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서는 국어뿐 아니라 거의 전 교과에 글쓰기 수행이 있다. 대개 과정 평가를 위해 학교 수업 중 제한된 시간 내에 쓰기가 이뤄진다. 하지만 일기를 쓸 때도 노트 반 장을 채우기 힘든 수준이라면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제 난도가 높아지므로 중학교 시기에 기본적인 글쓰기를 익혀두라고 조언한다.생각의 힘도 길러주는 글쓰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독서 감상문을 중심으로 알아봤다.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이민영 교사(경기 구성중학교)·이은애 교사(경기 이목중학교)
좋은 평가 받으려면 나만의 생각+논리적 표현력
글쓰기 수행이 가장 많은 과목은 국어다. 독서 감상문·서평·주장하는 글쓰기·설명하는 글쓰기 등이 다양하게 이뤄진다. 각 단원에서 배운 이론을 글쓰기를 통해 활용하는 과정인 셈이다.
경기 이목중 이은애 교사는 “문학 감상·문장·어법·표현력 등을 익히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영역별로 글쓰기 수행평가를 하고 있다. 국어에서 배우는 내용 자체가 어법·문장·표현력 등이므로 세부적인 부분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주로 독서 감상문을 많이 쓰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방학 숙제 등으로 꾸준히 해왔지만 여전히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이 교사는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는 글이라 주관적인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자신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에 대한 근거, 즉 이유를 설명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상’이라는 학생 개인의 관점에서 책을 이해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글로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독서 감상문은 다른 과목에서도 수행평가로 많이 한다. 평가 기준이나 작성 요령은 국어와 조금 다르다. 과학의 경우 교과 단원 특성과 관련지어 관심과 생각을 독서로 확장하는 차원에서 이뤄진다. 읽은 내용을 잘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했는지, 용어 사용이 적절했는지 등을 주로 평가한다. 국어에 비해 어법 등은 반영하지 않는 편이다.
수학에서는 본격적인 글쓰기보다는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하는 논술 평가를 주로 한다.
경기 구성중 이민영 교사는 “주어진 논제를 수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쓰게 한다. 수학적 개념과 기호가 올바르게 사용됐는지, 풀이 과정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는지 등을 주로 평가한다. 독서 감상문은 주관적인 글이고 정해진 답이 없으므로 수학에서 성적에 반영하기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장력을 보거나 많은 분량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논리적으로 서술하지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 교사는 “문제 풀이에는 익숙하지만 논리적 의사 표현 능력은 부족한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며 수업 시간 발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논리적 말하기부터 연습하라고 조언했다.

시작부터 막막할 땐 ‘한 문장’ 주제 쓰기부터
독서 감상문을 잘 쓰려면 우선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내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이뤄져야 자신만의 생각과 느낌을 추출할 수 있다. 이 교사는 “글쓰기 전 준비 과정에 충실하게 임하는 게 중요하다.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르는 생각들, 즉 특히 인상적이었거나 더 생각해보고 싶은 내용 등을 메모하라”고 조언했다.
평소 책과 담을 쌓았다면 제대로 읽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 하지만 밑줄 치고 메모하며 읽었더라도 막상 쓰려면 막막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은 주제를 먼저 정하고 쓸 내용을 조직한 뒤 글을 쓰는 단계별 방법을 통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교사는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뒤 한 문장으로 주제를 정한다. 그 뒤 처음-중간-끝으로 나누어 각각에 어떤 내용을 쓸지 개요서에 간단히 정리하고, 그걸 참고해서 글을 쓰면 된다”고설명했다.
예를 들어 14살 소년의 축구 유학기를 다룬 <나는 브라질로 간다>라는 책을 읽었다면 ‘꿈을 이루기 위해 그 어떤 어려움도 참고 견디는 도전 정신’ 등과 같이 한 문장으로 주제를 잡는다. 같은 책을 읽었더라도 주제는 각자 다를 수 있다.
주제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 구성도 달라진다.
개요서 양식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세 칸으로 나뉜 표에 써도 되고 그냥 노트에 칸을 구분해서 기록해도 된다.
이 교사는 “처음 부분에는 책을 읽게 된 계기를 주로 쓴다.
중간 부분은 글의 본론에 해당되는데 주제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내용들을 담을 수 있다. 끝 부분에서는 앞에 쓴 내용들을 정리하고 마무리한다”며 이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쓰기 요령이므로 각자의 역량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사는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를 활용해 쓰기 과제를 할 때는 그대로 인용하지 말고, 자신만의 생각을 반영해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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