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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9호

새로 보는 전공 적합書 | 한의학과

인간의 자연 치유력 이해하는 책 읽기

취재 김민정 리포터 mjkim@naeil.com
도움말 차웅석 교수(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과장)



지금 한의학과는? 치료+‘스스로 회복’ 이끄는 전문 의료인 양성

한의대에 진학하면 한의예과 2년, 한의학과 4년, 총 6년간 침구학 해부학 본초학 경혈학 등 한의학에 대한 이론과 실기 교육을 받은 후 한의사 국가고시를 통해 한의사 면허를 취득한다. 한의사는 침술 뜸 추나요법 한약 등 한방 의료 기술로 환자를 치료하고 경락 경혈 근막 등을 자극해 스스로 몸의 기운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2000년부터 분야별 전문화와 치료 영역의 차별화를 위해 전문의 제도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한의사 전문의가 되기 위해서는 한의사 면허 취득 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수련한방병원에서 1년의 인턴 과정과 3년의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한의사 전문의 자격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한방내과, 한방재활의학과, 침구과 등 총 8개 전문 분야가 있다. 졸업 후에는 의료인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연구자의 길을 걷거나 보건복지부·국립의료원 등의 공공기관, 제약·화장품 회사 등의 산업체로도 진출한다.


대학이 말하는 한의학과 ‘진화’하는 전통 의학, 국민 의료 한 축

한의과대학은 한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을 공부하는 곳입니다. 한의학 지식 습득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기술을 배우고 한의사면허를 받도록 교육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현대에도 여전히 유용한 기술들을 과학 의학 시대에 맞게 적용해서 국민의료에 기여하기 위함이죠. 교과 과정의 거의 절반을 생리학, 생화학 등 과학의학을 배우는 데 할애합니다.

전통의학 기술들도 꾸준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침 치료의 경우, 임상 시험 중 가장 강력하다고 하는 RCT(무작위대조군실험)에 의해 ‘과학적으로 유효성이 없다’는 결론이 났지만 전 세계적으로 침 치료에 대한 수요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 미국 주류 의사들은 통각 수용체와 관련된 급만성통증에 침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장하는 임상진료지침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인삼에서 사포닌을 추출해 세계적인 자양강장식품을 만들었지만, 현재의 과학은 인삼을 녹용이나 당귀와 함께 쓸 때의 약작용과 부작용에 대해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과학의학의 시대에도 전통의학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_ 경희대 한의과대학 차웅석 교수



.ONE PICK! 전공으로 가는 북 내비게이션.


60개의 주제로 우리 몸을 설명하는 한의학 안내서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지은이 안세영·조정래
펴낸곳 와이겔리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아도 뚜렷한 징후가 없으면 치료가 어렵다. 진단명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한 몸 상태는 아니지만 질병에 이르지는 않은 단계일 수 있다. 한의학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이다.

한의학은 인간을 ‘작은 우주’로 보고 전신의 균형이 흐트러져 있는지를 찾아내 전체 몸 상태를 조정하는 치료를 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자각 증상에도 대응할 수 있다. 즉, 서양의학은 병이 발병한 후에 행해지는 의술이라면 한의학은 병이 발병하기 전 경미한 증상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예방이 가능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는 한의학에 입문한 지 30년이 넘은 두 지은이가 머리, 얼굴에서부터 심장 폐 피부 체질 등 60개의 주제를 선별해 우리 몸 전체에 대해 알아보면서 질병 치료와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한의학 핵심 원리를 설명한다.

비유를 통해 풀어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우리 몸의 척추를 한옥의 동량, 즉 용마루와 대들보에 빗대 설명하고 북극은 추워야 정상이고 적도는 더워야 정상이듯, 작은 우주인 인체 역시 북방의 머리는 차가워야 하고 남방의 배는 따뜻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인체를 몸과 마음, 정신과 육체가 하나인 소우주로 간주하는 한의학의 원리를 따라가다 보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는 지름길에 이를 수 있다. 한의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물론, 우리 몸과 건강에 대해 알고 싶은 누구나 읽을 만한 한의학 안내서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한의학과 양방의학의 다른 접근을 이해하게 되는 <동과 서>”

유연주
경희대 한의학과 4학년



한의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심리학과에 진학하고 싶었는데요. 제가 생각한 공부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즈음, 우연히 한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한의학은 인간을 하나의 소우주로 보며, 통합적인(holistic) 관점에서 순환을 중요시해요. 한약 치료, 침 치료 등 다양한 치료요법은 모두 개인의 균형과 흐름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여기에 매력을 느꼈어요.
개개인을 하나의 소우주로 본다는 것이 개개인을 그만큼 가치 있게 생각하고 한 사람만을 위한 맞춤형 치료를 시행한다는 것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


한의학과 진학에 관심 있는 후배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한의학은 음양오행 이론 안에 여러 가지를 응용해 암기하도록 합니다. 이를 전부로 알고 한의학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그러나 이것은 한의학적 관점의 기본 중 기본일 뿐이며 양의학적 관점이나 한의학적 관점 모두 동전의 양면처럼 보는 방식이 다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진학하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인체 구조를 그린 ’신형장부도‘를 보면, 해부학 책에서 보는 그림과는 사뭇 다른데요. 해부학에서 보는 인체는 정확한 위치와 구조, 비율을 중시한 반면 신형장부도에서 보는 인체는 기능에 따라 다르게 표현됐기 때문이죠.
한 사람을 보고 그렸지만 결국 다른 그림이고, 다른 그림이지만 결국 같은 사람입니다. 결론적으로 어느 방식에서나 궁극적인 목표는 결국 아픈 사람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가장 빠르고 덜 아프게 치료해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 답을 찾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도록 돕는 책


동과 서
지은이 김명진 외
펴낸곳 지식채널


동양과 서양의 생활양식과 가치관 차이를 여러 구체적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 책입니다. 관점의 차이가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때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보여줘요. 의학에 적용한다면 같은 환자를 보더라도 한의학적 접근과 양방의학적 접근이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포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는 이유를 알게 하는 책입니다.



한의학의 근간, ‘기의 순환’을 강조한 책


한의학 특강
지은이 박찬국
펴낸곳 집문당


기본적인 음양오행 이론은 물론 정신기혈과 육기로 인한 질병, 진단과 기미론 그리고 21세기에 바라보는 한의학에 관해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습니다.
물질을 다루는 양방의학과는 달리 동양의학은 형체가 없는 ’기’를 다루고 있어 실체 파악이 어렵지만 개발 여하에 따라서는 무궁무진한 역량을 갖고 있는 의학이라고 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의학의 근간은 ‘기의 순환’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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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S & DREAM | 꿈과 흥미, 대입과 通하다 (2022년 03월 23일 10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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