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3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2026 대입 정시 모집 대비 진학지도 설명회가 열렸다. ⓒ연합
2026학년 대입 정시 모집에서 대학별 경쟁률이 단순한 오르내림을 넘어, 수험생 지원 전략 변화에 따른 ‘이동 현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쟁률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지만, 수도권 중하위권과 지방 소재 대학의 경쟁률은 상승했다. 반면 의과대학은 정원 축소 영향으로 경쟁률이 하락하며 지원 양상이 뚜렷하게 갈렸다.
‘불수능’에 상향 지원 기피
1일 유웨이·종로학원 등 입시업계에 따르면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1개 대학의 2026학년 정시 모집에 총 9만764명이 지원했다. 이들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31:1로, 지난해(5.33:1)보다 소폭 낮아졌다. 다만 전체 지원자 수는 전년보다 1천214명 늘어, 지원자 증가와 경쟁률 정체가 동시에 나타났다.
대학별로는 서강대가 8.39: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중앙대(7.06:1) 한양대(6.64:1) 한국외대(6.17:1) 순이었다. 연세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은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모두 상승했다.
반면 서울대·고려대·중앙대·경희대는 지원자 수와 경쟁률이 함께 하락했다. 중앙대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고려대 역시 지원자가 900명 이상 줄었다. 서울대는 감소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경쟁률은 소폭 낮아지며 상위권 대학 전반의 안정 지원 흐름을 반영했다. 입시업계는 최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 상향 지원을 피하고, 합격 가능성을 우선 고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
연세대는 지원자가 늘면서 경쟁률이 상승한 반면, 고려대는 경쟁률이 하락했다. 지원자 집단의 성향이 비슷한 대학군 안에서도 모집 단위 구성과 전형 구조에 따라 결과가 엇갈린 셈이다.
중하위권 경쟁률은 상승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대부분 상승했다. 정시에서 안정 지원 성향이 강해지면서 상위권 수험생들이 적정·안정 지원으로 이동했고, 그 영향이 연쇄적으로 아래 대학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방 소재 대학의 경쟁률 상승도 눈에 띈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비롯해 상당수 대학이 전년보다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대학 대신 출신 지역 대학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늘어난 데다,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립부경대 7.19:1(전년도 5.61:1), 경북대 6.71:1(전년도 5.51: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지역 거점 국립대는 대부분 경쟁률이 상승했다.
반면 의과대학은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의대 정원 축소로 합격이 어려울 것으로 본 수험생들이 지원을 망설였고, N수생 감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대신 자연계 상위 학과나 반도체 등 계약학과로 방향을 바꾼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입시업계는 이번 정시 모집을 두고 “상위권은 안정, 중하위권과 지방은 상승, 의대는 하락하는 입체적인 경쟁률 구조가 동시에 나타났다”며 “단순 수치보다 수험생들의 전략 변화를 중심으로 결과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 활동 침해 학생부 기재
찬반 의견 팽팽
교육부가 추진 중인 중대한 교육 활동 침해 시 학생부 기재 방안을 두고 교사들 사이에서 실효성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2025년 하반기 교권 정책 및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유·초·중등·특수교사 2천7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대한 교육 활동 침해 시 학생부 기재’의 실효성에 대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43.0%,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40.1%로 집계됐다. 교사노조는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 조항이 모호한 상황에서 학생부 기재가 교권 보호 수단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고 해석했다.
앞서 교육부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권 보호 대책의 하나로 중대한 교육 활동 침해 학생의 학생부 기재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설문조사에서는 학교 민원 대응 체계 개선 요구가 가장 컸다. ‘학교 공식 민원 창구 일원화 및 교사 개인 응대 금지’가 66.8%(1천833명·복수 응답)로 1순위였고, ‘악성·특이 민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이 66%(1천812명)로 뒤를 이었다. 반면 ‘민원 대응 업무 담당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 부여’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낮다’는 응답이 77.9%(2천140명)에 달했다.
올해 교육 활동 침해나 악성 민원 피해를 경험한 교사는 51.9%(1천425명)였다. 피해 이후 대응으로는 ‘개인적으로 대응하거나 참고 넘어갔다’는 응답이 87.6%(1천705명)로 가장 많았다. 또 응답 교사의 85%(2천335명)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를 막기 위한 법 개정’을 꼽았다.
이보미 교사노조 위원장은 “교육 활동 보호가 여전히 교사의 몫으로 남아 있다”며 “교육부가 실효성 있는 교권 보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학년 대입 정시 모집에서 반도체 분야 계약학과의 경쟁률이 일반학과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형성되며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취업 연계성과 산업 전망을 동시에 고려한 지원이 몰리면서,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계약학과 중 상당수가 정시 평균 경쟁률을 크게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로, 11.80:1을 기록했다. 이어 중앙대 지능형반도체공학과가 9.40:1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9.00:1)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7.47:1) 역시 서울 주요 11개 대학 정시 평균 경쟁률인 5.31:1을 훌쩍 넘겼다.
이들 학과는 모두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은 계약학과다. 계약학과는 졸업 후 협약 기업 입사가 보장되고, 재학 중 장학금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 구조로, 안정적인 진로를 중시하는 수험생들의 선호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 전망 역시 지원 확대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삼성전자와 협약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5.84:1)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5.33:1)는 주요 대학 평균 경쟁률 수준에 머물렀다.
입시업계는 이 같은 격차를 기업 선호도만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모집군 구성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성균관대와 연세대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가군에서 선발한 반면, 서강대와 한양대는 나군에서 선발했다. 나군 선발의 경우 가군에서 고려대·연세대 등 상위권 대학과 동시에 지원이 가능해, 수험생들이 전략적으로 지원 카드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률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한 계약학과 지원자 중 상당수가 상위권 자연계 수험생이라는 점에서, 의대 정원 축소와 맞물린 안정 지원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지원을 고민하던 수험생 중 일부가 계약학과를 현실적인 대안으로 선택하면서 특정 모집 단위로 지원이 집중됐다는 것이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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