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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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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자율화 15년, 권한은 학교 아닌 교육청으로

지난 3월 인천 연안초 교실에서 신입생들이 담임 교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


학교 자율화 정책이 추진된 지난 15년 동안 학교와 교사의 현장 권한은 오히려 약화되고 교육청 권한은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최근 발표한 ‘학교장은 얼마나 권한을 가지는가’ 브리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22 기준 한국의 학교 권한은 5.65점으로 OECD 국가 중 29위에 그쳤다. 반면 교육청 권한은 4.49점으로 OECD 국가 중 3위였다. OECD 평균은 학교 권한 6.97점, 교육청 권한 1.77점이었다. 대부분의 OECD 국가가 학교 중심 구조를 보인 반면 한국은 교육청 중심 권한 구조가 강하게 나타난 셈이다. 보고서는 중앙정부 권한 일부가 지방교육청으로 이양됐지만 실제 학교 현장까지 자율성이 내려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인사·예산 학교 권한 OECD 평균보다 낮아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장 권한도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한국 학교장 권한은 2.76점으로 OECD 평균 3.40점을 밑돌았다. 체코(6.68점)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교원 인사와 예산 영역에서 학교 권한이 크게 낮았다. 교원 인사 영역에서 한국 학교 권한은 0.82점으로 OECD 평균 1.75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학교장 권한도 0.77점으로 OECD 평균 1.32점보다 크게 낮았다. 반면 교육청 권한은 2.08점으로 OECD 평균의 약 2.5배였다.

이는 학교장이 학교 특성에 맞는 교원을 직접 구성하거나 교육 방향에 맞춘 인사 운영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의미다. 실제 현장에서는 교사 배치와 주요 업무 인력 구성 상당수가 교육청 중심으로 결정된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예산 분야에서의 학교장 권한, 학생 지도 영역에서도 학교와 교사 권한 또한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특히 교사 권한은 0.51점으로 OECD 평균인 0.85점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최근 교권 약화 논란과도 맞물린다. 생활 지도와 학부모 민원 대응 책임은 학교와 교사에게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학생 지도 과정에서 교사 재량과 권한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자율성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15년간의 변화 추이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학교 권한은 2009년 7.44점에서 2022년 5.65점으로 낮아졌다. 학교장과 교사 권한도 함께 감소했는데 특히 학생 지도 권한의 감소 폭이 컸다. 학교장 학생 지도 권한은 2012년 1.64점에서 2022년 0.97점으로 41% 줄었다. 반면 교육청 권한은 2006년 4.45점에서 2022년 4.49점으로 다시 상승했다. 보고서는 “학교 자율화 정책이 추진됐음에도 실제 데이터상 학교 단위 자율성은 오히려 약화됐다”면서 “교육부 권한이 지방교육청으로 이양되는 과정에서 그 권한이 학교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교육청 단계에 집중됐다”고 진단했다.

교육계에서는 지방교육자치 확대가 결과적으로 교육청 조직과 사업 규모 확대 중심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 현장에서는 각종 정책사업과 공모사업, 평가 대응 업무가 증가하면서 교사가 수업과 생활 지도보다 행정 처리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구진은 학교 단위 자율성과 책임경영 체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교원 인사와 예산 권한을 단계적으로 학교에 이양하고, 교사의 학생 지도 권한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앙정부·교육청·학교 간 권한 배분 체계를 전면 재검토해 학교 현장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교육 거버넌스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8 대입 수능 실질 영향력 68.5%

처음으로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된 학생들이 치르는 2028학년 대학 입시에서도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서울대·연세대를 제외한 일부 주요 대학에서는 수능의 영향력이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재단법인 교육의봄은 최근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2028학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분석한 결과 수능의 실질 영향력이 68.5%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28학년 대입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된 첫 입시이다. 하지만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적용까지 포함한 수능의 영향력은 전년도 69.7%에서 68.5%로 1.2%p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정시 모집 비중은 39.9%에서 36.5%로 줄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23.9%p)와 고려대(-17.3%p)는 수능 영향력이 감소했지만 한국외대(12.5%p), 한양대(12.3%p), 건국대(12.2%p), 서울시립대(10.2%p) 등은 오히려 확대됐다. 교육계에서는 대학들이 여전히 학생 변별의 핵심 기준으로 수능을 활용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학생부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전형의 모집 인원은 6천368명(38.0%)에서 9천694명(62.7%)으로 늘었고, 수능 100% 전형은 62.0%에서 37.3%로 감소했다.

학생부 기반 면접도 확대됐다. 서울대는 기존 문제 풀이식 구술면접 대신 학생부 기반의 ‘SNU 역량 평가’를 도입해 학생의 성장 과정과 학업 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교육의봄은 “수능이 여전히 대입의 약 70%를 좌우하는 현실은 고교학점제의 취지와 거리가 있다”라며 수능 영향력 완화와 학생부 기반 평가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6월 모평 졸업생 비율 19.8% ‘역대 최고’

2027학년 6월 모의평가에서 N수생 규모가 처음으로 9만 명을 넘어섰다. 사회탐구 선택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입시 업계에서는 “통합 수능 마지막 해 효과와 ‘사탐런’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6월 4일 실시되는 6월 모평 지원자는 총 48만8천343명으로 지난해보다 1만5천229명 감소했다. 재학생은 39만1천412명(80.2%), 졸업생 등 N수생은 9만6천931명(19.8%)이었다. 재학생은 지난해보다 2만2천273명 줄었지만 졸업생은 7천44명 늘었다.

통합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22학년 이후 6월 모의평가에서 졸업생 규모가 9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졸업생 비율 19.8% 역시 2011학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입시 업계에서는 올해가 현행 통합 수능 체제 마지막 해라는 점이 N수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사제 도입에 따른 의대 선발 확대 기대와 함께 통합 수능 마지막 해라는 인식이 겹치면서 상위권 재수생의 유입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6월 모평 이후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유입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상위권에서는 졸업생 강세가 뚜렷했다.

이번 모평에서는 사탐 선택 비율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탐구 영역 지원자는 총 62만4천723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사탐 선택자는 41만7천935명(66.9%)으로 지난해보다 7.2%p 증가했다. 반면 과학탐구 선택 비율은 33.1%(20만6788명)로 지난해보다 7.2%p 감소했다.

재학생 가운데 사탐 선택 비율은 지난해 60.6%에서 올해 67.3%로 높아졌고, 졸업생도 같은 기간 55.5%에서 65.1%로 상승했다.

입시 업계에서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탐런은 이과 계열 수험생들이 사회탐구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단순 과목 변경만으로 입시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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