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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52호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진로 탐색은 미션?!

취재·사진 김기선 리포터 quokka@naeil.com




한밤의 미션! 네 꿈을 찾아라~





“이제 자야겠다. 벌써 11시가 넘었어.”
“지금 못 자. 내일이 ‘진로 희망 조사서’ 제출일이야.”
“에고ㅜㅜ 빨리 해 그럼.”
“엄마, 나 커서 뭐 하면 좋을까?”
“너 어렸을 때 수의사랑 가수가 꿈이었는데, 둘 다 하고 싶다고 했지?”

이미 취침 시간이 지나 재촉하고 싶었지만 아이의 고민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될 것 같아 마음속으로 발만 동동거렸죠. 그런데 같은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반 친구들에게 계속 톡이 오더라고요.

12시가 다가오는데 아직 작성하지 못하고 머리를 싸맨 아이를 보면서 졸음 섞인 반성을 했어요.
‘관심 있는 직업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얘기해봤어야 했는데….’

며칠 후, 아이에게 물었어요.

“뭐라고 적었어?”
“과학 선생님.”
“이제껏 한 번도 선생님 얘기는 없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영어 선생님이라고 썼다고 해서, 나도 선생님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어.”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속담이 떠오르네요. 일단 직업으로 시작했지만,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은 평생 숙제겠죠? 중학교 학업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미래 모습까지 그려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엄마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 인정! 이번 방학 동안 으으 같이 진로를 탐색해봐야겠어요.




‘완판녀’의 비결




‘당근~ 당근~’
요즘 둘째 아이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울리네요.
소파에 기대 답장 중인 아이에게 물었어요.

“또 뭐 올렸어?”
“시리얼 디스펜서! 무료 나눔 중인데 일정을 몇 번 바꿔서.”
“내가 버리자고 했던 그 통?”

코로나19가 심할 때 집에서 놀겠다며 산 ASMR 마이크, 초등학교 때 쓰던 인조가죽 의자를 중고 거래 앱에서 거뜬히 팔아치우더니 이제 무료 나눔까지 하고 있더라고요.

“엄마~ 근데, 무료 나눔이 더 번거로운 거 있지? 중고 판매는 약속을 잘 안 바꾸는데, 공짜로 나눠주는 거는 일정을 너무 여러 번 바꿔. 장소 잡기도 어렵고.”

“엄마가 올려줄게. 너 혼자 낯선 어른하고 채팅하는 거 걱정돼. 앞으로 꼭 엄마한테 부탁하기! 콜?”
“콜! 그래도 내 매너 온도가 더 오르고 있네 ㅎㅎ.”

둘째가 8살이었을 때 아파트 단지에서 열렸던 플리마켓 행사가 떠올랐어요. 돗자리에 앉아서 옷이랑 책, 가방, 신발에 대해 어찌나 재잘재잘 친절하게 설명하는지 구경꾼들의 이목을 끌면서 ‘완판녀’가 됐었죠. ‘영업 쪽에 소질이 있나?’ 머릿속에 ‘완판녀’ ‘친절’ ‘매너 온도’ 아이콘이 둥둥 떠다녔어요.

아이가 잘하는 게 뭔지, 어떤 과목을 어렵지 않게 공부하는지, 담임 선생님에게 들었던 공통된 의견들을 접수해 둘째만의 데이터를 머릿속에 모아두고 있어요. 비장의 카드가 어떻게 쓰일지 예측할 수 없지만 그 과정을 더 즐기려고 노력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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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선 리포터 quokka@naeil.com
  • EDU TALK_ 소(笑)‧심(心)한 일상 톡톡 (2022년 07월 06일 10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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