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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8호

인류 복지 향상과 의료 발전 이끄는 바이오의약과·바이오메디컬공학과

미래 전략 산업으로 떠오른 바이오 산업은 건강한 삶에 대한 인류의 소망과 함께 발전해왔다.
기술 개발 속도도 과거 10년 단위에서 2년 단위로, 현재는 1년 단위까지 빨라졌다는 게 대학가의 설명.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주력 수출 산업인 자동차와 반도체, 조선업보다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생명과학과 인공지능, 의공학의 융합 학문인 바이오공학도 마찬가지. 다양한 바이오 관련 학과 중 바이오의약과와 바이오메디컬공학과의 교육과정과 졸업 후 진로를 살펴봤다.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 고윤희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부 학과장)·정용주 교수(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 학부장)
자료 각 대학 홈페이지·한국대학교육협의회



바이오, 융합 가능 분야 많아
관련 학과·교육과정 살펴봐야

바이오의 사전적 의미는 미생물부터 동식물까지 살아 있는 생물을 뜻한다. 바이오 산업도 생물과 연관된 모든 학문 분야를 통칭한다. 대표적인 융합 학문으로 대학마다 학과도 천차만별이다. 같은 학과라도 어떤 전공을 주력으로 두느냐에 따라 교육과정의 차이가 크다. 융합하는 분야가 워낙 넓다 보니 고교 때도 <생명과학Ⅰ·Ⅱ> <화학Ⅰ·Ⅱ>뿐 아니라 전 과학 과목을 두루 공부해두는 게 좋다.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에는 화학과 생물학이, 의료 기기 분야에서는 의학과 공학이, IT와 AI(인공지능)가 결합한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능성 소재나 기능성 식품을 연구하는 바이오학과도 있다. 이렇듯 바이오 관련 학과를 희망한다면 대학별로 교육과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한국외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고윤희 교수는 “간혹 생물만 생각하고 오는 학생들이 있는데 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바이오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학문”이라며 “생물을 기반으로 코딩이나 알고리즘 같은 공학적 교육을 한다. 생물학과 공학, 의학을 두루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졸업 후 진로도 다양하다. 의학 및 생명공학 관련 대학원 진학은 물론 국·공립연구소, 보건직 공무원, 제약사, 병원 등에 진출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의약품 개발 직군에만 취업하는 것도 아니다. 품질 관리와 제품 개발 기획, 마케팅도 주요 진출 분야다. 이외에도 바이오 기능성 식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의 개발·유통·서비스 관련 기업 등 바이오와 융합 가능한 모든 산업체가 진출 대상이다.


의약품 시장서 비중 커지는 바이오의약

바이오의약품(Biomedicine)이란 유전자 재조합 기술과 세포 배양 기술처럼 생명체의 특성을 이용해 제조한 의약품이다. 바이오의약품으로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단백질의약품)과 항체의약품, 백신, 세포 치료제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이 있다. 사람 혹은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단백질과 호르몬을 사용해 합성의약품보다 약효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가령 현재 항암치료는 정상 세포도 함께 죽임으로써 2차 피해를 일으킨다. 이와 달리 특정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체의약품을 이용한다면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약품 시장에서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분자구조가 복잡해 고도의 생명공학 기술이 필요하다. 바이오의약과는 각종 질병을 부작용 없이 치료하는 의약품 개발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다. 국민대 응용화학부 정용주 교수는 “화학을 기반으로 바이오의약에 대해 배운다. 다만 약사를 배출하는 학과는 아니다”라며 “생물체에서 유래한 재료로 백신이나 세포치료제, 항체와 같은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이 백신이나 의약품에 관심이 많아졌다. 바이오의약품의 종류가 많지만 그중 항체 신약 개발에 관심이 있다면 국민대 바이오의약전공의 교육과정을 살펴봐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지만, 연구소나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같은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제제 복제약)를 만드는 기업이나 일반 제약회사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의공학과 바이오의 만남

의공학은 18세기 온도계 발명을 시작으로 19세기 청진기, 20세기 심전도 발명 등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공학적 지식과 기술의 발달로 현대의 의공학은 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의료장비는 물론 인공장기 개발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현대 의학은 공학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병 진단부터 치료, 수술까지 의료 장비를 거치지 않는 과정이 없기 때문. 대부분 전기전자공학과나 컴퓨터공학, 기계공학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최근에는 의학과 공학을 겸비한 바이오메디컬공학과도 주목받고 있다.

고 교수는 “의공학에서 배우는 전자회로 프로세싱이나 하드웨어적인 기술도 배우지만 한국외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에서는 의료 영상 기기에 사용되는 딥러닝 기술이나 MRI 영상을 처리하고 판독하는 기술,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 등을 주로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DNA 분석을 통해 어떤 원인에 의해 암이 발병했는지 추적하고 수술을 할지 약물 치료를 할지 결정하는 과정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며 “질병에 따라 변화하는 유전자를 찾아내고 분석하기 위해서는 생명과학도 중요하지만 인공지능 지식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오메디컬공학과도 졸업 후 대학원 진학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만으로도 취업이 어렵지는 않다는 게 졸업생과 교수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의료 기기 개발 기업, 유전체분석 기관과 각 병원의 의료 영상을 분석하는 직군으로 진출할 수 있다.





MINI INTERVIEW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신기술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공부하는 자리죠

이재빈
캐논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
MR Product Specialist
(한국외대 바이오메디컬공학부 졸업)


Q.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한다면?

의료 영상 기기 판매사인 캐논 메디칼시스템즈 코리아의 MR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의료 영상 기기에는 MRI나 CT, X-ray, 초음파 기기 등이 있고요. 지금 언급한 모든 기기들을 전부 제조·판매하는 회사는 전 세계에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듭니다. 한국 법인은 일본 본사에서 제조한 의료 기기들을 병원 의료진에게 판매하고 사후 관리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의료 기기 관련 기업에서 사업개발팀의 주 업무는 영업 분야와 임상 분야가 있어요. 임상 분야는 사후 관리를 하는데요. 2주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판매 병원에 사용 방법 교육을 진행합니다. 품질 관리도 하고요.


Q.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전공한 계기는?

고등학생 때부터 의료나 기계 분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중에서 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취업 시장에서 진출 가능한 분야가 많은 점이 끌렸던 것 같습니다. 보통 바이오 관련 학과는 학사 졸업만으론 취업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빨리 취업을 하고 싶다면 바이오메디컬공학과도 좋은 기회가 될 거예요.


Q. 현재 하는 일에 보람이나 어려움이 있다면?

의료와 관련된 분야다 보니 인도적인 측면에서 보람이나 성취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수록 의료 분야도 함께 발전하니까요.
다만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의사나 병원을 상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병리학이나 생리학을 알아야 하고요. 게다가 의료 분야는 혼자서 공부하기 힘들기도 해요. 공부할 범위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죠.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익혀야 하는 부분도 있고요. 하지만 배울 게 많은 만큼 항상 발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Q. 직무와 관련해 필요한 역량은?

국내에는 CT나 MRI 같은 특수 의료 장비 제조업체가 없어서 영어 실력이 중요해요. 또한 의료계가 계속해서 발전하는 분야다 보니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하고요. 새로운 기술이 나왔을 때 제일 먼저 이해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병원이나 의료진에게 기술을 설명할 수 있겠죠. 특히 지금은 의료계에서도 인공지능 분야가 중요해 AI에 대한 이해도가 깊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바이오메디컬공학과나 관련 업무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사실 고등학생 때 미리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의공학과에서 배우는 부분도 다루지만, 나머지 절반 정도는 바이오 관련 수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DNA와 관련해 유전체 공부를 하는 것이죠. 바이오메디컬공학과는 의료 데이터나 유전체 데이터를 다루는 컴퓨터공학과 정도로 생각하면 접근이 쉬울 것 같습니다. 공학뿐 아니라 생명과학에도 관심이 많다면 과감히 도전해보면 좋겠습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분들 위해
안전한 신약 개발하고파

박가현
국민대 바이오의약전공 4학년


Q. 바이오의약전공을 선택한 계기는?

어렸을 때 사촌동생이 불치병 진단을 받았어요. 당시 골수 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죠. 아픈 경험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신약을 개발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약학과도 생각 했었지만, 교육과정을 보니 약학과는 신약
개발보다는 기존의 약물을 배우는 느낌이 강했어요. 그보다는 바이오의약전공이 제 진로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Q. 장점을 포함해 학과를 소개한다면?

기존 학문성이 강한 학과와 달리 바이오의약 분야는 기존에 정립된 학문을 공부하기도 하지만, 실용적인 면이 더 강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요즘 주목받고 있는 항체 실험도 마찬가지죠.
보통 3~4학년 과정에서 학부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데요. 본인이 원하는 실험에 참여해 다양한 실험 기법과 장비를 다루는 법을 배웁니다. 학부 연구 과정에 들어가면 내가 뭘 잘하고 좋아하는지도 알 수 있죠. 실험실 경험을 학사 과정에서부터 할 수 있기에 졸업 후 다른 직무를 지원하더라도 자기소개서 작성 시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가장 좋았던 전공 과목은?

기초 지식을 튼튼히 다져준 일반화학 수업이었습니다. 고등학생 때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 <물리학Ⅰ·Ⅱ>를 다 이수했어요. 그럼에도 대학에 와서 보니 고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정말 기초적인 내용이었구나 싶더라고요. 반면 대학에서는 그보다 넓은 범위를 깊게 배워서 새로 다시 배우는 기분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가장 기억에 남은 과목은 바이오의약세미나인데요. 최신 정보도 얻을 수 있었고, 여러 논문을 읽고 토론과 발표 수업을 하면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바이오의약전공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전문성이 짙은 학과라 정보가 부족한 상태로 들어온다면 초반에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관심이 있다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요. 또 저는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물리학Ⅰ·Ⅱ> <지구과학Ⅰ·Ⅱ>를 모두 이수했지만, 큰 부담은 갖지 않았으면 해요. 대학에서도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다 고려해서 수업을 하거든요. 선배나 동기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배워갈 수 있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졸업 후 진로는?

대학원에 진학해 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면 현재 진행 중인 ‘통각 수용체에 특이적인 항체물질 발굴’ 연구를 마무리하고 싶거든요. 만성통증 질환을 위한 비마약성 통증억제제를 개발하는 건데요. 학부 과정에서 연구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석사 학위 후에는 연구기관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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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 고등 (2022년 11월 09일 10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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