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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4호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 <툴루즈 로트렉展>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
<툴루즈 로트렉展>


취재·사진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로트렉이 없었다면 앤디 워홀도 없었을 것이다’

후기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20세기 그래픽 아트,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툴루즈 로트렉. 로트렉은 19세기 말, 몽마르트 거리와 물랭 루주를 무대로 파리 보헤미안의 라이프스타일을 개성적으로 표현한 프랑스 화가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고 있는 로트렉의 단독전은 포스터 석판화 스케치 수채화 등과 그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소개하는 사진·영상이 다채롭게 어우러졌다. 당대를 재연한 전시장과 흥겨운 캉캉 멜로디는 19세기 말 파리에 초대된 듯한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기간 9월 13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70-4104-1800
도슨트 오전 11시, 오후 1시·3시·5시



아는 만큼 ‘더’ 보인다


장애와 편견을 딛고 전설이 된 거장 툴루즈 로트렉




1864년 태어난 로트렉은 프랑스의 부유한 귀족 가문 출신이다. 사촌 지간이었던 부모로부터 예술적 재능과 유전적 결함을 함께 물려받아 어릴 때부터 병약했던 로트렉은 청소년기에 양쪽 허벅지 뼈를 다쳐 키가 152cm에서 멈춰버리고 말았다.

성장하며 부풀어 오른 입술로 인해 발음도 정확하게 나오지 않자 그에게 그림은 자신의 발과 말을 대신하는 삶의 전부로 자리매김 했다. 1889년, 몽마르트에 오픈한 댄스홀 ‘물랭 루주’는 로트렉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

1891년 가을, 로트렉이 제작한 포스터 <물랭루즈, 라 굴뤼>는 그를 일약 파리의 유명인사로 만들었다.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대담한 표현과 기법으로 포스터 형식을 시대를 앞선 20세기적 디자인으로 바꿔놓았으며 석판화 기법을 이용한 포스터와 판화들을 대거 생산해내며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벽을 허문 최초의 작가로 등극했다.

물랭 루주의 전설로 불린 이 작은 거인은 37세라는 짧은 생애 동안 캔버스 유화 737점, 수채화 275점, 판화와 포스터 369점, 드로잉 4천784점이라는 엄청난 수의 작품을 남겼다.





주목! 미술관의 강추 작품 3

<아리스티드 뷔리앙, 카바레에서>
“빨간 스카프 하나면 충분해”





작품의 주인공 아리스티드 뷔리앙은 카바레 가수이자 코미디언이며 선술집 주인이었다. 로트렉의 추종자였던 그는 로트렉에게 공연 광고 포스터를 다량으로 주문해 가게 내부에 진열해놓았다.
그는 항상 헐렁한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벨벳 옷을 입고 붉은 스카프 망토를 걸쳤으며 짧은 장화를 신고 다녔다고 전해진다. 포스터에는 그의 이러한 특징이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제인 아브릴, 자댕 드 파리>
“제인 아브릴, 로트렉의 영원한 뮤즈”





당시 최고의 댄서였던 제인 아브릴은 영화 <믈랑 루즈>의 주인공 샤틴의 실존 모델이다. 로트렉도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의 친구로 등장한다. 로트렉을 ‘제인 아브릴의 화가’라는 별명으로 부를 만큼 그녀는 로트렉 회화의 백미를 이룬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기존 회화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주인공의 이름을 넣는 혁신적인 포스터 레이아웃으로 그녀는 그림의 소재가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물랭 루주, 라 굴뤼>
“추함속에 내재된 아름다움”





로트렉을 일약 파리의 유명인사로 만들어준 작품이다. 외모로 인한 귀족들의 편견과 비하로 지쳐 있던 로트렉에게 물랭 루주는 자유의 다른 이름이었다. 가난한 사람, 부랑자, 장애를 가진 이들 모두가 제약 없이 어울리는 곳. 그는 이곳에서 해방감을 느꼈다. 그리고 물랭 루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댄서 라 굴뤼를 모델로 포스터를 그렸다. 로트렉은 이 그림을 판화로 제작해 3천 장 이상을 찍어 거리 곳곳에 붙여놓았다. 이 아름다운 포스터는 파리 시민들의 마음을 훔쳤고 거리마다 그림을 뜯어가려는 행인들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공간까지 즐긴다! 오감만족 감상 꿀팁


마지막 방부터 거슬러 봐도 괜찮아~

전시의 마지막 방을 주목하자. 이곳에 도착하면 말과 승마 그림이 가득한 공간이 나온다. 귀족들 틈에서 자란 로트렉은 말에 대한 열정이 컸다. 그의 아버지 알퐁스 백작은 숙련된 기수였다. 로트렉은 자신이 탈 수 없었던 대상이자 장애를 가진 자신과 늘 거리를 둔 아버지가 사랑했던 동물인 말을 바라보며 부친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에 담아냈다. 로트렉의 드라마틱한 일생을 보여주는 영상도 상영하니 놓치지 말자. 먼저 마지막 방에서 영상을 통해 로트렉을 만난 뒤 첫 방으로 이동해 감상하는 것도 작품을 ‘제대로’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양질의 전시·공연과 친해져볼까요? 가보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한다며 멈칫했던 분들, 좀 더 깊게 예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일교육>이 배경지식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감상 꿀팁까지 안내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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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 (2020년 08월 12일 9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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