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교육

뒤로

위클리 뉴스

979호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첨단기술, 자연을 말하다 역설의 미 ‘팀랩: 라이프’

취재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사진 문화창고


<팀랩: 라이프>展


장소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기간 2021년 4월 4일까지
문의 teamlablife.official@gmail.com


손끝이 닿는 순간 스토리가 완성된다

벽면을 가득 채운 화려한 꽃송이들. 가까이 다가가 만지는 순간 속절없이 져버린다. 꽃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동물들. 유유히 거닐다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외마디소리와 함께 사라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선명한 황금빛 해바라기. 손데면 하늘로 흩어지는 노란 꽃잎에 마음 한 편이 아려온다. 시작과 끝이 구분되지 않는 장엄한 물결은 물과 뭍의 구분을 없애며 디지털아트의 극치를 보여준다. 작품에서 한걸음 떨어져 보는 전시가 아닌 관객이 참여하는 순간 스토리가 완성되는 전시, <팀랩: 라이프>전을 만나보자.




아는 만큼 ‘더’ 보인다

뭉치면 새롭다 집단 지성의 힘 ‘팀랩’

팀랩은 2001년부터 세계 무대에서 활동해온 창작집단이다. 미술 작가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음향, 영상 전문가,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등 세계 각국에서 뭉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35명이 합심해 디지털아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지금까지 뉴욕, 런던, 파리, 싱가포르, 베이징, 멜버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전시를 개최했다. 지난 2015년 이들의 작품이 전시된 밀라노박람회 일본관은 6개월간 228만 명이 다녀갔으며, 2016년 12월부터 1년간 이어진 일본 도쿠시마 LED 페스티벌에는 30만 명이 방문했다. 2018년 6월 도쿄에서 시작한 상설전은 하루 평균 6천600명의 관객을 모았다.

디지털 예술은 많은 부분에 있어 기술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 기술이 예술을 대체하고 잠식하고 있다는 비판론도 가능하겠지만 그보다 기술과 예술의 통합이 가능하며 재료와 소재 공간 파괴라는 혁신적 예술관을 수용하는 것이 발전적인 관점일 것이다. 디지털 예술은 지금까지의 미(美)의 개념을 넘어 인간미학의 지평을 한층 넓혀주고 있다.


주목! 미술관 강추 작품 3

<생명은 생명의 힘으로 살아 있다>



전시의 주제를 관통하는 단어인 ‘生(날 생)’을 허공에 붓글씨를 쓰듯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 生은 삶이자 살아 있음이다.
영상 속 生이 천천히 회전하는 동안 글자를 줄기 삼아 잎이 자라고 꽃이 피고 또 시들어 떨어지고 다시 피는, 사계절의 흐름을 담은 화면이 반복된다. 탄생과 죽음 모두 양분될 수 없는 삶의 일부임을 들려주는 작품의 무게감이 감탄을 자아낸다.


<꽃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



계절을 알리는 꽃들이 피어난다. 그 꽃들 사이로 동물들이 태어난다. 다가가 꽃을 만지면 꽃잎이 떨어진다. 동물들도 만지는 순간 사라진다. 이를 보며 자연과 인간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반문하게 된다.
작품은 사전에 영상을 기록해 재생하지 않고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진다. 자연이 그렇듯 지금 이 순간 지나간 장면은 관람객이 두 번 다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작품은 시작과 끝이 없는, 전부 한 획으로 이어진 파도다. 관객은 거대한 물결과 마주하고 다가가 삼켜져 마침내 파도와 하나가 된다.
넘실대는 파도를 따라가다 보면 벽 전체가 울렁이며 마치 바다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듯 핍진감이 넘친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입체적으로 모이면 선이 된다. 이 선들의 집합을 평면화해 거대한 파도로 탄생시킨 팀랩의 기술이 경이롭다.


공간까지 즐긴다! 오감만족 감상 꿀팁

디지털아트의 특성상 8개 전시 공간 모두가 어둡다. 도슨트가 따로 준비돼 있지 않으니 방문 전 검색을 통해 전시의 배경지식을 쌓으면 감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작품은 대부분 관객 참여형으로 제한 없이 만지며 감상한다. 작품 영상과 내가 하나 된 모습을 사진에 담고 싶다면 어두운색의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공간의 <나비 떼(군접도)>를 주목하자. 전시장 밖에서 사람들의 발끝에서 태어난 나비가 유리 경계를 넘어 전시장 안쪽으로 날아와 사람의 손끝에서 죽어간다. 인간과 자연, 생과 사의 사이클을 이보다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양질의 전시·공연과 친해져볼까요? 가보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한다며 멈칫했던 분들, 좀 더 깊게 예술을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내일교육>이 배경지식부터 현장에서 직접 체감한 감상 꿀팁까지 안내합니다. _편집자





[© (주)내일교육,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내일교육
  • 김한나 리포터 ybbnni@naeil.com
  • EDU ACTIVITY [ 예·알·못 위한 pre-도슨트 ] (2020년 12월 02일 979호)

댓글 0

댓글쓰기
240827 덕성여대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