사람들의 눈을 관찰하는 습관을 갖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난히 눈을 강조한 독특한 화풍 ‘빅 아이즈’가 탄생했다.

그림 작업에만 열중하던 그녀의 삶은 30세에 두 번째 남편 월터를 만난 후 큰 변화를 맞는다. 월터의 사업 수완으로 그녀의 그림이 시장에 나타났고, 이후 포스터와 엽서 등의 상품으로 판매되며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월터는 자신의 작품이라고 속였다. 10년 후에야 마가렛은 자신이 원작자임을 주장했다.

보수적인 사회에 눌려 남편의 이름으로 작품을 팔았던 마가렛은, 자신의 작품을 되찾기까지 법정에서 16년간 싸웠다. 현재 그녀는 1960년대 미국 사회의 여권 신장 아이콘이자 음지에서 양지로 ‘키치’ 문화를 끌어올린 핵심 인사로 불린다. 올해 94세를 맞은 이 열정적인 ‘미국 할머니’의 작품 활동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목! 미술관 강추 작품 3

<제1성배>
마가렛의 대표작


파란 옷을 입은 맨발의 소녀가 어두운 골목에 홀로 서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작품 속 아이들은 항상 무표정이지만 관람객은 큰 눈망울에서 슬픔을 찾고 공감한다. 커다란 눈을 그린 이유에 대해 마가렛은 “눈은 영혼의 창이다. 아이들의 슬픈 눈을 통해 아픈 내면을 표현했다”고 고백했다.


<발레리나>
자신을 찾는 날갯짓의 시작


마가렛은 1960년대 초부터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그림을 선보였다. 윌터에게 빼앗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였다. 좋아했던 모딜리아니의 화풍을 좇아 길고 좁은 얼굴의 여인상을 담았고, 결혼 전 이름으로 그림에 서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월터는 ‘그림 그리는 킨 부부’로 그녀와 자신을 광고하며 또다시 상업적 성공을 거둔다.


<증거물 #224>
빅 아이즈를 되찾다


1970년 마가렛은 라디오 방송에서 자신이 ‘빅 아이즈’의 원작자임을 밝힌다. 당시 미국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의식과 ‘페미니즘 미술’이 갓 일어서던 시기였다. 법정 다툼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1986년 마가렛은 판사와 배심원들 앞에서 빅 아이즈 특유의 눈망울을 지닌 소년 <증거물 #224>를 그려 ‘원작자의 권리’를 되찾았다.


공간까지 즐긴다! 오감만족 감상 꿀팁

관람 전, 팀 버튼 감독의 <빅 아이즈> 보기!

마가렛의 파란만장했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빅 아이즈>를 감상한 뒤 전시를 관람하면 감동이 배가된다. 전시는 ‘빅 아이즈와 키치’ ‘또 다른 자아 긴 얼굴의 여인’ ‘이름을 되찾은 화가’ ‘슬픈 눈에서 행복한 얼굴로’, ‘마가렛 킨의 현재와 그 영향력’이라는 총 5개의 섹션으로 구성돼 있다. 작가가 자아를 되찾아감에 따라 조금씩 밝아지는 아이들의 눈망울과 컬러풀해지는 배경색에 주목하자. 4번째 섹션에 전시된 작품 <사랑은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마가렛의 과거와 현재를 한 폭에 담아낸 듯한 걸작이다.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양질의 전시·공연과 친해져볼까요? 가보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한다며 멈칫했던 분들, 좀 더 깊게 예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일교육>이 배경지식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감상 꿀팁까지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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