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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5호

EDU LIFE

우리 가족은 스마트폰 중독?_시간 제한보다 ‘할 일’부터 정하라!

엄마들 모임에서 단골 대화 소재 중 하나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얘기가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성적이 하락한 것은 기본이고 갈등이 고조돼 자녀가 가출을 하고 이로 인해 부자지간에 원수가 됐다는 하소연은 어느 누구 집만의 에피소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중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조기연 원장(오산아동발달센터) 참고 서울성모병원 블로그




“엄마나 아들이나 스마트폰 없인 못 산다고?”

여기 스마트폰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모자가 있다. 엄마는 장보기부터 시작해 각종 업무는 기본이고 최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같은 SNS에 빠져 잠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이제 겨우 40대 중반인데, 얼마 전 병원에서 ‘노안’이란 진단을 받았다.

중학생 아들은 말할 것도 없다.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하고 2G 폰으로 바꿔줬더니 잠자는 아빠의 스마트폰 지문 인식과 패턴, 비밀번호까지 무장해제한 뒤 밤새 게임을 하다 발각돼 오밤중에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지금까지 부서진 스마트폰만 2대!!! 엄마는 ‘스마트폰은 내 친구’라고 말하고 아들은 ‘스마트폰은 공부에 찌든 나를 구해주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이 모자, 혹시 스마트폰 중독은 아닐까?

RESULT

엄마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

엄마는 스마트폰을 2시간 이상 사용한다,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항상 가져간다, 늘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이 든다 등 이렇게 3항목에 체크 했다. 고작 3개 항목인데, 무엇보다 대학생 딸도 비슷한 답을 했는데…. 가족 모두가 스마트폰 노예란 말인가?

아들 스마트폰 중독 의심

아들은 5개 항목에 체크했다.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항상 가져간다’만 엄마와 대답이 일치했고 나머지 4개는 달랐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떨리고 불안하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친구를 잃은 것과 같은 상실감을 느낀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30개 이상이며 거의 다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나의 보물 1호라고 생각한다에 답을 했다.


자가 진단 테스트, 맞거나 틀리거나

스마트폰 자가 진단 테스트를 전적으로 믿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총신대 중독재활상담학과 조현섭 교수는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고 말한다. 설문의 응답 개수에 집중하기보다 피검자가 주로 어느 항목에 체크했는지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것. 앞서 진행된 모자의 검사 결과를 볼 때 응답 개수만 봐도 스마트폰을 과다 사용하는 측은 아들임을 알 수 있다.

엄마는 화장실에 스마트폰을 항상 가져간다, 늘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이 든다 등에 체크해 심리적인 것과는 다소 거리가먼 습관에 따른 행동 특성을 보였다. 반면 아들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떨리고 불안하다, 스마트폰을 잃어버리면 친구를 잃은 것과 같은 상실감이 느껴진다 등에 답한 것으로 보아 스마트폰에 대한 심리적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조 교수는 “아들의 응답 개수와 내용을 보면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따른 중독과 정상의 경계는 자가 진단 테스트로 뚜렷하게 구분할 수 없다. 심리적으로 얼마나 의존도가 높은지,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춘기의 일시적 집착으로 간과하면 안 돼

그렇다면 주로 어떤 경우에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을까? 조 교수는 “자존감이 낮을수록, 부모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할수록 의존도가 높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또 정서적으로 불안하 거나 자신의 정체성에 불만이 많고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이 결핍된 경우, 자기 실현의 좌절을 겪었을 때, 환상적인 사고에 취약한 경우 등에서 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 양상이 발견된다.

만약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인해 중독이 의심된다면 자가 진단 테스트를 해본 뒤 세부적인 서술형 질문에 답해 이를 분석해 보는 것도 중독을 예방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오산아동발 달센터 조기연 원장은 “스마트폰 중독 유형도 여러 가지다. 단순한 금단 현상인지, 집착인지, 내성이 생긴 건지 등을 파악해야 과다 사용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며 ‘표’의 유형 중 내자녀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잘 살피라고 당부한다.

조 원장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전두엽 발달에 영향을 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불면증이나 불안, 수면장애와 같은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며 사춘기의 일시적인 일탈로 보고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전문 기관을 찾는다고 단박에 스마트폰 중독 증상이 완화되지는 않는 만큼 보호자 동반 교육과 상담이 필수다. 중독에 따른 금단이나 도피, 눈속임 등이 상담과 치료 도중에도 발생하는데 이런 때 부모가 “네가 그러면 그렇지” 라는 식으로 비난하면 증상을 더욱 악화할 뿐이라고 덧붙인다.

기관이나 전문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개월간 10회 이상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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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이용해 스마트폰 과다 사용 상담해볼까?

01 스마트 쉼 센터
서울시와 광역시는 물론 전국 주요 18개 지역에서 스마트 쉼 센터를 운영 중이다. 온라인으로 스마트폰 과다 사용 여부를 진단하고 상담받을 수 있고, 직접 방문해 무료로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문의 1599-0075 www.iapc.or.kr

02 아이윌센터
서울시에서 광진, 보라매, 창동, 서대문, 강북, 강서 등 6 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은 물론 인터넷과 게임중독을 진단하고 상담과 치료, 예방 교육을 무료로 진행한다.
문의 1899-1822

03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 발원에서 2014년 8월 전북 무주에 설립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다 사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15일 이상 입소해 상담과 치료를 받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 중이다. 개인과 집단상담은 물론 문화적 감수성을 회복하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체험과 대안 활동, 부모 교육. 부모 상담 등이 진행된다.
문의 063-323-2287 nyid.kyc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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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 EDU LIFE (2019년 12월 25일 9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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