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코로나19 여파로 체대 실기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특히 고민이 깊습니다.
지난 몇 달 동안 실기 훈련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구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 독자입니다.
체고에 다니는 고3 딸아이가 수영 특기자 전형으로 체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1, 2학년 때 전국체전에 나가 입상할 만큼 실기 실력이 좋은 편이어서 나름 기대가 컸습니다.
그런데 올 초 불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될까 봐 걱정이에요.
지난 동계 훈련까지만 해도 열심히 훈련하면서 체력도 올리고 기록도 단축했는데,
몇 달 동안 아예 물에 들어가질 못했으니 타격이 정말 큽니다.
올해 각 체대에서도 ‘이렇게 하겠다’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아 더 답답하네요.
저희 아이처럼 올해 체대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어떻게 해법을 찾아야 할까요?
_ 이메일로 도착한 독자의 고민
A
쌤 생각엔~!
노동기 교사(경기 인덕원고등학교)
네.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교육부나 각 대학에서 인문·자연 계열 학생을 위한 대책에는 관심이 많은 반면, 상대적으로 대면 수업과 실기 연습이 매우 중요한 예체능 계열 진학 수험생을 위한 대책은 전무해 안타깝습니다. 체육 계열 진학 준비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여파가 불러온 여러 가지 문제점과 주력 전형별로 최선의 대책이 무엇인지 짚어드릴게요.
특기자 전형 수험생, 대학에 제출할 경기 실적 확보가 관건
체육 계열의 대입은 크게 특기자 전형과 일반 학생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합니다. 특기자 전형은 대한체육회에 가맹된 단체에 선수로 등록된 운동선수들의 경기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합니다. 반면 일반 학생 전형은 인문·자연 계열처럼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논술, 실기 전형으로 신입생을 뽑죠.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야기된 특기자 전형에서의 문제점은 대학에 제출해 평가받을 경기 실적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대학은 특기자 전형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과 출결에 경기 실적 점수를 등급화해 합산하는 방식을 활용합니다. 물론 연세대나 고려대처럼 학생부 비교과와 자기소개서, 경기 실적 증명서, 각 협회 발급 개인 성적표 및 기타 경기력 증명 서류 등에 대한 정성 평가를 진행하는 대학도 있죠.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실시할 예정이던 협회별 전국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황이어서 올해 고등학교 학생들의 입상 실적은 전무합니다.
개인 종목 선수들도 문제지만, 특히 단체 종목 학생의 대다수가 1, 2학년 때보다 3학년 때 경기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얻기 때문에 입시에 필요한 경기 실적을 쌓기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1, 2학년 경기 실적이 있다면 그래도 나쁘지 않습니다. 지금은 물에 들어가 운동할 수 없다면 경기 능력에 필요한 근력 운동이라도 꾸준히 해서 컨디션을 조절해야 합니다.
비교과 서류뿐 아니라 학업 역량 중요한 체대 입시
남은 기간 교과 활동에서 경쟁력 확보
학생부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죠. 학교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등교 수업 이전의 온라인 수업이나 학교 활동이 쌍방향 혹은 실시간으로 진행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활동이 예년에 비해 매우 부족해졌죠. 등교 수업 후 학교 활동에서도 모둠 활동에 제약이 있어 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창의적 체험 활동도 부족합니다. 일반 학생들과 같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반고에서 할 수 있는 비교과 활동 중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학교 스포츠 클럽 관련 활동이 어려워진 만큼 체대 입시 준비 학생들은 더 난감한 처지예요. 이런 상황으로 인해 올해의 경우 예년과 달리 3학년 때 갑자기 체대를 가겠다고 준비하는 학생들이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시 말해 1, 2학년부터 준비해온 학생들에게 특별히 유리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깁니다. 3학년 때 특별한 비교과 활동 내용을 만들기 어렵고 대학 역시 그런 부분을 고려할 것이므로 1, 2학년 활동을 기반으로 3학년 때는 학업 역량 부분에서 경쟁력을 만드는 노력이 특히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기자 전형, 이달 말부터 열리는 종목별 전국대회에 집중!
수시 모집에서 체대 실기 전형은 실기 실력 수준이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실기 준비는 지도 교사의 피드백과 함께 꾸준한 연습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교사와 학생이 만나 대면으로 진행하는 수업이 늦어진 최근 상황은 절대적으로 고3 재학생들에게 불리한 상황입니다. 소수이긴 하지만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고 학교에서 실기 준비를 하던 학생들이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죠.
체육 입시 학원 등 사교육 기관에서 꾸준히 연습해온 학생도 많겠지만, 정작 그 학생들이 코로나19 감염 불안이나 걱정 없이 오롯이 운동이나 실기 준비에 전념했을지도 의문입니다.
학생 선수의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6월 말부터 종목별 전국대회가 차질없이 열려 지금까지 쌓아온 경기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잡는 것입니다. 협회마다 일정이 다르겠지만 연기된 대회를 취소 없이 개최하려다 보니 거의 2주에 한 번씩 대회가 열립니다. 학생 선수들은 각 대회에서 본인의 운동 능력을 100% 발휘하기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전공 종목에 대한 실기 고사를 치르는 대학들도 있기 때문에 수시 원서 접수를 마친 뒤에도 꾸준히 전공 운동을 병행해야 합니다. 입상 실적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 일반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실기 전형이나 교과 전형 중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빨리 방향을 정하는 게 좋습니다.
학생부 종합·교과, 수시 실기 전형, 3학년 1학기 내신 포기하면 안 돼
종합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운동 능력이나 자신의 관심사를 단기간에 어필하려고 하기보다는,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탐구 활동이나 적극적인 학습 경험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실기 전형은 수시까지 남은 실기 준비 기간이 약 5개월, 정시까지는 8개월 정도의 시간이 있습니다. 정시를 위해 수능과 실기를 동시에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남은 기간 계획을 철저히 세워 부상 없이 꾸준히 준비한다면 예년만큼은 아니더라도 합격에 가까운 기록을 만드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겁니다. 다만 수시 전형을 준비한다면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 관리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기 바랍니다. 교과 등급을 산출할 때 국어 영어 수학 사회, 전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지만, 상위 몇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도 있으니 이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자녀의 대입과 관련된 고민을 보내주시면 적절한 내용을 선정해 해당 분야 베테랑 전문가 선생님의 답변을 지면으로 전해드립니다. 이메일(asjung@naeil.com)로 질문과 연락처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_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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