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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896호

BOOKS & DREAM

공간이 만드는 삶의 변화

아무리 외형이 훌륭한 건물이라도 건물은 그 속의 공간이 지속 가능할 때 의미가 있다. 건축학과가 건물의 골격을 창조한다면 실내건축학과는 건물의 ‘공간’을 창조한다. 친환경적인 생활환경을 계획하고 디자인하며 삶의 질을 높이고 건물이 지속 가능한 가치를 지니도록 만들어간다. 사람의 삶이 담긴 공간에 관심이 있다면 실내건축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취재 김지민 리포터 sally0602@naeil.com 자료 연세대학교 실내건축학과 홈페이지 <한 학기 한 권 읽기>






실내건축학과




실내건축가가 들려주는 실내건축 이야기



실내건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만 해도 미대 조소과 진학을 꿈꾸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후 자연 계열을 선택했는데 예술과 연관 있는 건축에 관심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건축 공부를 하겠다고 생각했다가 실내건축이라는 세분화된 전공을 알게 되었습니다.

건축과 실내건축의 다른 점과 연관성은 무엇일까요?
건축이 큰 ‘덩어리’ 자체, 건물을 싸고 있는 외피와 공간의 구성을 다룬다면 실내건축은 공간 안에서의 사람들의 행태를 이해하고 반영해 이에 맞게 디자인하고 채워 넣는 것이지요. 연관성이 크다고 말하는 게 정확합니다. 건축과 실내건축 모두 그 공간을 누릴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요.

실내건축의 경향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변화하나요?
가장 근본적인 것은 ‘사람’이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이를 위한 공간을 디자인해나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공간에서 사람이 편안할지, 기분이 좋을지, 행복할지 등을 충분히 고려해 이에 중점을 두고 진행해나갑니다.

실내건축가로서 갖추어야 할 인문학적 소양과 기능적 소양이 있나요? 평소 생활 속에서 어떤 부분에 관심을 기울이면 좋을지?
늘 새로운 것에 열려 있어야 합니다. 심리학에서부터 철학, 사회학 등 인문학적으로 다양한 지식을 얻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기능적으로는, 업무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활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생각하는 바를 남들에게 바로 전달할 수 있는 스케치 능력을 갖춘다면 금상첨화겠지요. 평소에는 생활 속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갖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관찰하기를 추천합니다. 보고 느끼며 경험하는 모든 것들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유현준 교수의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추천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고,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도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줍니다. 특히 건축, 공간, 도시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르 코르뷔지에 건축가의 길을 말해 줘
지은이 이재민 펴낸곳 1만 원




집을 생각하다
지은이 최명철 펴낸곳 청림라이프 1만8천 원




건축이 건네는 말
지은이 최준석 펴낸곳 아트북스 1만5천 원




김석훈 교수 추천 도서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지은이 유현준 펴낸곳 을유문화사 1만5천 원



수시 합격생이 들려주는 나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내 건축 공부의 시작 - 사람과 공간
“건축에 대한 관심은 1학년 때 인테리어 잡지에서 ‘자폐 아동을 위한 집’이라는 칼럼을 읽으며 갖게 됐어요. 공간이 인간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 알고 나서 건축에 대한 흥미가 생겼거든요. 건축으로 방향을 정하고 나니 모든 학교 수업이 건축을 이해해가는 방향 잡이가 되었답니다. 1학년 <수학> 시간에는 유명한 건축물을 통해 유클리드 기하학과 위상수학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었고 <동아시아사> 수업 시간에 조사한 중국의 공통가옥 ‘토루’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셰어하우스를 구상하기도 했어요. 동아리 활동이나 독서 수업에 진행되는 모든 발표는 건축이 소재가 되었죠. 제가 읽고 추천한 책들은 권장 도서가 아니라 도서관에서 마음 가는 대로 골라 읽은 것들이에요. 진로 관련 독서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고 나만의 생각 또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니까요.”





길모퉁이 건축
지은이 김성홍 펴낸곳 현암사 2만 원

도시의 중간지대에 있는 길과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인류의 속도를 바꾼 결정적인 네 국면 ‘수레-자동차-승강기-온라인’을 통해 건축과 문명의 역사에서 우리 도시의 자화상을 찾는다.

“이 책을 읽을 때만 해도 실내건축에 대한 개념이 없었어요. 실내건축은 건축물의 외형에 종속되는 부수적인 요소라고만 여겼죠. 미래 도시는 사람보다 기술의 정거장이 되겠지만, 인간 소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축이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 속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_공간 디자인
지은이 김석훈 펴낸곳 길벗 2만7천 원

효율적인 공간 디자인에 숨어 있는 디자인 콘셉트와 인간 기준의 ‘디자인 요소’에서부터 통일성과 조화, 균형, 대비, 강조를 통한 ‘디자인 법칙’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실내건축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생겼어요. ‘공간은 인간을 담는 그릇’이라는 지은이의 말처럼 공간은 조형적인 아름다움보다 사람의 생활방식에 맞게 디자인돼야 하고 미래의 건축은 건축과 인테리어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키워주었답니다. 건축의 본질이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고요.“



출판사 컬처그라퍼 추천 도서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지은이 승효상 펴낸곳 컬처그라퍼 1만3천800원

EDITOR SAYS
여행을 통해 발견한 건축과 삶에 대한 사유를 담은 한 건축가의 수도록(修道錄)
‘빈자의 미학’이라는 건축 철학으로 유명한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건축가 승효상.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는 여행길에서 만난 건축과 그것이 이루는 삶의 풍경들을 기록한 인문 에세이입니다. 건축가의 여행이라는 주제를 다룬 이 책이 인문서인 이유는 전문적인 건축 이야기나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죠.
오랫동안 건축을 인문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데 노력해온 지은이의 말을 들어보시죠. “바른 건축 공부란 우리 삶의 형식에 대한 공부여야 한다. 따라서 건축을 굳이 장르로 구분한다면 그것은 인문학이다. 그리고 삶의 실체를 그려야 하는 건축가에게 가장 유효한 건축 공부 방법이 바로 여행이다.” 지은이의 말처럼 이 책은 여행의 견문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뿌리내리고 사는 집과 도시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건축과 건강한 도시인지를 함께 성찰하는 명상록이자, 실천을 고민하는 한 건축가의 수도록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건축가 승효상의 건축 철학이 집약되어 있는 책입니다. 동시에 문필가로도 이름 높은 지은이의 문학적 향취도 함께 만날 수 있지요. 담담히 써내려간 간결한 문장 안에 담긴 사유의 묵직함 속으로 함께 들어가보시지요.



REPORTER’S REVIEW
역시 사람, 언제나 사람_ 미래의 건축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전략)
오랜 시간을 순명하며 살아나온 것
시류를 거슬러 정직하게 낡아진 것
낡아짐으로 꾸준히 새로워지는 것
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후략)
책을 펼치면 박노해 시인의 시 <오래된 것들은 아름답다>를 만날 수 있다. 시를 천천히 소리내 읽다 보면 건축물을 바라보는 지은이의 애정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이 책에는 지은이가 전하는 ‘사람과 삶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건축’에 대한 성찰이 깊게 담겨 있다. 보고 만지고 느꼈던 건축물들의 아름다움과 의미, 이름이 있는 또는 이름 없는 건축가들에 대한 존경과 찬사, 건물 또는 공간이 주는 위로와 안식이 가득하다. 또한 앞으로의 건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건축·설계라는 것은 우리 삶을 조직하는 일이며, 건축은 어디까지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삶에 대한 실체를 그려야 하는 건축가에게 가장 유효한 건축 공부 방법이 바로 여행이다.” “영혼이 거주할 수 없는 건축, 그것은 박제이며 재료일 뿐이다.”
건축에 처음 관심을 기울이는 학생들이 지은이의 말들을 마음에 새기며 ‘건축은 사람을 위한 것’임을 각인하면 좋겠다. 사람과 자연이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을 각인한 건축가의 건물과 공간은 오래도록 아름답게 남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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