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국어와 수학, 영어 모두 역대급으로 어려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국어와 수학의 경우 ‘공통+선택 과목’으로 바뀌었는데 예상대로 두 과목에서 변별력이 대폭 증가했다. 특히 수학의 경우 상하위권 격차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올해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9점으로 2019학년(150점)에 이어 이제까지 치러진 수능 중 두 번째로 높다. 역시 국어가 상당히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던 지난해(144점)보다도 5점이나 높은 점수이기도 하다.
국어 만점자 전년 비해 20% 수준
국어 영역 만점자(표준점수 최고점자)는 28명으로 지난해 151명에서 크게 줄었다. 올해 6월 모의평가의 경우 표준점수는 146점, 최고점자는 182명이었으며 9월에는 127점, 6천423명이었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컷)은 131점이다.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만 해도 18점에 달해 작년(13점)보다 변별력이 매우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문·이과 통합형 첫 수능이었던 올해 국어 영역에서 응시생들은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중 한 과목을 골라 시험을 치렀다.
수학, 문·이과 격차 현실화
수학 영역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7점으로 지난해(137점)보다 10점이나 상승했다. 만점자는 전체 응시자의 0.63%인 2천702명으로 지난해 수학 가형 만점자(971명)보다 크게 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는 작년보다 늘었지만, 전체 평균은 하락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작년보다 상승했다. 첫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진 올해 수능 수학 과목에서 문과와 이과 학생 간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입시 업계에서는 수학 만점자 대부분을 이과 학생으로 추정하며 지난해 수학 가형 만점자보다 크게 늘어 이과에서 수학 만점자 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최상위권에서는 수학보다 국어 성적의 변별력이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년 대비 영어 1등급 반토막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6.25%(2만7천830명)였다. 이는 12.66%(5만3천53명)였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2등급 인원은 작년 6만9천51명에서 올해 9만6천441명으로 2만7천390명 늘어 1등급 인원 감소(2만5천223명)를 상쇄했다.
영어 1등급 비율은 2020학년 7.43%였다가 절대평가 도입 이후 최대를 기록한 2021학년을 거쳐 올해 다시 대폭 축소되는 등 난도가 고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탐, <생명과학Ⅱ> 논란 남아
탐구 영역 1등급 컷은 사회탐구의 경우 63∼66점, 과학탐구 63∼68점, 직업탐구 66∼70점 분포로 나타났다.
탐구 선택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사회탐구는 <사회·문화>와 <윤리와 사상>이 각 68점으로 가장 높고, <정치와 법>이 63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점수 차 5점은 작년(8점)보다 좁혀진 것이다. 특히 사탐의 경우 1등급 컷이 만점인 과목이 6과목이나 됐다.
과학탐구의 경우 <지구과학Ⅱ>(77점)가 가장 높고 <물리학Ⅱ>와 <화학I>(각 68점)이 가장 낮았다. 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점수 차는 9점으로, 작년(10점)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며, 과탐에는 1등급 컷이 만점인 과목은 없어 사탐에 비해 변별력 있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수능 <생명과학Ⅱ> 소송, 17일 선고
수시 합격자 발표 18일로 순연
강원 춘천고에서 3학년 학생이 2022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
출제 오류 논란이 일었던 2022 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제의 정답 결정이 유예됐다.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성적 통지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입 일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자 법원은 혼란의 최소화를 위해 1심 선고를 서두르기로 했다.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정답 효력 정지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지난 10일 모든 수험생에게 예정대로 채점 결과를 통지하고, 법원 집행정지 결정의 영향을 받는 수험생 6천515명의 <생명과학Ⅱ> 성적은 추후에 제공하기로 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들과 신속히 협의해 빠른 시간 내에 향후 대입 일정 등 필요한 사항을 안내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치러진 2022 수능에서 <생명과학Ⅱ>에 응시한 92명은 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다면서 평가원을 상대로 정답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는 “<생명과학Ⅱ> 20번의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의 효력을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 시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본안 소송의 경우, 통상 1심 판결까지 짧아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대입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법원도 대입 일정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안 소송을 같은 재판부에 배당하고, 10일 첫 변론 기일을 여는 등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선고 기일을 17일로 지정했다.
1994학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정답 효력에 대한 집행정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적표 공란 처리… 수시 합격자 발표 일정 순연
이번에 논란이 된 <생명과학Ⅱ> 20번은 집단 Ⅰ과 Ⅱ 중 하디·바인베르크 평형이 유지되는 집단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보기]의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의 제기자들은 특정 집단의 개체 수가 음수(-)가 되는 중대한 오류가 발생해 제시된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집단이 존재할 수 없으므로 문항 자체가 오류라고 주장하고 있다. 학원 강사 등 학원가나 관련 학회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문항 자체에 오류가 있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하지만 평가원은 지난달 29일 이 문항에 대해 ‘이상 없음’ 결론을 내리면서 “관련 분야 학회들과 다수의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 의견을 구했다”며 “심의 결과 이의신청에서 제기된 바와 같이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준거로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의 타당성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는 않아도 정답을 판별해내기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전원 정답 처리 등의 판결이 나오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1~2점 하락하는 등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명과학Ⅱ> 응시생은 전체 응시생의 1.5%에 불과하지만, 서울대·의대 등을 지망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이다. 재판부의 선고 기일이 17일로 결정되면서, 교육부는 수시 전형 합격자 발표 마감일을 16일에서 18일로 늦추되, 정시전형 일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시 모집 최초 합격자 등록 기간은 17~20일에서 18~21일로 순연된다. 미등록 충원 기간은 당초 21~27일에서 22~28일로 변경됐다. 추가합격자의 등록 마감일은 28일에서 29일로 조정됐다. 2022 대입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이달 30일 시작해 다음달 3일 마감된다.
취재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교육단신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특성화대학원 4개 대학 지정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건국대 인하대 서울대 숙명여대 등 4개 대학을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특성화대학원으로 지정했다.
특성화대학원은 신성장 동력인 녹색 산업의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이끌 환경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지정됐다.
환경부는 지난 10월 사업 신청서를 제출한 대학을 대상으로 사전 검토와 평가위원회 심사를 거쳐 4개 대학을 최종 선정했다. 이들 대학에는 3년간 약 48억 원이 지원된다.
특성화대학원은 내년 2월부터 석·박사 과정과 전문 교육과정을 운영해 매년 학교당 15명 이상, 3년간 약 2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특성화대학원에 참여하는 학생은 필수 교육과정인 관련 기업체와의 산학 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등을 수행해야 한다.
환경부 장기복 녹색전환정책관은 “특성화대학원을 통해 양성된 전문 인력이 기후위기 등 환경 현안을 해결하고 지식기반 환경서비스 산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세대-LG디스플레이, 취업 보장 계약학과 설립
연세대와 LG디스플레이가 국내 최초의 채용 연계형 디스플레이 계약학과를 설립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 융합 인재를 육성한다. 양측은 협약을 맺고, 오는 2023학년부터 공대 내에 정원 30명 규모의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를 신설해 신입생을 모집할 예정이다.
신설 학과는 디스플레이 산업과 관련된 전자, 전기, 물리, 화학, 재료 등 전 기술 영역에 걸쳐 특화된 커리큘럼을 구성해 미래 디스플레이를 이끌 최고 수준의 인재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재학 기간 학비와 기숙사비 전액을 비롯해 학비보조금을 별도 지원하고, 졸업 후 LG디스플레이 취업을 100% 보장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향후 차세대 기술혁신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접목 가능한 신개념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융합형 인재 수요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편, 양측은 향후 디스플레이 분야 석·박사급 전문가 육성을 위한 협력 방안도 추가적으로 협의키로 했다.
서울시립대, 건국대 공동연구팀과
고성능, 고효율 전기변색 시스템 개발
서울시립대 화학공학과 문홍철 교수 연구팀이 건국대 김봉기 교수 연구팀과 전도성 공액 고분자의 전기변색 특성에 대해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고성능 전기변색 시스템 구현에 성공했다.
문 교수 연구팀은 전기변색 시스템과 관련해 신규 변색 소재 개발, 다양한 기능의 소자 제작 및 성능 제어 등과 관련한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기변색 기술을 가변형 스마트 윈도에서부터 투명 디스플레이, 에너지 저장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한편 김 교수 연구팀은 공액고분자 시스템 분자 설계 및 합성 전문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전도성 고분자를 도출하여 유기전자소자의 고성능화를 꾀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Chemical Engineering Journal(Impact factor: 13.273)>에 온라인 출판됐다.
중앙대, 학생 주도 메타버스 캠퍼스 오픈
중앙대가 메타버스 캠퍼스 ‘중앙대 서울캠퍼스’를 선보였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캠퍼스 방문이 어려운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만들었다. 특히 중앙대 서울캠 63대 총학생회 ‘오늘’과 학생지원팀이 제작 전반을 도맡아 눈길을 끈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를 검색하면 해당 맵에 입장할 수 있다. 중앙대는 101관(영신관), 102관(약학대학 및 R&D센터), 103관(파이퍼홀), 107관(학생회관) 등 서울캠 정문에 실재하는 건물들은 물론 정문 녹지 공간인 중앙광장과 학생들의 쉼터인 중앙마루 공간도 현실과 흡사하게 구축했으며 여러 상호작용이 가능한 오브젝트들을 놓아 재미를 더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디지털 인문사회과학센터 개소
카이스트는 디지털 인문사회과학센터(센터)를 설립하고 6일 개소식을 열었다.
센터는 인문학·사회과학과 이공학 간의 융합연구와 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포스트 인공지능 시대에 양방향 연구를 선도하고자 추진됐다. 디지털 인문사회과학의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의제를 발굴해, 이공학의 성장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팀 프로젝트 기반의 과목으로 학생들이 인문학 문제를 디지털 기술을 통해 해결하는 ‘디지털인문학’, 과학기술 지식과 사회과학 현상을 접목해 해결안을 설계하는 ‘계산사회학’ 등의 교육과정을 기획 중이다. 또 내년 4월 ‘디지털 인문사회과학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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