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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3호

REPORTER’S DIARY

어차피 다 못 푸는데? ‘꼼수’ 교재비에 한숨!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지난 겨울방학부터 둘째 아이의 서울 대치동 학원 수업이 하나둘 늘어났어요. 꼭 필요한 수업일까 확신은 없었지만, 고3이라는 압박과 불안이 아이를 학원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원비도 꽤 듭니다. 학원비는 강사에 따라, 그리고 수업 형태와 학생 수에 따라 차이가 있죠.

D학원 K강사 현강(현장 강의)을 신청한 국어는 강사가 2개의 강의실을 오가며 수업을 하는 2부제라 수업료는 4회 수업에 26만 원 정도 들어요. 문제는 교재비입니다. 5월 교재비를 확인하니 국어 필수 교재비가 9만 원이 넘더라고요. 선택 교재인 사설 국어 모의고사 5회분은 따로 10만 원을 더 받고요. 강사마다 주간지·월간지(주간, 월간 단위로 제공하는 문제지)도 별도예요. 현강생에겐 필수 교재비가 30~50%, 사설 모의고사는 50% 할인이라고 쓰여 있으니, 원가론 수업료보다 교재비가 더 비싼 셈이죠.

수학은 S학원 K강사의 온라인 라이브반을 신청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집에서 수업을 듣는 형태인데, 회당 4만 원씩 4회 수업료가 16만 원이에요. 나름 가성비가 좋다 싶었는데, 강사 자체 교재비 2만 원, 학원 공통 교재비 6만 원을 내라는 고지서가 왔더군요. 학원마다 교재와 콘텐츠 비용을 별도로 책정하는데, 수능 날짜가 다가올수록 배부하는 모의고사 시험지, 교재가 많아지니 교재비도 더 늘어날 게 뻔해요. 첫째 아이와 비교하면 교재량도 많아졌지만, 솔직히 교육부의 사교육비 단속으로 수강료는 내리고 교재비는 올려 충당하는 느낌입니다.

교재비를 떠나 아이가 다 풀기만 한다면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양이 막대한 교재는 공부 시간이 많지 않은 고3에겐 사실상 소화하기가 불가능해요. 강사들은 경쟁적으로 자체 교재를 만들고, 학원에서는 사설 모의고사 문제지를 찍어댑니다. 강사들 역시 ‘교재의 모든 문제를 풀려고 하지 마라, 어차피 못 푼다’고 얘기하고, 수업에 사용하지 않거나 일부만 활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죠.

수능 전까지 얼마나 많은 교재가 쌓일지 그로 인해 제 지갑은 얼마나 얇아질지 두렵습니다. 이 상황이 과목마다 벌어지니 수강료와 교재비를 낼 때마다 아이와의 사이가 좋을 수가 없네요. 학원비·교재비의 굴레에 갇힌 현실이 씁쓸할 뿐입니다. 이 또한 곧 지나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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