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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or 여고? 여학생 위한 고교 선택 가이드

면학 분위기나 진학 실적 등을 이유로 특목·자사고 진학을 고민하는 중학생은 여전히 적지 않다. 한데 지역 단위 자사고는 주로 서울에 집중돼 있고, 전국 단위 자사고나 과학고는 남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여학생 입장에선 고교 선택 폭이 상대적으로 좁게 느껴진다. 여학생이 도전해볼 만한 특목·자사고를 찾아봤다.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
도움말 안주현 교사(서울 한영외국어고등학교 입학홍보부장)·임태형 소장(학원멘토)
한장영 교사(서울 이화여자고등학교 진로진학부 차장)
자료 학교 알리미·각 학교 홈페이지




여학생 비율 높은 전국 단위 자사고
지역 단위 자사고는 ‘여고’ 주목할 만

특목·자사고에는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이 있다. 이 중 과학고는 여학생 비율이 낮지만, 외고와 자사고는 높은 편이다.

자사고의 경우 크게 전국 단위와 지역 단위로 나뉜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지역 제한 없이 전국의 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수업 자율성과 과목 선택 폭이 넓다. 남학생 비율이 높다고 알려졌지만, 실제 확인해보면 전국 단위 자사고 10곳 중 일부는 여학생 비율이 높다(표 1). 경기 용인외대부고가 대표적이다. 학교 알리미의 고교별 2025 학생 수 통계를 보면 전체 1천98명 중 여학생이 673명으로, 전체의 61.29%에 달한다. 인천하늘고도 전교생 667명 중 여학생이 358명(53.67%)으로 남학생보다 많고, 강원 민족사관고도 전체 461명 중 여학생이 211명(45.77%)으로 남녀 비율이 비슷하다(표 1).

전국 단위 자사고와 달리 지역 학생에게 지원 기회를 한정해 상대적으로 입학 경쟁이 덜한 지역 단위 자사고 중에서는 ‘여고’를 주목할 만하다(표 2). 서울 이화여고 진로진학부 차장인 한장영 교사는 “졸업생 멘토링과 외부 특강, 심화 프로젝트를 결합한 융합 아카데미, 연간 8~10개의 진로·전공 캠프 등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직접 다양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어문·상경 계열에 관심 있다면 ‘외고·국제고’

어문 계열이나 상경 계열 등 인문 성향 진로를 꿈꾸거나 외국어 수업에 흥미가 있다면 특목고인 외국어고·국제고를 눈여겨볼 만하다. 외고는 지역 단위 선발로 해당 시·도에 거주하거나 해당 시·도 소재 중학교를 졸업(예정)하면 지원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여학생의 인문 계열 선호도가 높아 외고·국제고 학생 구성을 보면 대체로 여학생 비중이 높다(표 3).

서울 한영외고 진로진학부장 안주현 교사는 “어문 계열은 전통적으로 여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고 진로·성향이 비슷한 학생이 모여 면학 분위기가 우수한 것도 외고의 장점”이라고 전했다.

학원멘토 임태형 소장은 “여학생 비중이 높은 특목고는 우수한 내신 등급을 확보하기가 까다롭더라도 학생부에 담길 다양한 활동을 충실히 진행하기 유리한 환경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특히 발표나 보고서 등 언어 중심 활동에서 여학생의 강점을 나타내고, 조별 과제의 완성도도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학교생활에 성실히 참여하는 분위기라 긍정적인 자극을 받기 좋다. 자연스럽게 활동 수준을 높일 수 있어 종합전형 준비에 유리하다”라고 분석했다.


경쟁률 높아 입학 문 좁아,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면 신중 선택

단, 여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를 선택할 때는 주의할 점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임 소장은 “특목·자사고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이 적지 않다. 교우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주된 이유다. 예민하거나 개인 공간을 중시하는 학생은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또 임 소장은 “전국 단위 자사고 10개교 중 충남 북일고·경북 김천고는 남고라 여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학교는 8개교뿐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특목·자사고 경쟁률이 다시 오르면서 보다 높은 중학교 내신을 확보해야 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특목·자사고 경쟁률을 평균적으로 보면 여학생은 1.7:1, 남학생은 1.3: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MINI INTERVIEW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는 고교 선택했어요”



김주현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2학년
(서울 한영외고 영어과 졸업)



Q.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준다면?

한영외고 영어과 출신으로 제2외국어는 스페인어를 배웠어요. 중2 때부터 법조인이나 국제기구 진출을 목표로 했고요. 현재는 외교학 전공을 선택해 관련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Q. 외고에 도전한 계기는?

중3 때 어느 고등학교를 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거주하던 지역의 특성상 1지망 일반고 배정이 어려울 가능성이 컸고, 무엇보다 스스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싶었어요. 중학교에서는 적은 노력으로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었지만, 언니들을 보면서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가 쉽지 않음을 확인했거든요. 당시 법조인이나 국제기구 진출이라는 제 목표에 맞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 가장 가까운 고등학교가 어디일지 고민했어요. 그 결과 외국어를 깊이 공부하면서, 다양한 인문 계열 진로·심화 탐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한영외고를 선택하게 됐죠. 실제 입학 후 ‘HYMUN(모의유엔)’에서 국제 이슈에 대한 시야를 넓히고, ‘진로심화스터디(진심스)’에서 경영·경제·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어려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며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수업 시간에 다양한 탐구 활동을 했는데 국제 사법, 판례 등을 조사하며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겠다는 결심을 굳히기도 했어요.


Q. 지원 전 가장 고민했던 점은?

내신에 대한 부담이 컸어요. 외고는 정원이 적고, 전공어별로 인원이 또 나뉘다 보니 상대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얻기가 정말 까다롭거든요. 또 외국어 실력에 대한 불안도 상당했어요. 영어과에 지원했지만 자유롭게 영어 회화를 구사할 수준은 아니었고, 제2전공으로 선택한 스페인어는 배워본 적이 없어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죠. 그래도 친구들끼리 자극과 응원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외고의 매력이라 생각했고,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요. 합격했을 때 엄마가 가서 꼴찌해도 괜찮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된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됐죠. 덕분에 성적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할 각오로 진학했어요.


Q. 여학생에게 외고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외고는 대체로 여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에요. 저는 남학생들과 조금 어색한 편이라, 학업과 관계 모두 예민해질 수 있는 고등학교 시절에는 여학생이 많은 환경이 더 편했어요. 전공어로 반이 나뉘다 보니 3년 내내 같은 친구들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그게 제겐 큰 장점이었죠. 공부도 잘하고, 놀 때도 열심히 노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 속에서 저도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저와 비슷한 성향의 여학생이라면 이런 환경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외고 진학을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처음엔 저도 내신 걱정이 컸는데, 입학해보니 공부에 매몰된 삭막한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공부도 하고 싶은 활동도 즐기는 친구가 훨씬 많았고, 관심 분야가 비슷해 금방 친해졌죠. 같이 열심히 하는 분위기 속에서 저도 제게 맞는 공부 스타일을 찾고, 선생님들의 조언대로 준비하니 대입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어요. 결국 중요한 건 본인의 의지와 태도예요. 경쟁보다 서로 배우고 경험을 나누며 지내면, 외고 생활이 훨씬 즐거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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