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되니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의 지난 학년 나이스 기록을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뜻밖의 칭찬 글로 가득한 학생부에 뿌듯해하기도 하고, 모범생인 줄 알았던 자녀에게서 의외성을 발견해 놀랐다는 반응도 있다. 이에 관해 중학교 교사들은 나이스는 학교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학생부를 열람해 자녀의 성적은 물론 건강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며, 평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자녀를 이해하는 도구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취재 심정민 리포터 sjm@naeil.com
도움말 김종완 대표(에듀바른)·노성빈 교사(서울 한울중학교)·오인 교사(서울 상봉중학교)·최이권 교사(서울 언주중학교)
자료 교육부 참고 <중학생 자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학생부 워크북>
Reader’s Letter
얼마 전 중2 아들의 학부모 총회에 갔다가 학교 엄마들이 나이스 얘기를 하더라고요. 종합 의견에 딸 칭찬이 가득하다고 자랑하는 엄마부터 나이스 로그인과 공인인증이 너무 힘들다는 불평도 있었죠. 저도 나이스 홈페이지에 방문했는데 아직 학생부가 올라와 있지 않더라고요. 가입부터 열람까지 쉽지 않던데…. 학생부는 꼭 나이스에서 봐야 하는 건지,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알려주세요. _김지연(43·서울 중랑구 묵동)
Q1 나이스를 열람할 수 있는 기간이 따로 있나요?
기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1년 내내 언제든 나이스를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 면면을 살필 수 있다. 단 1학기와 2학기로 나눠 학교생활 내용을 기록하는 항목들은 학기를 마치기 전까진 해당 내용을 볼 수 없다. 서울 언주중 최이권 교사는 “학생부 열람 시 봉사활동과 지필평가 결과는 1학기와 2학기로 구분해 기록한다. 학교나 담임교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빠르면 1학기를 마치고 여름방학 직후까지, 늦으면 2학기 개학 이전까지 기록을 마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일부 기록이 누락되면 학교에 확인해보라고 권한다.
Comment “학기 중에도 가끔 나이스에 방문해요. 1365 자원봉사포털 통해 진행하는 봉사활동은 바로 나이스로 연계되므로 누락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혹시 부족할지 모르는 봉사 시간도 점검할 수 있어요.” 고정은(48·서울 송파구 거여동)
Q2 학교 활동에 관한 내용이 빠졌다면 수정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독서는 한 학년 동안 교과와 공통으로 나눠, 독서 기록장에 작성한 내용만 학생부에 입력할 수 있다. 교과는 말 그대로 교과와 연계된 독서를 진행하고 이를 해당 교과 교사에게 제출하며, 공통은 학교에서 전학년이나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서를 진행해 담임교사에게 독후감을 내는 형식이다. 독서 기록 누락 시 학생부 기록이 마감되기 전, 자녀가 담당교사에게 독서 기록장을 제출하면 빠진 기록을 추가로 적용해준다. 봉사활동도 누락이 잦은 편이다. 봉사활동을 한 기관이 VMS나 DOVOL이라면 1365 사이트에 방문해 로그인한 뒤 자원봉사 연계를 해야 나이스에 기록이 접수된다.
Comment “중3 때부터 독서에 열중했는데 자사고 면접에서 면접관이 갑자기 독서를 열심히 한 이유를 물어보더래요. 고입에선 독서 활동관련 질문이 잦으니 나이스로 자녀의 독서 습관을 함께 돌아보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김명희(45·서울 강남구 역삼동)
Q3 종합 의견 란에 “학업 능력이 우수하나 협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식의 부정적인 내용이 있는데 고입에 영향이 클까요?
현재 특목고·자사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이다. 에듀바른의 김종완 대표는 “학생부에 부정적인 내용이 있다면 경쟁자의 내신이나 면접이 같은 조건일 경우 불리한 건 사실이다. 단,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므로 부정적인 내용을 소재로 이를 극복한 사례를 적으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전국 단위 특목고·자사고는 재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므로 인성 영역에서 공동체 의식과 협업 능력을 중요시하니 염두에 두라고 조언한다.
Comment “저희 딸도 중2 종합 의견 란에 다소 이기적이라는 문구가 있더라고요. 속상하지만 서운한 마음을 누르고 담임선생님을 찾아가 아이의 단점을 몰랐다며 조언을 구했죠. 그래서일까요? 연관성은 없겠지만, 중3 종합 의견 란에 자신의 단점을 알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고 적혀있더라고요.” 한혜정(47·서울 성동구 옥수동)
Q4 나이스를 보니 중1 때와 달리 중2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이하 세특)란에 내용이 전혀 없는데 오류일까요?
중1은 자유학기제 혹은 자유학년제로 시험이 없다. 성적은 없지만 과목별 세특이 상세하게 기록된다. 반면 중2부터는 학년마다 총 4회 과목별 지필고사를 치른다. 성적이 기록되나 세특 기록은 단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 상봉중 오인 교사는 “교사에게 세특 작성에 관한 의무 지침은 없다. 다만 수업을 대하는 태도가 진지하고 남다른 창의성을 발휘한 학생은 교사의 재량에 따라 기록할 수 있다”고. 일부 학부모는 나이스 열람 뒤 세특의 내용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는데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으니 참고하라고 덧붙인다.
Comment “중2 때 영어 과목을 제외하고 전 교과에서 세특란에 어떤 내용도 없어 당황했어요. 고입에 불리할까 걱정했는데, 올해 외고에 합격했어요. 딸은 영어 교과 세특이 있고 내신 성적도 나쁘지 않아 학업 역량을 평가받은 것 같다고 해요.” 이상희(44·서울 중구 신당동)
Q5 나이스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노 교사는 꼭 특목고·자사고를 목표로 입시를 준비하지 않더라도 중학 단계에서 자신의 학생부를 꼼꼼히 살펴보는 노력을 하라고 강조한다.
또 나이스를 통해 자녀의 학교에서 입소문난 방과 후 수업 커리큘럼을 보고 신청도 할 수 있어 유용하다. 교사와의 상담도 나이스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학생상담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방문·전화·게시판 이렇게 세 가지 상담 유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전화 또는 방문 상담을 선택하면 특정 날짜와 시간을 지정할 수 있고, 게시판 상담을 선택하면 궁금하거나 상담하고 싶은 내용을 적을 수 있는 화면이 뜬다.
Comment “나이스가 공인인증이 까다롭긴 하지만 로그인만 하면 활용할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특히 초등학생 때부터 현재까지의 건강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카테고리가 유용해요. 성장 추이나 체력 등급, 예방접종현황, 검사 병원 이력을 모두 볼 수 있어요.” 정서경(47·서울 노원구 중계동)
Q6 나이스 가입이나 열람이 매우 불편한데요.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나이스는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는 학부모들에겐 유용한 서비스다. 하지만 나이스를 활용해 학교생활 관련 각종 제증명 서류를 출력할 때 서버가 다운되거나, 공인인증을 신청하고 등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불편하다는 평가가 많다.
서울 한울중 노성빈 교사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는 게 번거롭거나 학생부만 출력해서 보고 싶다면 학부모가 학교 행정실에 방문하거나 학생이 발급을 요청하면 된다”고 전한다.
Comment “1년에 두 번, 학부모 총회나 학부모 상담 기간에 행정실에 먼저 방문해 딸의 학생부 출력을 요청해요. 상담 전 먼저 학생부를 읽고 궁금한 내용에 밑줄을 그어요. 실제 상담 시에는 해당 내용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언을 구해요.” 신미정(46·서울 종로구 명륜동)
TIP 나이스란?
나이스(www.neis.go.kr)는 교육부에서 만든 교육 행정 정보 시스템이다. 굳이 학교에 찾아가지 않아도 학교 정보뿐만 아니라 성적이나 출결, 봉사와 동아리 활동, 반 배정 등에 관련해 민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나이스 대국민정보사이트에 방문 ▶ 회원가입을 한 뒤 ▶ 자녀 정보(학교와 학년)를 입력하고 ▶ 학부모 인중서 발급과 신청을 하면▶학부모 서비스 이용을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학부모 인증서 발급 부분이다. 현재 사용중인 은행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거나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인증서 업체를 이용해 등록할 수 있는데, 유효 기간은 1년이다. 자녀 학교의 일반 정보는 로그인만으로 열람할 수 있지만, 학생부는 공인인증 로그인이 필수니 참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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