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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호

새로 보는 전공 적합書 | 철학과

비판적 사고력 기르는 책 읽기

취재 백정은 리포터 bibibibi22@naeil.com
도움말 이풍실 교수(경희대학교 철학과)
자료 커리어넷 학과 정보·각 대학 학과 홈페이지



1지금 철학과는?1 생동감 넘치는 지적 탐구로 지루할 틈 없어

철학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세계’를 지적으로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문이다. 그 지적 탐구 대상인 ‘세계’ 속에는 우주의 만물, 자기 자신, 삶 등을 비롯해 다른 학문까지 모두 포함된다. 철학을 모든 학문의 시작점 또는 근본학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철학적 사유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최첨단 기술이라고 할지라도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기 어렵다.

간혹 지루하고 따분한 학문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철학이 우리의 삶과 학문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것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과정은 생동감 넘치는 생각과 토론으로 가득차 지루할 틈이 없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의 본질에 호기심을 느끼고 지적 탐구심이 솟는다면 철학과 진로에 관심을 가져보자.

철학이 비실용적인 학문이라는 오해도 접어두자. 철학을 전공하면 기본적으로 논리적·비판적 사고력을 철저하게 배우게 되므로 이를 바탕으로 사회 어느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통찰력을 발휘해 중추적인 역할을 해낼 수 있다.


1대학이 말하는 철학과1 지속적인 사유 위해 지적 지구력 길러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공통적으로 말했듯이, 철학은 놀라움에서 시작됩니다. 일상에 젖어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현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 현상은 우리에게 놀라운 것으로 새롭게 다가옵니다. 이 놀라움은 다시, 우리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던 현상의 본질이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탐구로 이어집니다. 이것이 바로 철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철학은 사태를 반성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을 요구합니다. 철학적 질문은 근본적이라 사유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철학적 탐구를 위해서는 지적인 지구력이 필요합니다. 철학 공부는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대한 독서와 논리적 글쓰기 그리고 토론을 요구합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철학을 전공하는 데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지적인 지구력을 기를 수 있을 것입니다.
_ 경희대 철학과 이풍실 교수


ONE PICK! 전공으로 가는 북 내비게이션


철학과 진로 희망한다면 1순위로
꼭 읽어야 할 책

플라톤의 네 대화 편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지은이 플라톤
옮긴이 박종현
펴낸곳 서광사



플라톤의 여러 대화 편들 중에서 소크라테스의 최후와 관련된 것으로 여겨지는 4부작으로 구성된 책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로 손꼽히는 성균관대 철학과 박종현 명예교수가 희랍어 원전을 번역하고 주석까지 달았다.

내용은 제목에 있는 것처럼 ‘에우티프론’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파이돈’ 등 네 대화 편을 싣고 있다. ‘에우티프론’ 편은 소크라테스가 기소된 죄목 가운데 하나인 ‘신들에 대한 불경’과 관련해 그 판단 기준이 될 ‘경건함’이 무엇인지를 다루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편에서는 아고라의 한 법정에서 소크라테스가 스스로를 변론하는 자기 변론을 시작으로 사형 판결 후의 최후 진술로 끝이 난다. 소크라테스의 법정 변론이 어떤 것이었으며 아테네인들이 왜 그를 사형시키게 됐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크리톤’ 편은 소크라테스의 친구이자 그에게 헌신적이었던 크리톤이 여러 가지 구실을 대며 소크라테스에게 탈옥을 종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소크라테스가 어떤 이유에서 탈옥을 거절하는지 밝히고 있다.

‘파이돈’ 편은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마시기로 예정된 마지막 날,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친구와 제자들과 나눈 담론들이 학문적으로도 흥미롭지만 원칙과 신념을 지키며 의연한 모습으로 최후를 맞는 철학자의 모습이 큰 감동을 안겨준다.

고대 철학을 공부하려는 사람에게는 다른 이유가 필요 없을 만큼 필수적으로 읽어둬야 할 책이다. 이 교수는 “철학과 진로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1순위로 읽어볼 것을 권한다”고 추천의 말을 전해왔다.





네 꿈을 응원해! 선배의 독서와 진로 이야기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국철학사> 추천해요”


이재호
경희대 철학과 2학년


Q. 철학과에 진학하게 된 동기는?

처음엔 왠지 철학이 멋져 보여서 막연하게 철학과에 가려고 하다가, 주변에서 좀 더 삶에 유용한 학문을 배워보라고 권유해 다른 학과로 진학했습니다. 그렇게 철학과 멀어진 채 1년간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갔는데 그곳에서 정말 우연히 니체의 철학책을 읽게 됐고, 다시금 철학에 대한 관심이 피어올랐죠. 군 생활을 하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니체의 사상이 제게 큰 힘이 돼주었어요. 철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제대 후 철학과로 전과를 하게 됐습니다. 지금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즐겁게, 열심히 철학을 공부하고 있어요.


Q.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동양철학을 공부해야 하므로 한자를 틈틈이 익혀두길 바랍니다. 한자가 익숙하지 않으면 개념어는 물론 전반적인 사상의 흐름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요. 고교 때 <윤리>를 좋아해서 철학과 진학을 결심했다면 둘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알았으면 해요. 시험을 보기 위해 공부하는 <윤리와 사상>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되지만 철학과에서는 철학자들의 사유를 받아들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끊임없는 비판적 사고의 과정을 거치게 돼요. 물론 고교 때 열심히 공부한 <윤리와 사상>이 철학과 전공 공부에 도움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철학의 초원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해준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지은이 프리드리히 니체
옮긴이 정동호
펴낸곳 책세상


“니체 철학의 정수를 담은 주요 저서인 동시에 온갖 수수께끼 같은 말들로 가득한 난해한 책입니다. 철학 저서인지 문학 작품인지 헛갈릴 정도로 짧은 경구들로 구성돼 있어 얼핏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과연 제대로 읽고 있는 건가’ 싶을 정도로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합니다. 해독이 필요할 정도로 난해하지만 역설적으로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기 때문에 독자 스스로가 자유롭게 텍스트를 해석해볼 여지가 큽니다. 책에서 니체의 다양한 면모를 경험해보고 철학이 주는 재미를 느껴보길 바랍니다.”


따분하게 여겨지던 동양철학에 대한 흥미 일깨워준 책


중국철학사
지은이 풍우란
옮긴이 박성규
펴낸곳 까치


“보통 철학과에서는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을 다 배웁니다. 서양철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철학과에 왔더라도 동양철학을 필수로 공부해야 합니다. 고리타분하고 어려워 보이는 동양철학은 제게도 기피 대상이었죠. 그러나 ‘동양철학의 기초’ 수업 때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이 책을 접한 뒤 편견이 깨졌어요. 인간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서양철학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지은이의 의도를 이해하며 천천히 글을 따라가다 보면 동양철학 전반의 흐름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중국인의 시선에서 집필된 최초의 중국철학사라는 의의만으로도 읽어볼 가치는 충분하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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