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고3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지금 학교에서는 예체능 대학 수시 실기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조퇴를 꽤 많이 한다고 해요.4교시가 끝나면 집에 가는 친구들이 많다는데요. 저희 아이도 학교 분위기가 너무 어수선해서 일찍 조퇴를 하고 싶다고 하네요. 아프지도 않은데 질병 조퇴를 할 수도 없고 이유 없이 조퇴하는 것은 무단 조퇴가 돼서 학생부에 다 기록될 텐데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_ 김정호(52·인천 서구 청라동)
학생부에서 출결 반영하는 대학 늘어, 출결 관리 소홀히 하지 말아야
예체능 대학 수시 실기 시험이 다가오면서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예체능 영역은 학교에서 입시 준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보니 학원에 가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정규 수업 시간에 이유 없이 학교를 나가는 것은 용납되지 않습니다. 교사들에 따르면 오래전 일부 학교에서는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다는 증명서를 가져오면 출석한 것으로 인정해 준 적도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학교를 빠지거나 조퇴하면 사고(무단) 결석이나 사고 조퇴로 처리됩니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과 실기로만 선발하는 대학이 많고 수시에서도 3학년 1학기 학생부만 반영되므로 학생들은 3학년 2학기 출석을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수생의 비율이 높은 예체능 입시에서 한 번에 합격하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재수를 하게 될 경우, 학생부는 대부분 3학년 2학기까지 반영되고 출석은 학교생활의 성실성을 보여주는 척도이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경기 인덕원고 노동기 교사는 “학생부 중 출결을 반영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만약 올해 불합격하고 내년에 수시에 도전한다면 불리할 수 있다. 수시뿐 아니라 체대 정시에서도 한국체육대, 백석대 등은 출결을 반영한다. 사실 체대 실기는 체력적 한계로 하루 종일 할 수가 없는데도 아이들은 마음이 조급해지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 조퇴하는 것이다.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오금고 문형금 교사도 “실제로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내신 성적 4등급 학생은 붙고 2등급 학생은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대학에 전화해보니 내신 성적뿐 아니라 학생부에 기재된 전체를 정성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단계에서 떨어진 학생의 학생부에는 무단 결석이 3회 있었다. 미대 입시에서도 종합 전형으로 선발하는 대학이 늘고 있고 재수를 한 경우에는 3학년 2학기까지 학생부를 반영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실 현재 학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예체능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만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입시 준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시에는 학생부가 들어가지 않으므로 정시에 올인하고 수능과 실기만 한다며 학교를 빠지는 학생의 입시 결과가 좋은 경우는 별로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문 교사의 제안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교육청 차원에서 예체능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세워주면 좋겠습니다. 또 학교장의 마인드도 중요합니다. 수업 시간에는 일반 학생과 달리 별도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최소한 실기실이라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학교에서 준비할 수 있다면 아이들이 수업을 빼먹고 학원으로 몰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취재 조진경 리포터 jinjing87@naeil.com
댓글 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