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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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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수능 대격변 고1의 1년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높아진 등급만큼 걱정도 늘었다(?)

올해 고1, 2009년생은 고등학교 입학과 함께 큰 변화가 많아 기대와 우려가 컸습니다. 바뀐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로 과목 선택이 중요해졌으며 내신과 수능 체계의 변화도 컸기 때문이죠. 당장 적용되는 1학기 내신부터 발등의 불이었죠.

그래서인지 학부모 모임과 단톡방은 유난히 활기를 띠었습니다. 왜 하필 우리 아이들부터 격변이 시작되는지 성토하다가, 비슷한 선례는 있는지, 어떤 선택이 옳을지 갑론을박 머리를 맞대다, 결국은 누구도 알 수 없으니 각자 알아서 잘하자는 결론을 냅니다. 갑갑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두 학기를 보내고 나니 한 해가 막을 내렸네요.

우선 9등급제였던 선배들에 비하면 대다수 학생의 내신 성적은 월등히(?) 좋아졌습니다. 6~9등급이 자취를 감추니 아무리 못해도 5등급입니다. 4%에 불과했던 1등급은 10%로 늘어나 1등급을 받기가 훨씬 수월해졌고 급간이 넓어진 2등급에 안착한 과목도 제법 늘어났으니까요. 극소수 외에는 선배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등급’의 파괴력을 겪은 이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참 해맑아 보입니다. 학교 선생님들도 예년보다 의약학 계열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5등급 착시를 낙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십니다. 이전만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일침으로도 들리더라고요.

사교육에서는 1등급대가 아니면 '인 서울' 수시가 어렵다거나 전 과목 1.0이 대폭 늘었다는 얘기로 끊임없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학교마다 전학과 자퇴가 늘었다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얘기들로 우려를 자아냅니다. 하나 그마저도 반복해서 들으니 공포 지수가 급격히 낮아지네요.

아이들은 1년을 보내면서 많이 단단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선택 과목을 이수할 2학년을 앞두고 겨울방학 계획을 짜고 스스로 대비하려고 합니다. 성적이 좋다면 지키기 위해, 성적이 아쉽다면 역전하기 위해 저마다의 방법으로 노력하는 것이겠지요.


최적의 해법보다 일관된 정책 필요

모든 변화가 첫술에 만족스러울 순 없겠지요. 하필 변화의 첫 주자가 되었기에 동병상련으로 더 잘 뭉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데 아쉬운 점은 파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교육 관계자의 발표 때문에 힘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입니다.

2023년 6월, 교육부는 ‘공교육 경쟁력 강화 방안’ 최초 발표 당시 공통 과목은 기존처럼 9등급제(A~E 절대평가 병기), 그 외 과목은 A~E 절대평가를 제안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고교 성적 부풀리기, 대입 변별력 하락, 특목·자사고 입학 과열, 1학년 때 성적 결정 등의 문제점이 지적됐고, 의견을 수렴해 같은 해 10월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에서 모든 과목 5등급 상대평가(A~E 절대평가 병기)를 발표했죠. 내신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석차등급 구분을 낮춰 극심한 경쟁을 완화한다는 취지였습니다. 한데 석차등급 구분이 완화돼도 과목별 수강자 수에 따라 과목 선택의 유불리가 발생하니 수강자 수가 많은 과목이나 수능 출제 과목 위주로 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죠. 절충안으로 5등급 상대평가로 하되, 사회·과학융합 선택 과목(9과목)은 A~E 절대평가를 하는 것으로 12월에 최종 확정됐습니다. 이를 근간으로 고교를 선택해 입학했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최선의 방안은 아닐지라도 다수가 합의한 방향이니 개인의 득실을 떠나 따라야 하는 원칙으로 받아들였죠.

그런데 2025년 9월 새 정부의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2028학년 수능·내신의 절대평가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고 고1 학부모는 크게 술렁였습니다. 하지만 대입 4년 예고제로 다시 숙의를 거쳐 2027년에 발표해 2032학년에 시행하는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 한데 얼마 전 서울시교육감이 ‘미래형 대입 제도 제안’에서 진로·융합선택 과목 상대평가 병기를 즉각 폐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선 다시금 갑론을박하며 각자의 입장으로 감정적으로 대치하는 씁쓸한 상황이 재연됐고요.

전문가의 연구와 논의를 거쳐 다양한 평가 방법과 최적의 방안을 탐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행정 일선에서는 확정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정책을 믿고 따르는 이들은 큰 혼란을 마주할 테니까요. 깜깜이 상황에서 방향을 잃는 것만큼 두려운 일은 없음을 정책 결정권을 가진 이들이 꼭 알아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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