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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호

2021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29 | 맹예원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1학년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 국제학교 졸업)

“디자인과 경영학의 만남, 패션경영학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 넓힐래요”

사춘기 여자 고등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갈등과 고민이 생기기 마련이다. 복잡 미묘하게 얽힌 감정의 실타래를 입 무거운 누군가가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맹예원씨는 고등학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으로 친구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피스메이커 아카데미를 꼽았다.
심리 상담을 해주면서 경청과 공감의 중요성을 느꼈으며 동시에 인간적으로 성숙해졌고, 본인이 좋아하는 예술과 사람을 움직이는 학문인 경영학을 함께 공부하고 싶어졌다.

취재 손희승 리포터 sonti1970@naeil.com
사진 이의종


맹예원 | 한국뉴욕주립대 FIT 패션경영학과 1학년 (제주 브랭섬홀 아시아 국제학교 졸업)



영어가 좋아서 떠난 미국 조기 유학

예원씨가 중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나고 싶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선뜻 허락하지 않았다. 두 언니가 이미 미국으로 유학 가 있는데 늦둥이 막내딸까지 품에서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했고 영어를 잘하고 싶었어요. 언니들이 유학 가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영어 하나만 생각해서 영어를 많이 쓸 수 있는 환경으로 찾아갔어요. 막상 나라를 옮겨 학교를 다니니 첫 1년은 참 많이 힘들긴 하더라고요, 하하.”

둘째 언니가 대학을 다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사립 중학교에 들어갔다. 언니와 함께 지내면서 학교를 다녔는데 언니가 대학을 졸업하면서 예원씨도 2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미국 중학교에서 하던 공부를 이어서 할 곳을 찾다 보니 제주도에 있는 국제학교로 가게 됐어요. 브랭섬홀 아시아 국제학교는 국제적 공인 기준에 맞춰 이수해야 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과정이 전 학년에 있는 학교로 학업 부담이 매우 컸지만, 예체능에 강하고 그중에서도 미술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가장 끌렸어요.”


따뜻한 경청과 성숙한 공감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고파

예원씨는 고등학교 때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이 필요한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특히 <시각예술> 과목과 <디자인테크놀러지> 과목을 제일 좋아했다. <디자인테크놀러지>는 과학과 기술을 바탕으로 유용한 디자인을 창조하는 과목으로 예원씨는 손가락 관절염이 있는 어른에게 적합한 등산 스틱을 고안했고 인체 공학과 재료에 관한 기법을 공부했다. 2년 동안 수강한 <시각예술>에선 현대미술의 다양한 기법을 차용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넘쳐나는 해양 오염 문제를 지적했다.

예원씨가 가장 큰 의미를 부여했던 비교과 활동은 피스메이커 활동이었다. ‘피스메이커 아카데미’라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서 예원씨는 갈등이 생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공감하고 경청했다.

“가장 어려운 일이 인간관계라고 하잖아요. 사춘기 여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가 생겨요. 그럴 때 피스메이커를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다 보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동시에 정신적·인격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었어요. 피스메이커 아카데미에서 배운 인간적 이해와 포용은 대학생활과 가족 관계에서는 물론, 사회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해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문제를 분석적·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면서 제 자신도 정신적 여유를 가지고 스트레스를 잘 다스릴 수 있게 됐거든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함과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예원씨는 경영학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장점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이끄는 방법을 배우는 경영학에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겠다는 희망을 찾은 것이다.


입학처에서 온 ‘그린 라이트’

예원씨는 주얼리 브랜드를 론칭하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 대학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는 뉴욕시 맨해튼에 위치해 패션·예술·디자인 관련 산업의 세계적 흐름을 빨리 파악할 수 있으며, 현역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강의하고 노하우를 전수하는 교육과정으로 이름나 패션을 전공하려는 학생 사이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다. 특히 예원씨가 전공하고 있는 패션경영학은 세계적으로 FIT의 인지도가 높으며 FIT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전공이기도 하다.

“말해 뭐해요, FIT는 제가 가장 가고 싶은 학교 1순위였어요. 브랭섬홀 아시아 국제학교에서 작년 9월 온라인 화상 회의로 대학 박람회를 열었을 때 한국뉴욕주립대 FIT의 소회의실에 서둘러 갔어요. 그때 열정적으로 질문하는 제 모습을 보고 입학처 담당자께서 꼭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을 읽으셨던 것 같아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예원씨는 한국뉴욕주립대에서 보낸 선물을 받았다. 박람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메모와 함께 한국뉴욕주립대에서 제작한 기념품 꾸러미가 왔다.
예원씨는 상대방도 호감을 가질 때 보내는 신호인 ‘그린 라이트’가 아닐까 생각했고 합격하고 싶다는 마음은 더욱 커졌다.

한국에서 2년 공부 후 뉴욕에서 2년 공부할 계획

예원씨는 입학처와 상담 후 부족하다고 생각한 부분에 좀 더 정성을 쏟았다. <경영> 과목의 점수를 꾸준히 올려 최종 시험에서 매우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패션경영학과는 포토폴리오 제출이 의무가 아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과 창의성을 드러내기 위해 회화 작품을 제출했다. 수학 점수를 좀 더 올려야 한다는 조언에 <수학: 응용과 해석> 과목에서 괄목할 성장을 드러내 졸업식에서 수학상을 받았다.

“기대하지 않았던 상이라 더욱 기뻤어요. 가족들도 깜짝 놀라면서 축하해줬죠. 사실 수학상은 FIT 입학과 장학금 수여가 결정된 다음에 받은거라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더 나아질지 스스로 고민하고 성실히 노력했더니 눈에 보이는 결실이 쥐어진 거잖아요. 그 기쁨에 저 스스로를 대견하게 느끼게 됐고 대학 가서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희망과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국제학교 학생들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 등 전 세계 여러 대학에 지원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예원씨는 1지망인 한국뉴욕주립대 FIT를 포함, 한국에서 미국 대학 교육을 받는 길을 일편단심으로 택했다.

“저는 국제학교 학생 치고 참 예외적인 경우였어요. 인천글로벌캠퍼스에 있는 대학 세 곳만 지원했거든요. 코로나19 걱정이 없어질 때까지 한국에서 공부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어요. 국제학교 친구들은 세계 각지의 대학으로 갔지만, 저 역시 뉴욕 캠퍼스와 똑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거잖아요. 송도에서 2년 동안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후 뉴욕 캠퍼스에서 나머지 2년을 더 공부해 학업을 마칠 예정이에요. 졸업 후 미국 패션 업계에서 일할 계획이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에서 제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이 꿈이니까 한국 기반을 잃지 않으려 해요.”


코로나19 걱정 없는 대학생활을 희망하며

예원씨는 9월 가을학기로 1학년을 시작했다. 입학하자마자 첫 주부터 과제가 잔뜩 주어져 매일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FIT는 산업 현장에 기반을 둔 실무 교육에 무게를 두고 있어 과제 부담이 상당하다.

“FIT 친구들도 역시 국제학교 못지않게 다양한 배경을 가졌더라고요. 서울에 있는 외국인학교를 졸업한 친구도 있고, 미국이나 캐나다, 필리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온 친구도 있어요. 역시 세계적 패션 스쿨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다니다 온 친구도 있고요. 머천다이징 디자인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친구들과 활발하게 대학생활을 즐기고 싶어요.”

예원씨는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2년 후 뉴욕 캠퍼스에서 공부할 무렵에는 예전처럼 대외적으로 자유롭고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패션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분주하게 살아가길 꿈꾸고 있다.


나를 보여준 학생부 & 선택 과목


FIT 1학년 1학기 신청 과목


▒ 패션경영입문Ⅰ 패션경영학과 학생이라면 첫 학기에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으로 두 번째 학기에 패션경영입문Ⅱ가 이어진다. 패션 디자인을 브랜드화하는 과정을 배우는 과목으로 엑셀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예원씨는 최근 패션 업계에서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쇼핑을 주제로 발표했다.

▒ 패션경영실습 패션 업체를 경영하는 데 필요한 재무·조직 구성·인사 관리·리더십·기업 윤리를 익히는 과목으로 패션업의 직무와 역할, 자세 등을 중점적으로 배운다. 예원씨는 고등학교 때 <경영학>을 공부했던 덕분에 경영학 입문에 해당하는 이 과목을 조금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 패션머천다이징 의류를 디자인하고 개발하고 제작하고 구매하고 판매하는 모든 활동인 머천다이징에 관한 학문이다. 시장 분석과 기획을 토대로 트렌드와 소비자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도록 다양한 사례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법을 공부하며 패션의 역사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다.

▒ 영어 대학에서 필요한 영어 글쓰기를 익히는 과목으로 다양한 형식의 글을 쓰는 과제가 나온다. 예원씨는 나르시시즘에 관한 기사를 읽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서술했다.

▒ 생물학입문 자연과학에서 다루는 그대로 분자생물학·세포생물학·생물유기화학·발생유전학·진화생물학 등을 배운다. 생물학이나 생태환경학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해서 예원씨는 생물학을 선택했다.

▒ 서양예술문명사 르네상스 시대부터 계몽주의 시대까지 서양의 종교·정치·경제·사회와 연관지어 예술과 문명에 대해 배운다. 예원씨는 르네상스 시대의 작품을 선택, 요약·정리해 발표하는 과제를 준비하고 있다. IB에서 수강한 <시각예술> 과목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은 덕분에 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져 듣게 된 과목이다.

한국뉴욕주립대 FIT 입학 전형

2022학년 가을학기 지원 일정

우선 지원 2022년 2월 10일
최종 지원 2022년 4월 30일


제출서류

고등학교 성적 증명서·자기소개서·공인영어성적·포트폴리오(패션디자인학과에 한함)는 필수.
그 외 수능·SAT·ACT, AP·IB, 자격증, 수상 경력, 학생부, 대내외 활동 기록 등은 선택.


모집 단위

패션디자인학과(Fashion Design) 30명
맞춤고급의류인 오트 쿠튀르부터 기성복까지 다양한 의류를 디자인한다. 패션 드레이핑·디지털 디자인·일러스트레이션·패턴 메이킹·재봉·패브릭·섬유과학 등 실무 중심의 다양한 교육을 통해 창의적인 시각과 실용적인 기술을 동시에 갖춘 디자이너를 양성한다.

패션경영학과(Fashion Business Management) 75명
미국 패션 스쿨 중에서 가장 전통 있고 규모가 큰 프로그램으로 창의적 기술과 분석적 사고가 동시에 필요한 학과다. 패션 마케팅·제품 개발·소매 관리·패션 광고와 판매 촉진 등의 교육과정을 거쳐 패션 업계의 경영 전문가를 양성한다. 한국과 뉴욕의 쇼룸, 바잉 오피스 방문 등 현장 체험의 기회가 있다.

입학처 032-626-1030 admission@sun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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