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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64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in 서울? 우리는 in 마을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사진 최선경 교사(경기 포곡고등학교)




지역 상권 살리는 디자인? 한번 맡겨보시죠~~




지역 연계 사업이란 말은 이제 익숙하죠. 그런데 지역 고등학교 학생들과 상인들이 함께하는 ‘지역 발전 프로젝트’도 들어봤나요? 바로 경기 포곡고의 ‘지역 브랜드 디자인(지브디)’ 동아리 이야기인데요. 최선경 쌤이 2019년부터 기획해 시작한 활동이라고 합니다. 3년째 진행한 활동이라 상인들과 학생들 간의 신뢰가 매우 두텁다고 하죠. 올해는 학생들이 오래된 가게의 간판을 제작하고, 도자기 접시를 활용해 낙후된 장소를 꾸며보는 활동을 했다고 합니다. 간판과 도자기 제작에 도움을 주신 분들도 지역 상인들이라고 하네요! 하나부터 열까지 지역 공동체가 함께한 포곡고의 지역 발전 프로젝트. 자세히 알아볼까요?

“내가 나고 자란 곳이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어느 순간 머릿속은 ‘인 서울’이 가득해요. 직장도 다를 바 없죠. 그렇다 보니 내가 사는 곳, 내가 속한 지역의 가치는 점점 옅어지고 관심도 멀어지죠.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고민해보고, 그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서울만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내가 사는 곳이 발전한다면 그 이익 역시 지역 공동체에 돌아가죠. 최선경 쌤은 지역 연계 교육이 점차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학생들이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지역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쌤은 올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간판 제작을 기획했습니다. 현장 조사를 시작으로 프로젝트 홍보와 참여를 원하는 상인 인터뷰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상인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쏟아냈죠. 이후에도 상인들과 만나 중간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여러 차례 디자인 수정 작업을 거친 후 완성된 간판. 고대하고 고대하던 현판식(?) 날 상인들과 학생들이 기뻐하는 모습에 교사로서도 큰 보람을 느꼈다는 쌤입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어요. 간판이라는 게 중요하잖아요. 그렇다 보니 주저하기도 하셨고요. 그래도 나무 공방 사장님께서 상인들에게 잘 설명해주셔서 성사됐습니다. 주민, 상인들과 원만한 관계가 형성되면서 여러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저희 활동이 체험 교육에 대한 새로운 방향이 됐으면 해요.”

지브디 동아리 간판 제작 외에도 포곡고 학생들의 프로젝트도 있었습니다. 미술 수업을 듣는 1·3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진행한 ‘노후 상점 꾸미기’ 활동인데요. 도자기 접시를 활용해 오래된 지역 식당의 벽면을 예술 공간으로 변신시켰답니다. 포곡고 인근 30년 맛집 ‘목림식당’이 그 주인공인데요. 사장님은 평소에도 “큰 욕심은 없다”며 가게 확장이나 내부 공사 없이 30년을 한자리에서 주민들의 식사를 책임져왔습니다. 하지만 최선경 쌤과 나무 공방, 페인트 공방 사장님들이 교육 취지를 적극 설명한 끝에 허락을 받아냈다고 하네요.

목림식당의 변신을 위해 지역 도자기 공방 작가님이 특수 도자기를 제작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은 도자기 접시 위에 그림을 그리고 굽는 과정까지 참여했고요. 페인트 공방 사장님은 식당 벽면을 새로 단장해 주셨답니다. 최선경 쌤은 목림식당이 지역 내 또 다른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하시네요!

“주민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할 수 없었을 거예요. 또한 지자체에서도 지역 인재를 육성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고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도 이번 수업이 단지 예체능 수업 중 하나가 아닌, 지역 발전의 주체자로서 자부심을 얻는 계기가 되었길 바랍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jonr@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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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10월 12일 10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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