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9일 서울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기자간담회에 앞서 퍼포먼스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
학생 간 합의를 내세우지만 강요와 촬영·유포가 결합된 일명 ‘야차룰’ 등 변종 학교폭력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신종 학교폭력 사건에서 내려진 조치 중 상당수는 서면사과·접촉 금지·학교봉사 등 낮은 단계에 집중됐다. 피해학생과 일부 가해학생이 같은 교실에서 생활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심의 기준과 피해학생 보호조치의 실효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조치 10건 중 8건 ‘1~3호’
국회 교육위원회 한병도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학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심의한 신종 학교폭력은 490건이다. 피해학생은 684명, 가해학생은 1천232명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신체폭력이 88.8%로 가장 많았다. 언어폭력 42.7%, 강요 28.8%, 사이버폭력 18.6%로 뒤를 이었다. 하나의 사건에 여러 유형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중복 집계된 수치다.
이 기간 가해학생에게 내려진 조치 1961건 가운데 서면사과인 1호, 접촉·협박·보복 금지인 2호, 학교봉사인 3호가 1천523건으로 77.7%를 차지했다. 사회봉사인 4호와 특별교육인 5호까지 포함하면 출석정지 미만 조치가 전체의 90.2%에 달했다. 전체 조치가 낮은 단계에 집중된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유형이 야차룰이다. 당사자끼리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고 맨주먹으로 싸우는 것을 뜻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거절할 경우 또래집단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압박 속에 싸움에 응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싸움을 주선하거나 구경하고 촬영·유포하는 학생까지 가담 형태도 다양해 어디까지 학교폭력 책임으로 볼 것인지가 심의 과정의 과제가 됐다.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학급 분리 문제도 부상했다. 지난 5월 경기 파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생 한 명이 동급생과 선배 등 4명에게 ‘야차룰’을 강요당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피해학생은 상해 진단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가해학생들에게 접촉 금지와 학교봉사·사회봉사, 보호자 특별교육 등의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피해학생과 일부 가해학생의 학급은 분리되지 않았다. 한 의원은 합의를 내세운 강요를 가려낼 수 있도록 주선·관전·촬영·유포 등 가담 형태별 심의기준을 세분화하고 가해학생에게 맞춤형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감들도 공동 대응 나서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5일 제주에서 간담회를 열고 야차룰이 격투 영상의 온라인 유포는 물론 금품 갈취와 불법 베팅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정근식 교육감협의회 회장은 “신종 학교폭력에 대한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관계기관과의 공동 대응 방안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내부의 사안 처리만으로 온라인 유포나 금품 거래 등 학교 밖으로 이어지는 행위까지 막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부의 2026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 응답률은 2.9%였다. 2013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초등학생은 5.7%에 달했다.
수능까지 번진 ‘스마트안경’
감독·식별 대책 강화
대입 수시 논술시험에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안경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르자 교육 당국이 수능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수능에서 스마트안경을 착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다음 해 응시 자격도 정지된다. 시험 중 사용하지 않고 소지만 한 경우에도 당해 시험이 무효가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2027학년 수능 수험생 유의사항’에 따르면 스마트안경은 시험장 반입 금지 물품이다. 시험 중 착용하면 중대한 부정행위로 처리돼 해당 시험이 무효가 되고 다음 연도 응시 자격도 정지된다. 착용하지 않고 소지만 한 경우에는 해당 시험이 무효 처리된다.
감독관의 스마트안경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도 심의를 거쳐 중대한 부정행위로 처리할 수 있다. 감독관은 본인 확인이나 시험 도중 착용한 안경을 점검할 수 있으며 수험생은 안경을 벗어 검사에 응해야 한다.
지난 10일 연세대 수시 논술시험에서는 한 수험생이 사전 확인 때 일반 안경을 착용했다가 시험이 시작된 뒤 스마트안경으로 바꿔 쓴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시립대에서도 지난 3일 비슷한 사례가 확인됐다. 서울시립대는 해당 수험생을 퇴실 조치하고 향후 3년간 입학시험 응시 자격을 제한했다.
교육부는 스마트안경 식별 요령과 검사 방법 등을 담은 감독관 대응 지침을 마련해 대학과 시·도교육청에 전달하기로 했다. 지난 13일에는 각 대학에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도 보냈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스마트기기 확인 업무가 추가되면 감독교사의 부담과 책임이 커질 수 있다며 인력 확보와 의심 상황에 대한 확인·판단 절차, 책임 주체의 명확화를 요구했다.
취업 기대에 반도체고 인기 급증
반도체 관련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입학 설명회에 학생과 학부모가 몰리고 있다. 일부 학교는 지난해보다 참석자가 5배 가까이 늘었고 신설 학교는 모집정원을 크게 웃도는 인원이 설명회를 찾았다. 다만 2027학년 원서 접수가 끝나지 않은 학교가 많아 실제 지원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충북 음성의 충북반도체고는 올해 6차례 입학 설명회에 전국 학생과 학부모 1천800여 명이 찾았다. 지난해 370여 명보다 약 5배 늘었다. 이 학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120여 개 기업과 취업 협력을 이어가며 매년 95% 이상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 처음 신입생을 뽑는 서울반도체고도 정원은 64명이지만 5차례 설명회에 약 1천200명이 참석했다. 학교는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앰코테크놀로지·하나마이크론 등과 협약을 맺었고 현재 채용 약정 인원은 217명이다. 학교 측은 ‘졸업 후 100% 취업’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용인반도체고도 지난 8월 설명회 신청이 빠르게 마감됐고 이후 기숙사 운영과 합격 기준 등을 묻는 문의가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용인에 위치한 이 학교는 2027학년에는 특성화고로 운영한 뒤 2028학년부터 마이스터고로 전환할 예정이다.
실제 신입생 경쟁률이 오른 학교도 있다. 경북 한국반도체마이스터고는 2025학년 0.92:1에서 2026학년도 1.68:1로 상승했다. 부산전자공고 반도체과도 지난해 2.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특성화고 학과 가운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다만 설명회 참석자와 문의 건수는 실제 지원자 수와 다르다. 신설 학교 등을 포함한 2027학년 지원 규모는 원서 접수가 끝난 뒤 확인할 수 있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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