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이라는 대왕고래도 그 시작은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하나의 작은 세포였다.세포 연구는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을 위한 연구다. 병을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이바지한다.
생명의 시작인 세포, 그 비밀의 방이 궁금하다면 세포 연구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도움말 윤태영 교사(서울 숭문고등학교)·김형길 교사(부산 예문여자고등학교)·도정태 교수(건국대학교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자료 건국대학교 줄기세포재생공학과 홈페이지·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생명과학 관련 도서 무엇을, 어떻게 읽을까
관심 분야 책, 스스로 선택 세부 분야는 논문 활용도 방법
서울 숭문고 윤태영 교사는 “관심 이슈 발표를 수행평가로 활용할 때가 있다. 학생들에게는 관심 분야의 신문기사를 검색하고 연계 도서를 통해 심화 활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따로 책 제목을 지정해주지는 않는다.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다양한 책을 선택해 각자 수행을 준비한다”라고 말한다.
<이기적 유전자> <이타적 유전자> <하라하라의 과학 블로그> 등 오래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읽어온 책들도 있지만 누구나 읽는 책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와 연관된 도서를 직접 찾아 읽는 것이 교과 연계 독서는 물론 진로에도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
부산 예문여고 김형길 교사는 “하라하라 시리즈처럼 기초적인 책들부터 대학 전공 과목의 개론서, 번역된 전공서까지 학생들의 독서 범위는 매우 넓다. 교과 활동은 물론 동아리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 자신의 관심사와 관련된 책을 직접 찾아 읽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사는 “필독 도서 목록은 큰 의미가 없지만 생명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종의 기원>은 한 번쯤 읽어두면 좋다”고 전한다. 생존경쟁과 자연선택 등의 이론 뿐 아니라 당시 사회 모습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 책이기 때문이라고.
윤 교사는 “‘좋은 책보다는 ‘이 책이 나의 관심사에 적합한가’를 책 선택 기준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책의 질이 염려된다면 학교도서관에 비치하고 있거나 대형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도정태 교수는 “생명과학은 늘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오는 학문”이라며 “독서를 통해 생명공학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좀 더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정보가 궁금할 땐 신문기사나 논문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귀띰다. 인터넷에서 생명과학 관련 뉴스 스크랩을 찾아보거나 최신 연구 결과나 동향, 논문 등의 자료를 찾고 싶다면 생물학정보연구센터(www.ibric.org) 등의 사이트를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도 교수는 “특히 영어로 된 논문을 한글로 번역해 요약해놓은 자료들도 있어 고등학생이 읽기에 큰 부담이 없다”며 “논문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주제를 깊이 다루기 때문에 교과 내용과 연계된 논문을 함께 읽으면 지식의 확장과 심화는 물론 꼬리 물기 학습의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종의 기원
지은이 찰스 다윈 옮긴이 김관선 펴낸곳 한길사
다윈은 과학탐험선 비글호를 타고 세계를 탐험한 뒤, 현존하는 모든 종은 결국 하나의 생명체에서 기원했다는 이론을 세운다. 다윈은 종 내의 변이가 무작위로 일어났고 이렇게 다양한 변이를 갖춘 개체들은 환경의 적응 능력에 따라 선택되거나 소멸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론을 <종의 기원>에 담았다
수시 합격생이 들려주는 나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한도연 _건국대 줄기세포재생공학과 1학년
“꼬리 물기 독서로 관심 영역 찾아가기”
“<생명과학 Ⅰ·Ⅱ>는 물론 <고급 생명과학>까지 선택할 정도로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독서 기록도 생명과학과 관련된 책이 많아요. 1학년 때는 생명과학 전체를 훑는 독서였다면 2학년 때부터는 한 분야를 집중해 다룬 책을 많이 읽었어요. 처음에는 선생님이 추천하신 책부터 시작했는데 책을 읽다가 궁금증이 생기면 그 내용이 담긴 책을 찾아 읽는 꼬리 물기 독서를 했고요. 꼬리 물기 독서를 하던 중에 <고맙다 줄기세포>를 읽고 줄기세포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답니다.”
고맙다 줄기세포
지은이 라정찬 펴낸곳 끌리는 책
“줄기세포에 대해 알기 쉽게 쓰여진 책이에요. 줄기세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연구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 결과물들 그리고 줄기세포 치료를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은 사례자들의 생생한 체험도 담겨 있죠. 이 책을 통해 성체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 깊어졌는데 지은이의 연구 내용도 찾아볼 만큼 진로에 대한 폭과 깊이를 넓혀줬습니다.”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
지은이 장수철 펴낸곳 휴머니스트
“생물학자 교수가 국어학자 교수에게 일대일로 설명하듯 쓴 책이라 생물학 전반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고3 때 학교도서관을 배회(?)하다 제목이 마음에 들어 고른 책이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생명과학 책들은 내용이 어려웠는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머리를 식혔죠. 생물학이나 생명공학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이 책을 먼저 읽고 관심 분야를 넓혀가도 좋을 것 같아요.”
출판사 비룡소 추천 도서
유전자에 특허를 내겠다고?
지은이 이정모 그린이 홍승우
줄기세포로 나를 다시 만든다고?
지은이 예병일 그린이 조경규
편집부 추천사
생명과학과 의학이 만나는 지점을 살펴보세요
<유전자에 특허를 내겠다고?>는 생명체가 살고 죽는 원리를 탐구하는 가장 오래된 과학이자 미래를 꿈꾸는 학문인 생명과학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라는 기본적 질문에 대해 지은이는 “생명은 스스로 움직이고 반응한다, 생명은 자라고 자기를 복제한다, 생명은 닮았지만 똑같지 않다” 등 생명의 특징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문답을 이어나가죠. 자연 선택설을 통해 진화를 규명한 찰스 다윈과 게놈 해독을 통해 합성 생물학을 개척한 크레이그 벤터 등 생명과학의 선배들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생명의 기원은 무엇인지’ ‘어떻게 1만 가지나 되는 냄새를 구분하는지’ ‘우주에 외계 생물이 있는지’ 등 생명과학에 대한 여러 궁금증들을 눈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줄기세포로 나를 다시 만든다고?>는 사람의 몸을 탐구함으로써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학문인 의학을 소개합니다. 인체의 이해에서부터 시작해 기초 의학과 역사 속 수많은 의사 , 의학을 알려줍니다. 우선 인체가 얼마나 정밀한지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 기초 의학이 어떤 것인지, 역사 속 수많은 의사와 의학자들의 노력으로 의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도 살펴봅니다. 미래의 의학과 줄기세포와 유전자 치료 등 첨단 의학에 대해서도 알아볼 수 있답니다. 두 책 모두 마치 지은이가 옆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쉽고 재미있습니다. 풍성한 일러스트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하고 책 내용을 머리에 쏙쏙 넣어주지요. 두 권의 책을 통해 생명과학과 의학의 세계에 흠뻑 빠져보길 권합니다.
리포터가 읽어보니
의학과 생명공학은 이인삼각 달리기?
두 권의 책을 함께 읽고 나니 각자의 다리 한 쪽씩을 묶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리는 이인삼각 달리기가 생각났다. 의학과 생명공학은 다른 연구 분야처럼 보이지만 생명을 살리고 모든 생명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연구하고 힘쓴다는 점은 일치하기 때문.
얼마 전 무릎이 아프다는 시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다. 인공관절 수술만이 답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사는 ‘성체 줄기세포 치료’를 권유했다. 무릎이 연골을 스스로 만들도록 돕는 치료라는 간단한 설명이었지만 전신 마취와 절개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만으로도 솔깃했다. 외과에서 이런 치료가 가능해진 것도 부단한 세포 연구 덕분 아니었을까? 성체 줄기세포와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 인공 신체를 만들 수 있는 날도 온다고 한다. 장기 이식만이 생존의 답이었던 환자들, 불의의 사고로 불구가 된 사람들에게는 희망의 소식일 것이다. 생명을 위한 일만큼 소중한 일은 없다. 생명공학과 의학에 막연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들을 통해 생명존중의 꿈을 구체적으로 키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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