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5학년 대학 입시 정시 모집 수능 위주 전형에서 학교폭력(학폭) 조치 사항을 반영하는 대학이 증가한다. 또 146개 대학은 ‘문과 침공’을 해소하기 위해 자연 계열 진학 학생들에게 적용해온 수능 필수 영역 지정을 폐지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들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4년제 대학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전국 196개 회원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취합해 공표했다.
정시 학폭 반영 16개교 늘어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 21개교가 2025학년 대입 수능 위주 전형부터 학폭 조치를 반영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2026학년부터 모든 대입 전형에 학폭 조치가 의무 반영될 예정인 가운데 사회적 분위기 등을 고려해 1년 먼저 수능 위주 전형에 학폭 조치를 반영하는 대학들이 나온 것이다.
2023학년 대입에 비해 16개교가 늘었다. 대교협 관계자는 “학폭 조치를 세부적으로 몇 점 감점할지,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는 각 대학이 내년 5월 말에 발표하는 모집 요강에서 자세히 안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선 112개교가 학폭 조치를 반영할 방침이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도 포함됐다.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등 27개교가 학폭 조치를 반영한다. 논술전형에선 건국대 서울시립대 한양대 등 9개 대학이 반영한다. 또 체육특기자전형을 제외한 실기·실적전형에서는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25개 대학이 학폭 조치를 평가에 고려한다. 특히 체육특기자전형에서는 전형을 운영하는 88개 대학 모두 학폭 조치를 반영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은 학폭으로 감점을 당하고도 정시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했다. 수능 위주 전형은 정성적인 평가가 아니라 점수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즉, 감점을 고려한 맞춤형 입시 전략이 가능하다.
또 수위가 높은 학폭에 대한 조치 사항의 졸업 후 학생부 기재 기간을 늘리고 정시에도 이를 반영하는 ‘엄벌주의’가 학폭을 줄이는 효과는 충분치 않으면서 가해 학생 측의 불복과 소송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문과 침공 막는다는데
2025학년에는 146개 대학이 자연·공학·의학 계열 모집 단위에 수능 선택 과목 제한을 두지 않는다. 수험생에게 수능 수학 <미적분>이나 <기하>, 과학탐구 영역 응시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년보다 17개교가 늘어난 수치다. 서울 주요 대학 중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 10개교다.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서울 소재 대학들이 수학 <미적분> <기하>, 과학 탐구 영역에 응시할 경우 가산점을 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수학, 탐구 가운데 일부 영역에서만 필수 지정을 폐지한 대학은 고려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등 6개교다.
수도권 대학 20년 만에 증원…첨단 학과 정원 확대
4년제 일반대학이 반도체, 인공지능(AI), 미래차·로봇 분야 등 첨단 학과 정원을 늘린다. 첨단 분야 학과 정원이 늘면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해 수도권 대학의 총 정원도 20여 년 만에 증가했다.
교육부는 2024학년 일반대학 첨단 분야 정원 조정 결과를 확정해 각 대학에 통보했다. 이번 정원 조정은 교육부가 반도체 등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 대학이 교원 확보율만 충족해도 첨단 분야 정원을 늘리고, 대학 입학 총 정원도 늘릴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뒤 처음으로 이뤄졌다.
첨단 분야 학과 정원은 1천829명 증가했다. 수도권은 19개 학과 817명, 비수도권은 31개 학과 1천12명이 각각 증원된다. 수도권 대학은 신청 인원 대비 14.2%, 비수도권은 신청한 인원의 77.4%가 각각 받아들여졌다.
수도권 대학이 별다른 조건 없이 정원을 늘린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교육부는 2021∼2023학년에도 첨단 학과 신증설을 통해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이 가능하도록 했었다. 당시에는 편입학 여석을 활용해야 하는 등의 조건이 붙었다.
이번 증설로 서울대 218명, 고려대 56명, 연세대 24명 등 최상위권 대학의 정원도 모두 늘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14개 학과 654명, AI 7개 학과 195명, 소프트웨어(SW)·통신 6개 학과 103명, 에너지·신소재 7개 학과 276명, 미래차·로봇 11개 학과 339명, 바이오 5개 학과 262명이 순증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에서 증원을 많이 신청했다”면서 “수도권·지방 간 균형적인 인재 양성 등을 고려해 수도권 정원 증원은 최소화하고 지방 대학은 가급적 증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간호대 신입생 내년에도 700명 늘어난다
정부가 내년 간호대 입학 정원을 700명 늘리기로 하면서 연간 2만3천여 명의 간호사가 배출될 예정이다. 정부가 인력 확충을 위해 간호대 정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양성되는 간호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학년 4년제 일반대학 간호학과는 385명, 전문대학 간호과는 315명 각각 증원된다. 2023학년 기준으로 4년제 간호학과 정원은 1만703명, 전문대학은 1만2천84명으로 총 2만2천787명이다. 여기에 700명이 증원되면 내년 모집 정원은 2만3천487명이며, 정원 외 선발까지 고려하면 3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부터 3천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과 달리 간호대 정원은 2000년대 이후 계속해서 증가해왔다. 간호대 정원은 2008년 1만1천686명에서 2배가량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는 간호사 인력이 부족하다며 간호대 정원 증원 요구가 나온다. 간호사가 배출되는 만큼 이탈하면서 증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다. 간호사는 높은 업무 강도, 낮은 처우, 불규칙한 교대 근무 때문에 근속 연수가 상대적으로 짧다. 간호사 대부분이 여성이라 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도 많다. 대학들의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 학생 충원이 어려운 비수도권 4년제 대학들은 간호대 증원을 요구 중이다. 학생 유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향후 간호대 정원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는 정부, 간호계, 병원계, 환자 관련 단체 등이 참여하는 ‘간호인력 수급위원회’를 구성해 간호대 입학 정원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대학단신>
서울과학기술대, ‘청년고용정책 홍보의 날’ 개최
서울과학기술대는 최근 재학생들의 취업 역량 강화를 위한 행사를 진행했다. 청년고용정책 및 취업지원 서비스 활용법을 알리는 ‘청년고용정책 홍보의 날(홍보의 날)’이다. 서울과학기술대는 행사를 통해 진로 탐색 및 채용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중앙정부, 자치단체, 민간기관 등의 다양한 청년고용정책을 소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보의 날은 지난달 26일을 시작으로 올해 총 5번에 걸쳐 진행된다. 이날 열린 1회 차에는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이를 통해 재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취업 역량을 빠르게 갖추도록 돕기 위함이다. 서울과학기술대 변재원 취업진로본부장은 “앞으로도 최근 채용 트렌드에 맞춰 구직 기술 향상을 위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관련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후 행사에선 회차별로 다른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연말에는 청년 정책 온라인 퀴즈 대회를 준비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할 계획이다.
세종대 ‘초실감XR연구센터’ 성과 눈길
세종대 초실감XR연구센터가 ‘ITRC 인재양선대전 2023’에 참여해 우수 전시 센터로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개최하는 해당 행사는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개최됐다. ‘초실감 촉감 렌더링 기술’ ‘이동수단 내 VR 멀미 경감 기술’ 등 다양한 연구 성과물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세종대 초실감XR연구센터는 초실감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한다. 최수미 세종대 초실감XR연구센터장은 “현실과 가상 세계가 연결된 메타버스를 위한 초실감 확장현실 기술은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 ‘천원의 아침밥’ 개시
중앙대가 지난 2일부터 ‘천원의 아침밥’ 사업에 동참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대학에서 판매하는 아침식사를 1천 원에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이 차액을 부담하는 사업이다. 높은 물가로 부담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해 건강한 대학 생활을 돕겠다는 취지다.
천원의 아침밥에 더해 ‘천원의 아침빵’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총학생회가 교내에 입점한 제빵업체와 협의한 결과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1식 4찬의 알찬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예정이니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이용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정리 이수린 기자 darling@naeil.com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