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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8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미니 특강’이 만든 커다란 추억

취재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도움말·사진 손지유 교사(경기 안산강서고등학교)






학생들이 일일 강사로 변신했습니다. 바로 경기 안산강서고의 첫 번째 ‘학생 미니 특강’ 이야기인데요. 희망 진로는 물론 소소한 관심 분야와 특기까지, ‘주제는 자유롭게, 강의는 프로답게’였던 그날의 현장으로 가볼까요?

안산강서고 도서관을 책임지는 손지유 사서 쌤은 작년부터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해왔다고 합니다. 인문·자연 계열 학생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예산은 적고, 만족도는 높은 활동을 원했거든요. 직무연수를 통해 여러 프로그램을 검토한 끝에 학생 일일 강사 활동을 채택! 올 초부터 모든 채널을 동원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는 손지유 쌤.

“학교 홈페이지는 물론 도서관 게시판, 담임 선생님들에게도 다 전달했어요. 한데 코로나19 이후로 홍보의 주된 채널이 문자메시지가 됐는데, 학생들은 문자를 잘 확인 안 해서 걱정이 되긴 했어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강의 계획서를 제출했는데요. 3학년을 대상으로 준비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전 학년에서 높은 참여를 보였습니다. 손지유 쌤은 “20분 내로 끝내야 하고, 본인의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준비하라고 했어요. 교과 과정이 아니어도 상관없다고요”라며 “이건 단순한 발표가 아니고, 강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알고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1학년이 많이 지원해서 놀랐어요”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결국 학년 제한 없이 계획서를 받은 손지유 쌤은 담당 선생님들과의 검토를 거쳐 총 11명의 학생 강사를 뽑았습니다. 1학년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2학년과 3학년은 각각 3명이었다고 하네요. 너무 많은 학생이 참여할 경우 자칫 수박 겉핥기식으로 끝날 수도 있기에 모집 인원도 만족스러웠다는 쌤. 대신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지도하고 사전 리허설까지 진행했습니다.

“제가 국어교육을 전공했기 때문에 화법이나 발표문 작성을 위한 작문도 지도했어요. 학생들이 피드백을 받고 수정해오면, 다시 피드백을 주고, 리허설 때도 시선 처리라든지 개개인의 특정한 몸동작, 말투, 속도 등도 체크해줬습니다.”

11명 학생들이 준비한 주제들도 꽤나 흥미진진하더군요. 인공지능, 환경오염, 정치 참여 방법,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 경제, 항공관제사 소개와 같은 교과 과정과 관련한 주제도 있었고요. 조선 시대와 현재의 과학수사, 크메르제국의 황금기와 암흑기,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 방안과 같은 본인의 관심 분야, 그리고 수학 공부 방법 조언이나 자신감 있게 말하는 방법, 심리학을 활용한 연애 고민 조언과 같은 본인의 특기 또는 재능을 공유하는 강의도 인상 깊네요.

“참신한 주제들이 속속 나와서 만족스러웠어요. 예를 들어 ‘심리학을 활용한 연애 고민 상담’ 강의는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어요. 특히 자기 어필에 주저함이 없는 요즘 세대들에게 이번 프로그램이 딱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그랬고요. 어떤 학생은 친구가 강의를 너무 잘하니까 놀라더라고요. 그렇게 자극받으면서 배우는 거죠.”

이번 활동을 통해 단지 강연 기법만을 배운 것은 아니라고 해요. 강의 홍보물도 학생들이 직접 제작했거든요. 여러모로 유익했던 시간이었던 만큼, 매년 운영하는 활동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는 쌤 입니다.

“학생들의 진로도 반영하면서 교사와 일대일 소통까지, 첫 시도치고 성공적이었어요. 내년에는 홍보물 제작도 꼼꼼히 지도하고 싶더라고요. 특히 대입에 상관없이 오롯이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껴 참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고교 시절의 추억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자신감을 얻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jonr@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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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나리 기자 jonr@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8월 24일 10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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