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남학생을 둔 엄마입니다. 2학기 기말고사 시작 전날 A형 독감 확진을 받았어요. 담임 선생님께 문의하니 A형 독감 확진을 받은 학생이 많은데 일부는 결시하고, 상태가 호전된 경우엔 전염 확대를 우려해 가사실과 과학실에서 격리된 상태로 시험을 치른다고 하셨지요.아들은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지만, 고열과 몸살 증상이 지속돼 시험 기간 내내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말았네요. 문제는 성적 처리인데요. 아들 학교는 무조건 중간고사 성적 100%를 반영한다고 하더군요. 중간고사 시험 성적이 저조해 기말고사를 열심히 준비해온 상황이라 매우 안타까웠죠. 이처럼 독감으로 기말고사 결시시 중간고사 성적 100% 반영이라는 기준이 모든 학교에 일괄 적용되는지,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_서보현(43·서울 강북구 수유동)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 중학교는 중간·기말고사 성적 100% 반영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중학교는 결시 시험을 기준으로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100% 적용하는 게 원칙입니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과 학업관리 담당 김양수 장학사는 “교육부는 큰 테두리로 법정전염병에 따른 시험 결시에 관한 지침을 제시한다. 하지만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에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설명합니다. 김 장학사는 고등학교는 학교의 설립 취지에 따라 교육과정과 평가 방법, 학생 구성원의 특징이 상이하므로 특정한 내용을 규정해 강제적으로 일괄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른다고 덧붙입니다.
이는 비단 서울시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다른 지역도 비슷한데요. 법정 전염병으로 기말고사에 결시했을 때 서울 소재 ㅊ고는 중간고사 성적 100%를, ㅎ고는 80%를 반영합니다. 또 경기도에 있는 ㅂ고는 중간고사 성적 100%를 반영할 때 원점수를 그대로 적용하지 않고 시험의 난도를 고려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각각의 평균 차이를 백분율로 곱해서 성적을 환산합니다. 결시 관련 결정도 학교마다 각기 다릅니다. 법정전염병 완치 판정을 받지 못했다면 무조건 결시로 처리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동일한 전염병 진단을 받은 학생끼리 특정 장소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허락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최근엔 시험 감독관의 감염을 우려해 시험 진행은 지양하는 상황이며 이는 중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법정전염병으로 인한 수행평가 결시는 학교장과 담당 교사의 재량에 따라 달리 운영되는 게 일반적입니다. 수행평가는 특정 날짜와 시간에 치르는 지필고사와 달리 학년과 과목, 시간표에 따라 평가일과 방법, 기준이 다르다는 게 그 이유인데요. “형평성을 고려해 주제를 달리하거나 기본 점수 인정, 감점 등이 적용되기도 한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설명입니다.
김 장학사는 “최근 A형 독감이 유행이라 기말고사 결시 학생이 늘면서 그 처리 기준을 두고 형평성을 논하거나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많은 게 사실이다. 서울시교육청도 이에 따른 문제점과 민원을 인지하고 있는 바, 오는 2월 법정전염병 관련 시험 결시 인정점 부여에 관한 기준 개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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