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한 떡볶이를 품에 안고 건물에 들어가다가 체온 측정에 걸린 적이 있어. 배 부분이 유난히 체온이 높게 나왔다고 하더라고.
몸에서 발생하는 적외선으로 체온을 재는데 그 적외선도 빛이라는 거, 알고 있니? 적외선 너머엔 마이크로파가 있어. 라면을 끓이고 삼각김밥도 돌려 먹는 전자레인지는 바로 이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음식을 데우지. 태양빛은 전달해주는 물질이 없는데도 지구에 도착해. 이렇게 신기한 빛은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해서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연구 대상이었어. 그래서 빛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자주 노벨상을 수상하지. 신기한 빛의 세계, <빛 쫌 아는 10대>와 함께 알아보자.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고재현 교수(한림대학교 나노융합스쿨) 참고 <빛 쫌 아는 10대> 사진 <물리학Ⅰ>(천재교육)
빛으로 연결된 우리
우리는 빛으로 세상을 느끼고 빛으로 인식하며 빛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본다는 것은 햇빛이나 조명 빛이 그 사람의 몸에 부딪혀 반사되어 우리 눈에 들어온 빛을 보는 것이다. 정보는 또 어떨까? 스마트폰, 블루투스, 와이파이 등 우리를 전 세계 네트워크에 연결해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빛, 즉 마이크로파 무선통신이나 적외선을 이용하는 광통신이다. 그렇게 전달된 정보를 스크린에 표시에 전달하는 TV, 태블릿, 스마트폰, 노트북, 모니터 등의 디스플레이는 가시광선을 이용해 정보를 표시한다.
<빛 쫌 아는 10대>를 쓴 한림대 융합나노스쿨 고재현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빛을 이용하는 광기술, 예를 들어 레이저 프린터, 슈퍼마켓의 바코드 스캐너, 라식 수술, 인터넷 광통신망, 엑스레이, 천체망원경 등이 우리 생활을 어떻게 뒷받침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대 문명이 빛의 도움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매질 없이도 이동하는 빛
태양과 지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태양에서 지구로 빛이 온다. 어떤 물질이 진동해서 햇빛이 지구에 도달했을까? 없다. 파동을 전달하는 물질(매질) 없이도 빛은 지구로 전달된다. 파동이란 물리적 성질이 끊임없이 진동하면서 퍼져나가는 현상이니까 매질이 없어도 뭔가 진동을 해야 이동하지 않을까. 빛 자체는 진동하는 속성이 있다. 전기장과 자기장의 진동이 결합된 빛은 앞으로 나아간다(그림 1).
보이지 않는 빛의 세계
빛을 확인하기 위해 프리즘을 갖다 대면 바닥에 무지갯빛이 선명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빛 안에 빨강에서 보라까지 무지개색이 들어 있다.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외에도 빛은 파장이나 진동수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다. 위치를 파악하는 GPS 시스템은 마이크로파 영역으로 신호를 받고,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같은 무선통신망 역시 마이크로파와 비슷한 진동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우리가 생활하는 공간에는 마이크로파가 끊임없이 돌아다니고 있다.
마이크로파 너머에는 바로 파장이 가장 긴 전파가 있는데 파장이 고층빌딩보다 긴 것도 있다. 어지간한 장애물은 그냥 통과해버리고. 그래서 통신에 유리하다.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이나 우주선들과의 통신에도 전파를 사용하고 은하 중심부나 블랙홀에서 발생하는 전파를 거대한 전파망원경으로 측정해 분석하는 전파천문학이라는 분야도 있다. 보라색 바깥쪽 자외선은 살균력이 커 세균을 제거한다. 자외선 너머 엑스선은 밀도가 높은 뼈는 잘 투과하지 못하고 밀도가 낮은 신체 나머지 부위는 잘 투과하므로 엑스레이 촬영에 사용된다.
초기 빛에서 현대 물리학의 핵심인 현재의 빛까지 설명하는 <빛 쫌 아는 10대>.
CASE BY CASE, 학생별 <빛 쫌 아는 10대> 활용법
1 자연 속 빛이 만드는 세계가 궁금하다면?
볼리비아에 있는 우유니 사막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이라고 불린다. 우기가 끝나는 시점에 물이 찬 우유니 사막은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완벽한 빛의 반사 현상이다. 작은 분수 앞 아름답게 뜬 무지개. “무지개다”라고 외쳐도 건너편 친구는 갸우뚱해한다면? 해를 등지고 서보라고 하자. 물방울에 의해 반사된 빛이 내 눈에 들어와야 무지개를 볼 수 있다. 햇빛이 물방울 속에 들어가면 굴절률에 따라 무지개색으로 나뉜다.
빛의 원리를 이해하면 자연 속에 빛 현상이 보인다. 중1 <과학> ‘빛과 파동’ 단원에서 빛의 직진, 반사, 굴절 등에 대해 배운다. 개념을 단단히 익히면 자연 속 현상들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 1-4장에 나오는 빛의 원리와 성질을 쭉 읽다 보면 교과서 이상의 지식을 얻을 수 있다.
2 인공 빛 관련 최신 과학기술이 궁금하다면?
인류는 불을 이용하면서 생활을 밤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양초, 기름 램프, 가스 등을 이용해 산소를 태우는 격렬한 연소 과정에서 동반하는 빛을 이용해 어둠을 밝혔다. 현재는 대부분 전기를 이용해 빛을 만든다. 필라멘트에 전류가 흐르면 온도가 섭씨 2500℃로 올라가고 노란색 빛이 발생한다. 백열전구의 원리다.
이제는 열손실이 커 효율이 떨어지는 백열전구 대신 LED를 주로 사용한다. LED는 반도체로 만든다. <물리학Ⅰ>에 나오는 반도체 소자를 공부하면 빛을 내는 다이오드인 LED를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이 인공적으로 빛을 만들어온 조명의 역사, 현대 조명 기술을 좀 더 알고 싶다면? 이 책 6장에 자세히 설명돼 있다.
3 우주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천체망원경으로 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도 많다. 우주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도 이 책은 유용하다.
우주의 시작을 보기 위해서는 더 멀리에서 온 빛을 봐야 한다. 멀리 있는 빛은 희미하고 오는 과정에서 더욱 희미해진다. 따라서 더 멀리 볼 수 있는 좋은 망원경이 필요하다. 망원경 관측을 통해 얻은 우주에서 오는 빛 정보는 어떻게 분석할까? 스펙트럼 분석이다. 빛은 상황에 따라 어떤 색은 흡수하고 어떤 색은 내보낸다. 원소마다 전자의 궤도 구조가 달라서 스펙트럼이 달라진다. 이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은하의 질량, 나이를 연구한다. 교과서 내용을 넘어 빛을 알고 싶다면, 이 책 7장의 빛을 분석하는 분광학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림 1_ 전기장과 자기장의 세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면서 진행하는 전자기파.
그림 2_ 전자기파를 파장이나 진동수에 따라 나타낸 전자기파 스펙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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