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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7호

학년말 집중되는 체험학습 무엇?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 알아보기

 중3 고입과 고3 대입 전형이 마무리되는 요즘 단위학교 별로 여러 체험학습을 운영 중이다. 정규 교과 과정과는 별도로 마련된 프로그램에 참여해 진로와 진학, 창의와 인성 영역에서 역량을 키우는 활동이 그것.
‘전환기’ 혹은 ‘꿈·끼 탐색 주간’이란 이름으로 진행 중인 교육부 주간 ‘자기개발 프로그램’을 들여다봤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김나영 장학사(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자료 교육부·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유독 학년말에 교내외 체험학습이 집중되는 이유가 궁금해요.”
한선주_(가명, 45·서울 노원구 하계동)

“꿈·끼탐색주간이라는 가정통신문을 받았는데 특정 학년에만 해당되는 프로그램인가요?”
최소라_(가명, 44·서울 성동구 옥수동)

“교과 진도는 다 마친 걸까요? 체험학습이 많아 자칫 학업 분위기를 해치고 산만해질까 걱정입니다.”
정희진_(가명, 46·서울 은평구 녹번동)

“교외 체험학습 활동이 정말 많던데 안전교육은 따로 하나요?”
박명순_(가명, 49·서울 송파구 잠실동)



학년말 형식적 교육과정 운영 탈피, 학사운영 내실화가 목적
학년말이면 중·고등학교 구분 없이 교실 분위기가 엉망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김나영 장학사는 “과거에는 취학 시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됐고 전환기나 꿈·끼 탐색 주간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전한다.
하지만 학년말 비정상적인 학사운영 관행이 비단 전환기에 있는 초6과 중3, 고3에만 국한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별도의 학년말 프로그램 운영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교육부는 2015년 이후부터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자기개발 시기’는 중3과 고3은 입시 마무리 시점을, 나머지 학년은 2학기 기말고사 직후를 말한다.


진로와 진학 체험은 필수, 인성과 창의 계발은 덤
교육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은 평소 수업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진로 교육부터 민주시민이나 독서, 인성 교육 등의 내용을 각 교과에서 추출해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참여·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을 권장한다.
특히 입시를 치른 중3과 고3 학생들은 상급학교 적응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는 게 교육부의 지침이다.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은 일선 학교 교사를 주축으로 운영하되 특정 전문 분야는 외부 강사 초빙이나 교외 활동으로 진행된다.
김 장학사는 “사실 명칭만 바뀌었을 뿐이지 학년말을 겨냥한 이 같은 프로그램은 오랫동안 진행돼왔다. 시행 초기에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만든 프로그램을 일반적으로 제공했으나 지금은 일선 학교에서 독창적으로 수업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힌다.
프로그램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를 위해 장학사와 해당 학교 교장, 교감, 교무부장, 담당 교사 등으로 학사운영 지원단을 구성해 컨설팅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안전 교육 형식적? 친구 관계 소원한 학생 외면받기도
지난해 중2 자녀가 재학 중인 학교에서도 학년말에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김가영(가명, 43·서울 광진구 광장동)씨는 “가정통신문에 적힌 프로그램은 매우 다양하고 좋았는데, 수업과 관련한 결과물이나 피드백을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했다”고 말했다. 또 하주연(가명, 45·서울 성북구 삼선동)씨는 “교외 활동 시 안전 교육도 불만이다”고 토로한다. 목적지인 체험처까지 교사가 인솔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각자 이동하므로 안전을 벗어나는 행동을 하는지, 공중도덕은 잘 지키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는 게 하씨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친구 관계가 소원한 일부 학생들은 목적지와 체험처에서 혼자 움직여야 하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고 우려한다. 차정아(가명, 44·서울 중랑구 묵동)씨는 “고1 딸이 중3 학년말에 친구 문제로 마음고생을 했는데 이때 교외 체험 프로그램이 집중 운영돼 무척 괴로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차씨는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딸을 달래 직접 교외 체험처까지 데려다주고 기다렸다가 데려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한다.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 중 일부 수업이 수익자 부담으로 진행되는 것에 관한 부정적 시각도 있다. 특히 전시나 영화, 뮤지컬 등의 수준이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교과서 밖 생생한 체험, 진정한 꿈·끼 찾는 계기로 만들어야
실명을 밝히기 꺼려한 한 중학교 일선 교사는 “과거엔 학년말에 학교에서 주야장천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전한다. 하지만 최근엔 교육부나 교육청에서 제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별 학교에 맞는 수업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을 많이 기울여 질이 개선됐다는 의견이다.
학교운영위원회의 논의를 통해 신중히 수익자 부담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교와 가정이 모두 적극적으로 안전 교육을 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교외 이동 시 발생하는 소외 학생은 학부모가 미리 이에 관한 고충을 호소하면 담임교사 차원에서 예방이 가능한 문제라며 학교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했다.
김 장학사는 “학부모들의 기우와 달리 학생들의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다”고 전한다.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 운영 뒤 단위 학교별로 보고서 받고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수업의 질을 높이는 과정도 진행 중”이라며 자녀가 진정한 꿈·끼를 찾는 계기로 만들 수 있도록 가정에서 격려해줄 것을 당부했다.



예시_ 노원구 ㅅ중학교 자기개발 시기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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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중등 (2018년 12월 19일 8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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