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김한나·송지연 기자 ybbnni@naeil.com
/윤리 교과 자문 교사단/
박석환 교사(서울 휘경여자고등학교)
오청락 교사(서울 영동일고등학교)
최정윤 교사(서울외국어고등학교)
<호모 데우스>
★★
지은이 유발 하라리
펴낸곳 김영사
※★의 개수는 난도를 의미. 적을수록 읽기 쉬운 책.
“늙지 않고, 아프지 않고, 원하는 능력을 마음껏 높일 수 있다면? 게임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변화는 이미 현실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인간은 이제 신에 가까운 존재, ‘호모 데우스’가 되려고 하거든요. 한데 여기서 한 가지 불편한 질문이 생깁니다. 몸의 절반을 AI 장기로 바꾼다면 그 사람은 여전히 ‘인간’일까요? 책은 이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인간다움의 의미와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가 잃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를 날카롭게 파고듭니다.”_ 자문 교사단
/한걸음 더
/☑️ 인간과 AI의 차이가 사라진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친구들과 토론하기 /☑️ 호모 데우스가 현실이 된다면 지금의 학교·직업·가족 같은 사회 제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하기 /☑️ 기술 발전의 혜택이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불평등이 생길지 예측하기/// |
/ONE PICK! 함께 읽기/
욕망하는 인간, 기술로 불멸을 꿈꾸다
인류는 오랫동안 기아와 전염병, 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워왔다. 그러나 이 책의 지은이 유발 하라리는 이제 인류가 단순한 생존의 시대를 넘어섰음을 선포한다. 과거 인간의 가장 큰 목표가 살아남는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인간은 더 오래 살고, 더 행복해지고, 결국 죽음마저 극복하려 할 것이라는 얘기다. ‘호모 데우스’는 그런 미래의 인간, 즉 신(Deus)에 가까워진 인간을 뜻한다.
책은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의 발전이 인간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되리라 전망한다. 인간의 신체와 지능은 기술에 의해 강화되고,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판단과 창조의 과정은 알고리즘이 대신한다. 그 과정에서 세상은 인간 중심의 질서에서 데이터 중심의 질서로 이동하고, 인간은 머지않아 엔지니어에서 칩으로, 나아가 데이터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간이 더 이상 세계의 절대적 주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미래 기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인간의 몸을 기계와 인공지능으로 계속 교체해나간다면 어디까지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인간과 AI의 차이가 거의 사라진 시대에도 인간의 존엄성은 유지될 수 있을까? 책은 역사와 철학, 생명과학과 컴퓨터공학을 넘나들며 이러한 질문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방대한 지식을 세련되게 엮어내는 지은이 특유의 필력 덕분에 첫 장을 펼치면 끝까지 읽게 되는 흡입력도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책은 미래를 단순히 낙관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다. 기술 발전이 인간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갈 수 있는지 보여주며 그 변화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AI 시대를 살아가야 할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호모 데우스>는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기 이전에,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를 다시 묻게 만드는 문제작에 가깝다. 읽고 나면 한동안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라는 섬뜩한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연계 전공 | 의예과
의약학 계열, 보건 계열, 생명공학과, 정보·컴퓨터 계열, 철학과 등
“방학 중 만든 독서 목록으로 시간 절약했죠”
정현수
서울대 의과대학 1학년
(경기 용인홍천고)
Q. 전공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부터 자가면역질환을 앓는 가족과 함께 병원을 자주 다녔어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가족의 병세를 지켜보며 난치병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죠. 처음에는 가족이 앓고 있는 질병에만 주목했는데, 점점 자가면역질환, 대사성질환 등 다양한 종류의 질병으로 관심사가 넓어졌어요.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수학과 생물학은 물론 외국어, 철학 등 다양한 영역의 교양 수업을 들으면서 기초 역량을 쌓고 있어요. 또한 여유를 두고 의사로서의 세부 전공을 고민 중입니다. 처음엔 인체의 호르몬 생성·분비와 관련된 내분비내과를 희망했는데, 본격적인 공부와 실습이 시작되면 마음이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전공을 선택하든 질병을 치료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Q. 고교에서 독서 활동을 어떻게 했나요?
모교는 매일 아침 책을 읽는 ‘슬로 리딩 프로젝트’를 비롯해 수업 중 독후감 작성 활동, 동아리 내 독서 토론 활동 등 책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그때마다 책을 새로 찾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방학에 읽어볼 만한 책들을 미리 탐색했죠. 관심사를 탐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은 수학, 화학, 생명과학, 철학 등 여러 영역으로 분류해두고 필요할 때 참고했습니다.
이때 유명한 책만 읽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바꿀 ‘나만의 책’을 적극적으로 찾아봐도 좋아요. 예를 들어 저는 샤를 페펭의 <7일간의 철학여행>을 읽은 일이 기억에 남아요. 평소 사소한 생각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미래를 대비하는 긍정적 사유와 과거를 후회하고 걱정을 일으키는 부정적 사유를 구분할 수 있게 됐어요. 이후 지은이의 다른 책을 찾아보며 철학에 관심을 가졌죠.
/추천 도서/
<침묵의 봄>
지은이 레이첼 카슨
펴낸곳 에코리브르
DDT 살충제의 위험성을 고발하고 사회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성공한 유명 도서입니다. 화학 물질의 개발 과정에서 과학자가 지녀야 했을 윤리를 돌아보게 만들죠. 저는 특히 내분비계를 교란하는 환경호르몬에 대한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어요. 이후 내분비 교란 물질의 종류와 각각이 내분비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했었죠.
이 책은 의약학 계열이나 자연과학 계열, 공학 계열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 그중에서도 기본적인 과학기술 윤리를 알아보고 싶은 학생이 읽으면 좋아요. 저처럼 현재도 남아 있는 내분비 교란 물질을 사회적·기술적으로 개선할 방법을 찾고 싶은 경우에도 추천합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지은이 빅터 프랭클
펴낸곳 청아출판사
지은이가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서 지켜본 죽음의 양상을 가감 없이 서술한 책이에요. 극한 상황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죽음과 생명의 의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죠. 이어서 환자가 삶의 의미를 인식하고 나아가게 돕는 ‘로고테라피’ 치료법을 소개하고요. 이 과정에서 삶과 생명, 죽음에 대한 윤리적인 질문을 스스로 떠올리고 고민하도록 도와줍니다. 생명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의약학 계열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강력히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