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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0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나’를 알아가는 시간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사진 염지선 교사(경기 용인삼계고등학교)





옥수수, 감자 먹고 ‘별빛 독서캠프’ 떠나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책 한 권 읽는다면? 상상만 해도 벌써 기분이 좋아지는데요. 경기 용인삼계고가 지난 7월 21일부터 22일까지 ‘별빛 독서캠프’를 열었다고 합니다. 방학식 당일 시작한 캠프는 한 달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쉬이 가시지 않는 여운을 남겼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만끽하기 전, 용인삼계고의 여름밤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용인삼계고의 인문학독서탐구대회가 3년 만에 다시 열렸습니다. 미술 교사이자 학교 혁신교육부장인 염지선 쌤은 오랜만에 열리는 독서대회와 연계해 단체 활동을 기획해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시국이 길어지면서 뭐든 혼자 하는 게 편한 학생들의 모습이 조금은 안타까웠기 때문인데요. 그리하여 기획된 ‘별빛 독서캠프’! (다만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실제로 1박을 하진 못했어요.) 20여 명의 쌤들이 자원해 캠프 협력 교사로 나섰다고 합니다. 방학식이 마무리되고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71명의 학생들은 캠프가 열리는 강당으로 모였습니다.

별빛 독서캠프는 독서대회에 지원한 학생들이 참여했는데요. 캠프 활동은 좀 더 다양했어요. 좋아하는 책이나 시 구절을 인용해 영화 필름을 만들어본다든지, 카드뉴스 만들기, 제시된 단어나 글자를 보고 문장을 완성해보는 ‘투게더 글자 쓰기’ 모둠 활동도 있었지요.

특히 이번 캠프의 주제는 ‘나답게 산다는 것’이었다네요. 캠프 둘째 날 주제 글쓰기가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겠죠? 다소 어렵지 않을까 싶어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됐습니다. 바로 <연탄길> 이철환 작가의 강연과 에니어그램(Enneagram)으로 본 ‘나의 욕구 탐색하기’입니다. 첫째 날 오후 6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철환 작가의 강연 주제는 ‘마음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었다고 합니다. ‘나답게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를 전달받고는 이철환 작가님이 정한 강연 제목입니다.

“학생들로부터 캠프 시작 전 작가님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을 미리 받았어요. 질문이 많았는데, 작가님이 다 받아주셨지요. 그리고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사인회도 열었어요. 교사들에게도 뜻깊은 강연이었습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9가지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인데요. 9가지 세계관과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관해 설명한다고 하네요. 염지선 쌤에 따르면 에니어그램 성격 유형 지표는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굉장히 ‘핫’한 테스트라고 해요.

“본교 선생님이 강사로 나섰어요.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욕구가 강한 사람인지 알아본 시간인데, 학생들이 집중하더라고요. 이철환 작가님의 강연과 에니어그램 강의가 자신을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참, 이번 캠프 이름이 왜 ‘별빛 독서캠프’인지 아시나요?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밤하늘의 별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인데요. 공기 맑고 한적한 시골 마을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쌤들도 머리를 맞댔답니다. 쌤들은 행사 중간에 나오는 간식을 햄버거나 샌드위치가 아닌 옥수수와 감자로 결정했습니다. 학교에서 옥수수와 감자를 쪄서 학생들과 먹었죠. 옛 감정을 느껴보고, 자연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둘째 날 독후 활동에는 ‘생명을 위한 실천 약속 정하기’ 캠페인도 포함됐더라고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동료 선생님들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교장 선생님께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내년에는 프로그램 구성 회의 때 학생들도 참여하는 게 어떨까 싶어요. 2년 동안 비대면 활동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긴 시간 모둠 활동을 하면서 적지 않은 긴장과 부담을 느꼈을 것 같아요. 함께한다는 것에 다시 익숙해지는 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jonr@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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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9월 14일 10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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