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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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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의대 쏠림’에 사교육비 27조 원 썼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7조 원을 넘어섰다. ‘의대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 배제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교육비는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전국 초·중·고 약 3천 개교 학생 약 7만4천 명을 대상으로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학생 7만 명 줄었는데 사교육비는 증가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7조1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1조2천억 원) 증가했다. 학생 수는 528만 명에서 521만 명으로 7만 명(1.3%)이나 줄었지만 사교육비 총액은 증가했다. 증가율 자체는 전년(10.8%)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총액 규모는 2021년(23조4천억 원), 2022년(26조 원)에 이어 3년 연속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세는 고등학생 사교육비가 주도했다. 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7조5천억 원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8.2% 늘어난 것으로, 전체 사교육비의 두 배 가까운 속도로 증가했다. 특히 증가율은 2016년(8.7%)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6월 정부의 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발표에 따라 수능 출제 기조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학원 의존도가 높아진 결과로 해석한다. 의대 열풍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편 같은 기간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4.3% 증가한 12조4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중학교 사교육비는 1.0% 늘어난 7조2천억 원을 기록했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년보다 0.2%p 상승한 78.5%를 기록했다. 역시 역대 최고치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사교육 참여율이 0.8%p 상승한 86.0%로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 사교육 참여율도 66.4%로, 0.5%p 높아졌다.


서울 1인당 사교육비, 전남의 2.3배

과목별로 보면 일반교과·예체능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교과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2만6천 원, 참여 학생 기준 51만8천 원이다. 각각 5.3%, 5.7% 증가했다.

전체 학생 기준 지출 규모를 보면 영어 12만8천 원, 수학 12만2천 원, 국어 3만8천 원, 사회·과학 1만9천 원 순으로 컸다. 증가율은 국어(11.1%), 사회·과학(8.2%), 수학(5.6%), 영어(3.8%) 순이었다.

가구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800만 원 이상(최상위) 구간은 67만1천 원으로 전체 구간에서 가장 높았다. 반대로 300만 원 미만 가구는 18만3천 원을 지출했다. 참여율 역시 800만 원 이상 가구에서 87.9%로 최고, 300만 원 미만 가구에서 57.2%로 최저를 기록했다. 월평균 사교육비로 70만 원 이상 지출한 학생 비중은 22%로, 전년보다 2.9%p 상승했다.

사교육 수강 목적으로 보면, 일반교과의 경우 학교 수업 보충(49.6%), 선행학습(24.0%), 진학 준비(14.2%)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예체능에선 취미·교양·재능계발(63.0%)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시·도별로 보면 전체 학생 기준 서울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2만8천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전남은 이보다 2.3배 적은 27만9천 원을 기록했다. 특히 사교육 참여 학생 기준으로 보면 서울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74만1천 원까지 치솟는다.



학원서 뒷돈 받고 문제 제공한 교사들 확인

사교육 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모의고사 문제를 제공하고 금품을 받는다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의혹이 감사원 감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교원 등의 사교육 시장 참여 관련 복무 실태 점검’ 감사 결과 최근 5년간 혐의가 확인된 교원과 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수사해줄 것을 올해 2월 초부터 세 차례에 걸쳐 요청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 절반가량인 27명은 현직 교사로 확인됐다.

수사 요청 대상에는 2023학년 수능 ‘영어 23번 문제’ 논란 관련자들이 포함됐다. 해당 논란은 대형 입시 학원의 유명 강사가 만든 사설 모의고사 교재에 나온 지문이 2023학년 수능 영어 23번에 그대로 출제되면서 불거졌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1월 출간될 예정인 EBS 수능 연계 교재에 한 고교 교사가 2022년 3월 ‘Too Much Information(TMI)’라는 지문으로 출제한 문항이 수록돼 있었다. 대학교수 A씨는 2022년 8월 해당 EBS 교재 감수에 참여하며 TMI 지문을 알게 됐다. 그는 2023학년 수능 영어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TMI 지문을 무단으로 사용해 수능 23번 문항으로 출제했다.

A씨는 ‘교재 집필 중 알게 된 모든 사실을 EBS의 허락 없이 유출할 수 없다’는 보안 서약서를 위반했다. 하지만 논란 전까지 아무도 이를 알지 못했다.

평소 교원에게 문항을 사서 모의고사를 만들던 유명 강사 B씨는 TMI 지문의 원 출제자와 친분이 있는 다른 교사 C씨를 통해 이 지문으로 만든 문항을 받아 9월 말 모의고사로 발간했다.

대학교수 A씨와 유명 강사 B씨 간의 유착관계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감사원은 유착관계가 발생했을 개연성을 포착하고 관련 내용을 경찰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수능 출제 또는 EBS 수능 연계 교재 집필에 참여한 일부 교사들과 사교육 업체 간 문항 거래도 확인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항 거래는 수능이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 경력, EBS 수능 연계 교재 집필 경력이 있는 교원을 중간 매개로 삼아 ‘피라미드식’ 조직적 형태로 전개됐다.

한 예로 수능과 수능 모의평가 검토위원으로 여러 번 참여한 고교 교사 D씨는 출제 합숙 중에 알게 된 교사 8명을 포섭해서 문항 공급 조직을 구성했다.

D씨는 포섭한 교사들과 2019년부터 2023년 5월까지 수능 경향을 반영한 모의고사 문항 2천여 개를 만들어 사교육 업체와 유명 학원 강사들에게 공급하고 6억6천만 원을 받았다. 이 중 3억9천만 원은 조직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지급하고, 나머지 2억7천만 원은 자신이 챙겼다.



교육부 디지털 소통 플랫폼 상담·소통 기능 신설

교육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학생, 교원, 학부모 등과의 상담·소통을 강화한다. 교육부는 디지털 소통 플랫폼인 ‘함께학교(www.togetherschool.go.kr)’를 확대 개통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개통한 ‘함께학교’에는 그동안 학생, 교원, 학부모 등 약 50만 명이 방문했다. 방문자들은 500여 건의 교육 정책을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정책 제안 104건에 답변했다. 또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교육부 관계자가 정책 제안자인 교사, 학부모와 20차례 만나 정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확대 개통으로 ‘함께학교’에는 학부모·학생 상담, 소통(커뮤니티 등) 기능이 신설됐다. 이번에 추가된 ‘답·답해·요’는 학생·학부모가 담임 교사에게 쉽게 물어보지 못했던 것을 질문하면 ‘함께학교’에 가입된 1만 명의 교사가 답변해주는 구조로 운영된다. ‘전문가 상담’을 통해서는 학교 구성원들이 법률·마음건강 등 분야별 전문가에게 무료로 비공개 일대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우리학교 자랑 공간인 ‘행복한 함께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이 각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직접 개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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