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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1호

WEEKLY CLOSING

진로선택 과목, 대학은 어떻게 평가할까

흔히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라고 한다.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진로선택’ 과목을 둔 것이 특징이다.
진로선택 과목은 고교와 대학에 많은 과제를 던져줬다. 고교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야 하고,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도록 돕고 지도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의 과목 선택 이력, 이수 과목의 내용과 수준, 성취 결과 등을 평가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대학 전공별·계열별로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교과목의 기준을 검토해야 한다.
지난 2018년 8월 교육부는 진로선택 과목의 대입 활용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022학년 대입 제도 개편안에서 진로선택 과목은 대학에게 석차등급을 제외하고 3등급의 성취도(A-B-C)로 제공하되 원점수, 평균, 이수자 수, 성취 수준별 학생 비율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학생부 양식도 진로선택 과목은 공통·일반선택 과목과 분리해 음악·미술·체육처럼 별도로 두기로 했다.
석차등급 없는 진로선택 과목을 대학은 어떻게 평가할까. 성취평가제로 표기된 교과 성적을 대학은 어떻게 평가할까. 현재 학생부에서도 석차등급으로 표기되지 않는 과목이 있다. 13명 이하의 소수가 수강하는 소인수 과목과 여러 학교가 협력해서 개설한 온라인·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은 석차등급 없이 ‘•’으로 표기할 수 있다. 상대평가로 인한 등급의 불리함을 해소해 학생의 자유로운 과목 선택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조치다.


이미 여러 시·도교육청에서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어 최근 학생부에 소인수 과목, 공동 교육과정의 기록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학은 이런 과목을 정량평가하는 학생부 교과 전형보다는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주로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종합 전형에서 석차등급 없이도 원점수, 평균, 이수자 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등을 통해 교과를 ‘정성평가’하는 것이다.
소인수 과목과 공동 교육과정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개별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과목을 이수한 유형, 학생의 진로나 관심 분야에 대한 탐색 차원에서 이수한 유형, 지적 호기심으로 수준 높은 전문·심화 과목을 이수한 유형이다. 이렇게 이수한 세 가지 유형은 종합 전형에서 발전 가능성, 전공 적합성, 학업 역량 등으로 평가받는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관계없이 개별 학교에서 개설하지 않은 과목을 찾아서 듣는 학생이 있다면 주도적인 탐색 과정과 학습 태도, 의지, 열정을 고려해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본인의 진로나 관심 분야에 관련한 교과목을 이수하고 성취도가 우수하다면 전공 적합성과 관련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수업 과정에서 생긴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전문·심화 과목을 이수했다면 학업 역량 평가에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대학은 수준 높은 전문·심화 과목을 이수한 그 자체로 학업 역량이 높다고 평가하기보다는 관심 영역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주도적 태도에 의미를 둔다. 석차등급 없이도 원점수, 평균, 이수자 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을 면밀히 살펴 그 의미를 해석한다.
다만, 현재 소인수 과목과 공동 교육과정의 경우 이와 연관된 내용을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록한 사례가 그리 많지 않아 한계는 있다. 평균 성적과 비교해 원점수를 살펴보면 과목 이수의 성실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을 학생부의 다른 영역, 자기소개서 기록과 연계해 평가한다.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기소개서에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자율동아리 활동과 같이 명칭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이수 과목의 내용 및 성취 과정을 중요하게 살핀다. 공동 교육과정이 개설된 장소가 교내인지 외부인지, 온라인인지 오프라인인지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지만, 평가 시 고려 대상은 된다. 그 과정이 궁금하다.
고교와 대학 모두 고교학점제 준비로 분주하다. 올해 대학에서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대비한 대입 평가에 맞춰져 있다. 가깝게는 진로선택 과목의 고교 준비 과정을 보면 고교학점제의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대학은 진로선택 과목의 세부 평가 기준을 마련하면 자연스럽게 고교학점제 평가를 대비하게 될 것이다. 2020학년 소인수 과목과 공동 교육과정, 2022학년 진로선택 과목의 세밀한 대입 평가 기준 준비야말로 거대한 조류로 다가오는 2025학년 고교학점제 평가의 예행연습이 될 것이다.



임진택
경희대학교 수석입학사정관·입학전형연구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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