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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1039호

유쾌발랄 우리학교

시작이 반!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경기 마석중 1학년 학생들의 교실. 선생님은 숫자를 보여주고, 학생들이 답합니다. 한데 교과서가 <수학>이 아니네요? 박상은 쌤에게 사연을 물었습니다~

“첫 수업, 재밌게 제 소개를 하려 저와 관련된 숫자를 불러주고 학생들이 맞혀보게 했죠. 대답이 어찌나 참신한지, ‘5’를 외쳤더니 ‘쌤, 50살?’이라고 한 친구도 있었어요. 하하하.”

‘깔깔’ 웃던 학생들은 칠판에 무언가를 쓰기도 했습니다. ‘경제’부터 ‘대통령’ ‘문화’ ‘민주주의’ ‘법’ ‘시민’ 등. ‘사회’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었죠.

“수업에서 배울 것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지리·일반사회·역사 등 세 영역으로 나눠 관련 단어 위에 각각 다른 도형을 덧그렸죠. ‘동그라미’ 지리 파트는 1학기에, ‘세모’ 일반사회는 2학기에, ‘네모’ 역사는 2~3학년 때 배운다고 알려줬어요. 아이들이 맞춤법을 몰라도 당당하게, 빼곡하게 활동지를 채우더라고요. 특히 전쟁이나 대선 내용이 많았어요. 시사에 관심이 크다는 게 드러난 거죠. 저와 <사회>를 재밌게 알리려 한 OT였는데, 학생들의 예상 이상의 모습과 재능을 발견해 제게도 의미가 컸죠.”

상은 쌤은 궁금한 게 많아 질문이 끊이지 않는 중1 학생들이 중2·중3이 되어도 지금 같도록 수업을 해나갈 계획이시랍니다. 세상에 관심을 갖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활동과 함께요. 상은 쌤과 만난 1학년 5개 반 친구들~ OT는 맛보기였다니, 더 재밌고 행복한 사회 수업 기대하세요!!





“썸남 같죠.” “유튜브 알고리즘?” “급발진 아닐까요~”

대체 무엇에 대한 이야기일까요? 바로 ‘영어’입니다. 서울 가락고 3학년 학생들의 다채로운 답변을 이끌어낸 장은경 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실용영어> 첫 시간, OT 설문 결과의 일부입니다. ‘영어는 OOO이다, 왜냐하면 ( )이기 때문이다’를 영어나 한글 중 하나로 써보라고 했거든요. 다양하고 참신한 표현이 나와 놀랐죠. 선택한 단어를 통해 ‘영어를 필요하다 여기고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도 확인했고요.”

학생들도 놀랐을 터입니다. 고3 첫 수업, ‘질문’을 마주했으니까요. 질문도 색달랐어요. 등급이 아닌 흥미와 활용력을 기준으로 영어 학습 상태를 스스로 진단했죠. ‘영화·드라마로 배우는 영어’ ‘수능 문제 풀이’ ‘교과서를 충실히’ 등의 항목 중 배우고 싶은 걸 골랐습니다. 희망 전공·직업이 아니라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일을 답했고요.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응답 학생의 25% 정도가 영어가 재밌고 두렵지 않다고 답했고,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사 뉴스를 통해 실제 써먹을 수 있는 영어를 익히고 싶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죠. 이는 수업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겨우내 만든 은경 쌤의 교재도 수정을 마쳤죠.

“수업은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이잖아요? 하고 싶은 수업에선 학생들의 눈빛과 태도가 달라져요. 뭘 하고 싶은지는 직접 들어야 하고요. 설문을 통해 고3은 수능 공부를 원할 거란 편견이 깨졌죠. 제가 나온 뉴스를 보고 2년을 기다려 수업을 신청했다는 학생, 영어는 ‘무쓸모’라 하고선 끝에 ‘도와주세요!’라고 쓴 학생을 보며 ‘좋은 수업’에 대한 각오를 다졌고요. 하하.”

‘솔직하고 귀엽고 발랄하고 기특했던’ 답변들을 보며 학생들과 통한 은경 쌤. 자신의 얘기를 물어주는 쌤을 만나 이제야 영어와 통한 학생들. 갓 닻을 올린 이들의 올해 <실용영어> 항해를 응원합니다~





‘라떼는…’이 유행할 만큼 빠르게 바뀌는 사회,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유쾌한 쌤들과 발랄한 학생들이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죠. 소소하지만 즐거운 학교 풍경을 담아보려 합니다. 우리 학교 이야기를 알리고 싶은 분들은 이메일(lena@naeil.com)로 제보해주세요! _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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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 유쾌발랄 우리학교 (2022년 03월 23일 10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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