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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9호

서울시교육청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 현장 스케치

“내신·수능 체계 급변, 영향력 커진 선택 과목 주목해야”

올해 고1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됨에 따라 내신 평가나 학생부 기록, 수능 체계 등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어떤 제도든 첫 시행은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달라진 고교 교육과정과 변화가 예고된 대입 제도는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 학부모에게 큰 고민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관내 중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6월 9일부터 28일까지 각 교육지원청을 중심으로 11회에 걸쳐 ‘고교학점제 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지난 6월 28일, 서울서부교육지원청 강당에서 열린 설명회를 찾았다. 대입과 교육과정에 해박한 전문가들이 안내한 고교학점제의 핵심을 정리했다.

취재 김은진 리포터 likemer@naeil.com



/CHECK POINT 1/ 출석·성취도 미충족 시 ‘유급’

고교학점제는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중학교와 달리 배울 과목을 학생이 선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이동 수업도 잦다. 같은 반 학생이지만, 개인별로 수업·시험 시간표가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시간표에 따라 공강도 생길 수 있는데, 이땐 교내 자율 학습 공간에서 학습하면 된다. 문·이과 구분이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이 학교에 개설되지 않은 경우 거점학교나 온라인학교 등 공동 교육과정을 활용해 이수할 수 있다.

특히 고교학점제는 과목별 이수 기준을 충족해야 졸업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과목별 수업 시간의 3분의 2 이상 출석하고, 학업 성취율이 40% 이상이어야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교과 수업은 물론 창의적 체험 활동도 3년 동안 실제 운영 횟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교 3년간 192학점 이상 취득하면 졸업할 수 있다.

이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추가 학습 또는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 등을 통해 성취율을 높여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다. 단,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나 추가 학습은 학생부에 기재되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한편 일부 대학에서만 반영하던 학교폭력 조치 사항도 올해 대입부터 의무적으로 반영하므로 유념해야 한다.


/CHECK POINT 2/ 내신 5등급제의 여파

고교학점제는 내신 5등급제를 적용한다. 1등급은 상위 10%, 2등급은 상위 10% 미만에서 34% 이상까지로 바뀌었다. 고1 공통 과목인 <과학탐구실험>과 사회·과학 교과의 융합선택 과목, 체육·예술 교과, 교양 교과는 예외적으로 등급 없이 성취도만 산출한다. 내신 등급은 종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됐지만, 상대평가를 시행하는 과목 수가 늘어났다. 이는 학생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소다.

설명회에서 강의에 나선 서울 서문여고 이효종 교사는 “학생부교과전형의 경우 동점자가 다수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대학은 교과 성적만으론 학생 선발이 어려워 교과 성적 외에 다른 평가 요소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둔다면 2~3개 주제를 잡아 3학년까지 탐구 활동을 이어가며 역량을 다지면 좋다. 1학년 때 다양한 주제에 도전해보고, 2학년 때는 1학년 때 한 활동을 기반으로 깊이를 더해간다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능의 변화도 크다. 선택 과목이 없어지고 모든 학생이 동일한 국어·영어·탐구·외국어 영역 시험지를 받는다. 이 교사는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사라지는 대신 인문 성향은 과학, 자연 성향은 사회를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또 수능은 고1·2 때 배우는 과목에서 출제되는데, 수능에 집중하겠다며 고2·3 과목을 안일하게 선택하거나 불성실하게 수업을 들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말했듯 교과전형은 학생부 평가 확대, 정시는 교과 성적 정량 반영 또는 학생부 정성 평가 일부 도입의 가능성이 높다. 이때 선택 과목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중론이다. 내신 결과가 불만족스럽더라도 섣불리 수능 올인을 결정하면 안 된다는 얘기”라고 조언했다.


/CHECK POINT 3/ 영향력 커진 선택 과목, 선택 기준은?

고교학점제에서 고1은 공통 과목 위주로 배우고, 고2부터는 선택 과목을 이수한다. 고교 선택 과목은 크게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 과목으로 나뉘며, 학기마다 선택한다. 대학처럼 재수강은 불가하다.

이 교사는 “수능 출제 과목은 대부분의 고교가 지정 과목으로 필수 이수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그 외 선택 과목은 흥미 분야나 진로와 관련된 것으로 선택하면 좋다. 이때 희망 ‘전공’과의 연계성에 얽매이지 말고, 지망 ‘계열’로 넓게 보고 기초 역량을 쌓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길 권한다”라고 강조했다.

주요 대학은 계열·전공별 권장 과목을 안내하고 있다. 올 초 경희대가 공개한 <2028 경희대 자연 계열 권장 과목>에 따르면 기계공학부의 경우 과학에서 <물질과 에너지> <화학반응의 세계>, 물리학과와 응용물리학과는 <화학> <물질과 에너지> 이수를 권장한다. 계열·전공의 특성을 알 수 있어 지망 전공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오히려 권장 과목 안내로 자신에게 적합한 전공을 찾을 수 있다. 인문 계열의 경우 자연 계열에 비해 대학 전공과 고교 과정의 연계성이 낮아 따로 안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대학은 국어 영어 사회 교과를 중심으로 관심 영역을 단계적으로 심화 학습하면 좋다고 설명하며, 경영·경제 등 상경 계열을 지망하면 수학 교과에도 관심을 갖길 권한다.

한편 자유전공학부, 자율전공학부 등 무전공 모집 규모가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진로 목표가 뚜렷하지 않거나 희망이 자주 바뀌는 학생이 도전할 수 있는 전형이니 진로에 대해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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